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구려 냄비의 행복 ▒

오늘 처럼 한가한 정초는 내게 없었다.
층층시하 맏 며느리로 시집갔으니 ..
이제 시 아버님만 남게 되니 일이 훨 줄었다.

그건 그렇고, 정초에 한가로이, 가는 세월, 이 생각 저 생각 떠올리던 중
새해만 되면 비는 福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만큼에 복에 만족하는가? 99을 갖으면 100을 갖고 싶은게 인간인데

난 시집가서 몇년이 지나서인가 어느 가난한 먼 친척 시댁 어른을 찾아 뵙게 되었다.

그 아주머니는 늘 뵙기에 입이 다물어져 있는것을 본적이 없다.
늘 뭐가 그리도 좋은지 웃고만 계셨다.
늘~ 웃고 들어서며 웃고 나가는 분이셨다.

근데 그분 집에 당도 했을때 난 두번 놀랬다.

처음엔, 옛날 재래식 (부뚜막이 있는)부엌을 통해 들어 가는 (곧 부엌 문이 현관 문인 셈이지)작은방!
이런 어려운 생활 속에서 피어 오른 그의 웃음은 철학이였다.
그의 삶은 나의 교훈이였다.

학식은 없어도 그의 삶의 터득은 대단한 것이였다.

그래서 놀라고
두번째 놀란 것은 또한 그의 부엌이였다.

그 집앞에 머물렀을때 "이렇게 어렵게 살다니"..
이런 생각을 하며 동시에 열려진 부엌은 너무나도 정갈하고 깨끗하고
마치 민속촌에 전시된 그런 부엌 같았다.

옛 모습의 가마솥이 반짝였고,
흰 행주는 깨끗이 삶아(분명 그랬을것이다) 철사줄에 널려있고,
하잘것 없는 3층 나무 선반(삼 발이로 만든)엔
아주 반짝이는 은색의 더러는 쭈그러진 싸구려 냄비가
크기 대로 자기 모습을 뽐 내며 가지런히 놓여 있지 않은가?

부지런하고 깔끔한 주인님을 찬양하듯(찬양은 주께만 해야 되는데 이거 사이비다.)

아주머니 웃음 만큼 반짝이는 싸구려 냄비!
어느 비싼 냄비 보다 정감이 느끼지는 싸구려 냄비!

그 아주머니 왈" 난 이렇게 해 놔야 행복혀"
충청도 아줌니의 짧은 한마디가 오래토록 가슴에 남는다.

99갖으면 100을 채우려 발버둥한 삶!
더~ 좋은 것 장만하면 그때 정리를 잘 해보지 뭐!
더~ 좋은 집에가서... 어쩌지...하던 부끄런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반짝 이는 삶을 살아 줄수 있는 작은 행복이 그립다.

몇년 전 그 아줌니를 생각하며
어느 골목 우동집에나 있을 법한 싸구려 냄비를 구입해 지금껏 잘 쓰고 있다.                      
"버는 사람이 더해"누군 그러지만 나의 깊은 뜻을 알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고 내 팽개치지 말고 잘 간직 하면서 올 한해도 살아가야하지 않겠는가?

작은 행복을 느끼며...그래서 난 무척이나 행복하다.

이 정초에...





권순덕 ~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좋은 말씀입니다.

김인영 ~ 유진영,당신은 어떻게 감상하셨읍니까? 나는 찡한데...

장문식 ~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방글라데시 국민들이랍니다.
              미국도 아니고, 스의스도 아니고, 일본도 아닌 방글라데시 사람들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