하루종일 벅 차다.
만난지 며칠이 지났지만 …
일을 하면서도 전화를 받으면서도 다른사람들과 말을 하면서도…
수인이
선희
얼마나 깊히 오래 내 한쪽 자리에서 건들면 울컥거리게도 보고 싶던 내 친구들인가?
내 어리고 얼띠고 어줍잖던 시절의 이름들

아직은 꺼내면 안될 것 같아 부끄럽게 덮어두었던 그리움 이라는 그거……

나를 확인하며
존댓말로 자기를 밝히던 수인이 목소리
주변머리 없는 나는 선희를 만났던 주안역에서 또 수인이를 만났다.

나와 헤어진후 있었던 38년간의 일들을 서로 쉴새없이 빠른속도로 말을 낚아채며 해댔다.
나 늙은건 모르고
수인이 엄마가 나왔나? 순간 착각 하였지만
여전히 우리친구는 품위 있고 매력적이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환 할때부터 깜깜 할때까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어떤 말은 알아듣고 어떤 말은 못알아듣는 채로
아무려면 어때.

코 부리 살짝 막으며 킁하고 하는 버릇 여전하고
꼭 담배 낀 것 같은 손 모양 만들어 내리치듯 말하는 모양새 하며
가늘고 긴 맵시 있는 손가락

무엇보다도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좋아하는 그림 공부 다시 하게되었다니 너무 좋다.

덕분에
소개받아 동창회 홈피에 들어와보니
여기에
안경벗은 명옥이 도 있고
김순호 도 있고
선희자.보월이 이름도 반가워라
다 찾아다니며
사진도 보고 써놓은 글도 5 자 붙은 것은 다 읽었다.

나도 이제부터 여기서 놀아야지?
아무튼 벅차다.
하늘만큼 땅 만큼
이런 좋은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