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또 흘렸다!

전에 말했던 그 노천카페.  
치즈와 햄을 상추와 도마도로 껴넣어서 만든 먹음직한 샌드위치.
맛있게 먹다가 고만 도마도 한 조각이 찌르륵~~ 미끄러져 떨어졌다.
땅바닥에 떨어져도 좋으련만 꼭 넙적다리위에 떨어져서
아아!  아침에 다려입고 나온 바지를 단번에 더렵혔다.  UC........

엊저녁에도 짜장면 먹다 튀어서 옷 버렸는데.............

달래 늙었다하는게 아닌가부다.   왜 이리 자꾸 흘리고 떨어뜨리는지  ..... 아이, 기분나뻐.



2  눈 앞에 두고도....

A부인에게 전할 물건이 있어서
주일날 성당에서 눈으로 두리번 두리번 그녀를 찾았다.
지난 주에 그녀가 앉았던 곳 (대개 같은 자리에 앉으니까....)
없다.  목을 빼고 그 주위를 다 건너다보아도 없다.

그녀하고 친한 B부인이 보인다.  그옆에도 A부인은 없다.
일요미사를  빠질 사람이 아닌데.........
앞뒤 좌우 살금살금 목을 돌려가며 다 돌아보아도 못 찾겠다.
무슨 일이 생겼나???   오늘 안 온 모양이다.
단념하고 미사에 전념하기로 했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옆사람과 인사 나누고 앞사람하고 인사하고 그 옆사람하고 하고,
그리고 그 옆사람이 손을 내민다.
헉!  이게 누구야.  A부인이었다.  

요기다 두고 왜 나는 먼먼 곳만 찾아 헤메었던가.  
왜 나는 맨날 이 모양일까?     UC......
평생 이렇게 살아온 것같아 혼자 부끄러웠다.



3  이젠 안경 없으면 못 살겠다.

주차카드를 쓰는데 글자가 아물거린다.
아물거려봐야 겨우 월, 일, 시간인건 뻔하니까
눈을 가늘게 뜨고 대강 그럼직한 숫자에다 표시를 했다.  

볼일 보고 돌아와보니 차창에 벌금딱지가 붙어있다.
왜?  시간 넘지도 않았는데.....  왜?

식식거리다가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급히 안경을 꺼내쓰고
내가 써 붙여놓은 주차카드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오늘 날자대신 어제 날자에 동그라미표시가 되어있었다.

안경 꺼내 쓰기 귀찮아  대강하다가  벌금 물고 말았다.  UC......


------------------나는 이렇게 늙어가고 있다--------------------  (x23) (x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