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터인가
나의 이름은 소리없이 사라져 버렸다.

울엄마 아버지--------->영기야~~

내동생들-------------->누우나~~ 언니!

친척들---------------->영기 에미야~~or 동서~~ ,형님~~

대구에서 이웃들------->남기 엄마~~ or 새댁~~

반포에서-------------->지영아~~or 지영엄마

성당에서--------------> 요셉피나~~ or 자매님~~or 선생님

우리 옆지기----------->저어기~~ 영기엄마!

우리애들--------------> 엄마~~ 엄빠~~

며느리, 사위-----------> 어머니~~

손녀------------------> 할머니~~

모르는 남들-----------> 할머니~~, 아주머니, 아줌니~~

요즘 홈피에서--------->선배님~~,형수님~~or 언니~~, 자매님,송미선님.

그러고 보니 결혼과 더불어
실종된 나의이름과 함께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도 희미해져 간것 같다.

요즘 나를 불러주는 정다운이름!
가슴설레게 다가와 나의가슴을 요동치게하는 나의 이름!

미서나~~

그리운 친구들이40년만에 부르는 미서나~~
얼마나 듣고 싶던 이름이었던가....
들을때 마다 잔잔한 감동이 파문치면서
벅찬 감격에 몸둘바 모르고 흥분되는 내마음!
옛시절이 타임머신타고 나타나
학창시절로 돌아간듯 나는 다시 꿈꾸는 소녀가 되는 듯한 착각에 빠져있다.

나 다시 희망을 품어도 되는가?
그시절 꿈꿔왔던 이루지 못한 희망을....

나의 이름을 불러준 고마운 친구들아!
나도 한번 불러본다.

종심아~~
광서나~~
영희야~~
동희야~~
성애야~~
형오가~~
인수가~~
정우야~~
희정아~~
영부나~~
혜서나~~
희정아~~

비록 이루질 못할 꿈이라도 꿈꿔보며
장미동산에서 노래도 불러보고 정담도 나누어 보며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자꾸나.

"얘들아~~"

저쪽에서 우리들의 보모 리자온니가 우릴 손짓 하며 부르네...

"언냐~~"하며 정겹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