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가로로 흩뿌리고 있었다.
태풍 때문 이리라.
이 비를 마다할 내가 아니다.
일찍 부터 행장차리고
서울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나에게는 사회에서 만난 보물같은 3명의 친구가있다.
30대 중반 나의 가장 어려운시절
반포 이웃동네에서 만나 동고 동락하면서
쌓아온 우정이 50후반까지 변함없이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니
대단하다면 대단하다고 볼수있다.

내나름대로 간직하고 있는
친구들의 기억을 종합해서 분석해보면
상은엄마 : 내가아는사람중 가장 바른생활하는 사람
서원엄마 : 내가 만난 사람중 제일 편안한 사람
수진엄마 : 내가 본바로는 마음이 가장 예쁜 사람
이 세사람중 상은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으니
만사 재쳐놓고 서원엄마와 약속하고 문병가게되었다.

쓸개가 만싱창이가 되어
떼어낸 내친구 가보니 하룻만에 멀쩡하게 앉아서 죽먹는 모습보고
안심하는한편
조그만 구멍 두개 뚫고 내시경 수술이라는 현대의학의
초고속 발전에 놀라기도 하였다.

서원이가 마침 방학이라 엄마따라 문병 같이왔는데
(참고로 서원인 하프전공의 서울음대 출신 재원으로 카나다 유학중이다.)
우리 딸 지영이와 손주를 보고싶다고는 바람에
문병후 딸네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시간상 점심을 해결해야 될것 같아
점심식시후 방문하겠다고
딸네집에 전화하였더니
같이 식사 준비해서 먹자고 우기면서
오는길에 팽이버섯과 버터사오라는 주문까지 하는것이다.

애기 기르기도 힘들고 바쁜데
무슨식사 준비까지나~~

비속을 헤치고 딸네 도착하니
우리딸 애기 들쳐엎고 반갑게 우릴 맞는데
식탁엔 한상가득차려져 있는게 아닌가?
아니 ? 이제 겨우 1년차주부가
1시간 남짓한 시간에 어떻게 이리 빨리 마련 했을까?

알밥에 갖은 밑반찬!!
우린 모두 감탄하며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물론 식사후 디저트도 완벽하게....

오랫만에 만나 회포풀며 이야기 꽃 피우니
시간은 후다닥~~
벌써 저녁때가 되었다.
손주가 잠투정으로 보채기 시작하니
애기가 바깥구경하고 싶다는 모양이라며
행장차리고
간곳은 대학로

비싼 주차료 때문에 오래 있질 못했지만
내가 제일 맛있어하는 이태리 피자집에 들어가
입을 즐겁게 하고 행복했는데
벌써 계산 끝낸 우리딸, 빠르기도 하지~~
마냥 어린애 같기만 하던 딸 , 시집가기 싫다고 투정부리던 딸이
어느새 이렇게 커 내가 대접받는 처지가 되었나 싶으니
고맙기도하고 대견스러운 마음에
가슴이 찡해왔다.

다함께 전철역에서 헤어지고
늦은 시간 집에 도착한 나는 딸에게 고맙단 인사 전하려하니
"엄마 나 어릴때 서원이 아빠가 맛있는 음식 많이 사주고
서원네 식구 모두 너무 잘 해주셨기 때문에 잊을수가 없어"

내어려운 시절 힘이 되었던 보물같은 우리 친구들
그리고
보은을 할줄아는 우리 딸~~
그누구에게도 감동을 줄수있는
사랑의 마음을 간직한 우리딸이
나의 보물 중 보물이라고 다시금 생각되는
어제 하루였다.

(사진은 나의친구 딸 서원이랑 우리 손주랑 찍은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