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방앗간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오고 가는 길목에 잠깐씩 이라도 들러서
얼굴 도장 찍고
다행이 눈에 익은 이들을 만나게 되면
정담도 나누고
그러다 보면 찻잔도 오고 가고
입에 맞는 음식도 같이하고
그래서 서로를 알게되면
주고 받는 술잔에
때론 밤 깊은 줄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말게되는 장소~~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참새 방앗간이 아닐까?

흔히들 참새 방앗간은
여자들이 자주 모여 재잘(?) 거리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지만
우리동네에는 예외로
남자들의 참새 방앗간이 있다.

전철역에서 아파트 들어오는 길목에
자리잡는 "림스 치킨"이라는 닭 튀김 집인데
맥주도 곁들여 팔기 때문에
퇴근하다 집에들어가는
남정네의 출출한 허기를 해결 하는데 안성 맞춤인 것이다.

여기 왕 단골은
자타가 공인한바 없어도 우리 옆지기라고 말할수 있다.
내가 하루일 접고 퇴근 하는날
슬쩍 곁눈질하고 들여다 보면
예외없이 앉아서 맥주잔을 기울이는
남정네는
어느날은 혼자서
또는 여럿이 모여서
그야말로 세월을 마시는건지
인생을 즐기는건지
불콰한 얼굴에 넉넉한 웃음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볼수있다.

언제 부터인지 알수는 없지만
아마 자주 드나들면서 자연히 알게된 사실로
림스 치킨 사장이
우리 옆지기 동문으로
어지간히 선배 대접을 잘해주는 모양이다.
따져 보니 나랑 동기이니
우리 3동에 자주 찾아오는 옆동네 친구도 됨직할 듯도 하다.

그런 저런 이유로 나도 몇번 우리 옆지기
술동무 해주려고
간적이 있었는데
무척 친근한 느낌을 갖을 수 밖에......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림스치킨이 문을 내리고
다른 치킨 집으로 상호변경을 하는 모양이다.

요사이 한참 수리 중 이라
이유인 즉슨
안좋은 서민 경제 탓이란다.

아파트 앞에 몇군데 생긴 저렴한 닭튀김 집 때문에
영 매상이 안올라
적자를 면할려면
시류에 편승해서 어쩔 수 없이
저가의 닭 튀김을 팔수 밖에 없게 될 모양이다.

그동안
특유의 튀김옷으로
맛 있게 먹었던 림스 치킨과
한여름 시원하게 더위를 잊게해주며 마셨던  생맥주를
다시는 마실수 없다는 애석함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나는 그 곳을 지나칠 때마다
옆지기와 때론 지인들과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학 스포츠등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숨쉬며
얼굴 맞대고 정담을 나누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림스치킨을
추억하며 그리워  할것이다.(: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