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글 수 1,334
육안(肉眼)
가장 저급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눈이다
육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반사적으로 침을 흘린다
그에게는 사과가 단지 둥글고 붉은 빛깔의 음식물에 불과하다
음식물을 먹어치우는 일이 곧 음식물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은 위장 속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오물로 배설된다
뇌안(腦眼)
육안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로 진화된 눈이다
뇌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를 보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린다
사과는 음식물이 아니라 탐구물이다
그에게는 탐구가 곧 사랑이다
그러나 본성에 이르지는 못하고
현상에만 머물러 있다
끊임없이 사랑의 법칙과 공식을 탐문해 보지만
끊임없이 의문과 혼란에 사로잡힌다
심안(心眼)
현상을 떠나 본성에 이른 눈이다
심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에 감동한다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시가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 있는 노래가 보인다.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사랑이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은총이 보인다.
진정한 사랑도 심안에서 출발하고,
진정한 예술도 심안에서 출발한다.
심안을 가진 인간이야말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인간이다.
영안(靈眼)
영안의 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깨달음을 얻은 인간이다
사과가 해탈의 결정체로 보인다
신의 본성과 우주의 본성과
자신의 본성과 사과의 본성이 하나로 보인다
비로소 삼라만상이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화상자(禹畵霜子) '외뿔' 中에서 -
2006.12.27 10:34:12 (*.17.243.170)
많은 걸 알려 주는 글이네요^^*
감동으로 읽엇습니다.
제가 소감을 쓴다면 ~~
마음 상태에 따라 사과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입니다.
배고프면 음식으로~~
배부르면 예술적 가치로~~
추억이 있으면 추억 속으로~
농부의 숨결이 느껴지면 감사로~
하느님이 생각 났다면 온 우주에 대한 찬양으로~~ㅋㅋㅋㅎㅎㅎㅎ
선배님의 고운 모습을 떠올리며~~~~
내년에 또 뵈요~~!!!(:l)(:l)(:f)(:f)(x8)(x18)(x8)
감동으로 읽엇습니다.
제가 소감을 쓴다면 ~~
마음 상태에 따라 사과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입니다.
배고프면 음식으로~~
배부르면 예술적 가치로~~
추억이 있으면 추억 속으로~
농부의 숨결이 느껴지면 감사로~
하느님이 생각 났다면 온 우주에 대한 찬양으로~~ㅋㅋㅋㅎㅎㅎㅎ
선배님의 고운 모습을 떠올리며~~~~
내년에 또 뵈요~~!!!(:l)(:l)(:f)(:f)(x8)(x18)(x8)
2006.12.27 11:00:35 (*.172.201.208)
내 눈에, 사과는 치료제로 보인다면, 이건 어디에.....?
한동안 개스가 차고, 설사로 고생했지.
뉴저지 인숙이와 통화 중에
아침 공복에 사과를 껍질채 한 알씩 먹어보라더군.
단 이틀에, 개스가 없어지고 설사가 멈췄다.
그렇게 효과가 좋은 약은 내 생전 첨이야.
인숙아 다시 한 번 고마워.
벌써 사과를 먹은 지 두 주가 되었네.
아마, 이제로 부터, 죽을 때까지 먹지 않을 까 싶네.
또 하나, 아침 식사로 토스트 대신, 오트밀로 바꾸고,
우유를 두유로 바꿨어. 그러나 우유는 다시 시작할거야.
이 글을 읽는 모든 동창,동문, 손님들......
아침 공복에 사과를 한 알씩
와삭와삭 껍질 채 씹어 드셔요.
피부도 고와 진답니다. (:ab)(:f)
2006.12.27 13:24:05 (*.173.16.64)
인옥후배 오기방에 자주 오니 참 좋네요.
배고프면 음식으로~~
배부르면 예술적 가치로~~
추억이 있으면 추억 속으로~
농부의 숨결이 느껴지면 감사로~ (x18)
그렇군;:)
수인인 딴지?(x10)
배고프면 음식으로~~
배부르면 예술적 가치로~~
추억이 있으면 추억 속으로~
농부의 숨결이 느껴지면 감사로~ (x18)
그렇군;:)
수인인 딴지?(x10)
세월이 그가 걸어 온 인생여정을
그의 피부에다
빠짐없이 설형문자를 음각 해 놓는데
한결같이 칼날에 배인 듯이 예리하다
육안肉眼이나 뇌안腦眼으로는
판독불능判讀不能이지만
심안心眼이나 영안靈眼으로는
판독이 가능한 대장편 서사시
눈물이 많았던 인간일수록
주름살의 잔가지가 무성하다
생각이 진중한 자는 노인을 마주 대할 때
그 주름살을 보고 천지의 고요함을 배운다
- 이외수 / 주름살 (감성사전)-
배경음악은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