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오랫동안 미국서 살던 친구
한국에 나가서
35년만에 대학 시절 친구들을
수소문 끝에 만났단다

추억 속에는
항상 젊은 친구들
청년 때의 정열을
품고 만났지

옛 모습 찾아내어
하나도 안 변했단
듣기 좋은 거짓말에
허허 웃으며
몽땅 젊어졌겠지

잘도 흐른 세월 속
기쁜 순간들
또 아픔의 순간들
이야기 속에 위로 받을 때
나도 그자리에 있었더라면

이윽고 찾아든 인생의 황혼이
짙어지기 전에
아침의 신선함 되살려보는 만남
먼 여행길 달려가는 길목에
잠시 멈춘 휴게소의 쉼처럼
아 나도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35년 비껴간 세월처럼
또 다시 헤어져 비껴갈지라도
아껴주는  눈 길 속에
힘을 얻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