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월에 나는 서울에 있었다.
4월 8일날 아침 일찍 나는 분당에 가서 친구를 만났고  
그 친구가 권하는 안경점에 가서 돋보기안경과  검은 썬글래스를 샀다.
썬글래스는  모처럼 큰 맘 먹고 거금 이십만원 ( 친구덕에 많이 깎인 금액)  을 주고 ESCADA 라는 명품 (?)  을 샀다.  

점심을 같이 먹자는 친구를 부득이 뿌리치고 (서울시내에서 딴 약속이 있어서 할수 없이)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를 탔다.
맘에 드는 안경을 사고 기분이 흐뭇했던 나는 버스안에서 안경을 꺼내어 한번 써 보았다.  
손거울까지 꺼내어 내 근사한 모습을 비춰보고 자못 나르시즘. 자아도취까지 되어보고....   hihihi

그 때까지도  손거울을 꺼내면서 지갑을 버스에 떨군줄도 몰랐지.
그 날,  나는 돈이 이십만원가량  들어있던 지갑을 버스에 두고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운좋게도 어찌어찌하여 나는 내 돈지갑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안에 들어있던 돈도 고스란히 돌아왔다. (이 사연, 아는 사람은 안다)

내 맘에 드는 그 ESCADA안경은 나와함께 브라질까지 왔다.  
물론 몇번 쓰고 다녔다.  쓸 적마다 기분이 으쓱했다.

그랬는데 지난번에 산에 가서 고만 그 안경을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박세리처럼 모자챙위에다 안경을 걸쳐놓았다가 ( 글쎄말야, 왜 건방지게 박세리흉내는 내다가스리....)  
그만 깜빡 잊어버리고 모자를 휙 벗었던 것이다.
그 서슬에 안경이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에그머니..........
안경다리가 뚝 부러져나갔다.

ESCADA 고유의 8자 모양의 트레이드 마크 장식이 똑 부러져버렸다.
이 8자모양의 금색부속이 안경알부분과 다리부분을 연결해주고 있는데
바로 그 8자의 한 귀퉁이가 똑 부러져버렸던 것이다.

상파울로에는 ESCADA 안경을 취급하는 곳이 없었다.  
당연히 그 부속을 바꿔 달아줄 방도가 없었다.

몇군데 안경가게에 가서 물어보니 임시방편으로 땜질을 하는수밖에 없다고.... .
그러나 그것도 부러진데가 워낙 좁다란 부분이라 아무리 강력접착제로 붙인다해도 몇번 사용 못하고 다시 부러질거라고 한다.  

아이고~~~    아까와라.   흑흑. 그 비싼 안경을.  
이십만원이나 주고 산 안경인데.....

이십만원이란 금액은
그 날 (안경을 사던날)  잃어버렸던 지갑속에 들어있던 금액이다.
그 날은 그 돈이 기적적으로 나에게 되돌아왔었지만  
이번에는 이십만원짜리 안경이 깨져버려서 결국 나는 이십만원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아마 나는 금년에 어떤 식으로든지 꼭 이십만원을 손해보아야만 할 운명이었나부다싶어서 피식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