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쓸하니까 / 최돈선 * 쓸쓸하니까 사람들은 아무나 만난다. 거리에 담모퉁이 새점을 치고 가여운 오백원짜리 새가 물어다준 행복이란 운명을 호주머니에 넣는다. 점괘에 적힌 오렌지빛 하늘을 믿으며 믿으며 반드시 희망은 있으리라고 남쪽으로 간다. 오늘은 쓸쓸하니까 무덤도 별이 된다. 아무나 만나서 슬픔의 어깨를 구부리고 그대 가슴에 키운 새여 눈물은 마른 것이 아니라 흘러간 것임을 안다. 뿔뿔이 흩어진 이름들을 모아 시를 짓고 시는 부질없으매 찢어버린다. 바람에 날리는 사랑아 종이 비행기를 접어 쓸쓸하니까 별이 되라고. 별이 되어 누구든 기억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