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땅심으로 숨 쉬고
햇살 먹고 붉어진 얼굴

갓 태어난 아기 처럼
온 몸이 빨갛구나

잎새 진 가지에
햇발의 몽실대는 열매가

알토란 여문 소녀의 가슴 처럼
수줍고 사랑스러워라

감꽃 줍던 아이들은
태양의 손가락을 빨고

팍팍한 나그네 길에도
홍시 맛 녹녹할 때도 있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