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대는

                 오인숙


그대는
내게 와서
물이 되었는지요
내 몸 속
실개천으로 흘러
생각의 깊은 강물이 되는


그대는
내게 와서
별이 되었는지요
잠이 마라톤을 하는 자정
창가에 매달려
초롱한 눈망울로 빛나는


그대는
내게 와서
바람이 되었는지요
어둑한 기억을 흔들어
추억의 벌판으로
꿈인 듯 이끌어 가는

이 모든 것은
사금파리 조각같은
그리움이겠지요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빚어낸
빛 바래지 않은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