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6일,
누구 누구는 터어키로 누구 누구는 중국으로………

벌써 비행기가 떠났겠네.
지금쯤 푸른 ( 아니, 참, 오늘은 날이 좀 흐리구나.) 찌뿌듯한 창공에서
부푼 가슴을 안고  재잘 재잘 흥겨운 수다꽃이 피었겠다.

“조~오~켔~다!!!”
나도 며칠 있으면 남들로부터 이 소리 들을 일이 생겼다.
생기기야 며칠전에 생겼는데
어젯밤에 자칫 도로 무를뻔했는데
오늘 아침 도로 원위치했다.

중국,  지금 안가면 언제 가리?   서울 있을 때 가 봐요.
이 소리 여러 사람들로부터 들었지만 굳이 가려는 맘이 없었는데
며칠 전 느닷없이 남편이 가보자고 한다.
“아!  그래요?”

마치 학수고대 기다리고나 있었던듯이 나는 그날로 착착 일을 진척시켰다.
흐~~~음~~~~
이래서 한치 앞일도 모른다니까……..

그랬는데 어젯 밤  (남편과 헤어진지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남편이 전화를 했다.
“왜 무슨?”    어쩐지 나, 가슴이 덜컹.
아니나 다를까.
“지금 중국에 사스가 난리래.  사망자가 천명이나 된대.”
TV 뉴스에서 그랬단다.  
여행사에 전화해서 “못가겠다.”  고 알리라는 주장이다.  

이번에도 내 맘에는 취소할 의사 조금도 없었지만 그 밤으로 전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못가겠다’ 를 다소 여유를 두어서  갈지 못갈지 ‘모르겠다’ 쯤으로 얘기해두었다.

오늘 아침,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시 전화를 해 온 남편은
“천명이 아니고 네명이래.  그냥 가는거로 하지.”
나하고 여행사를 위하여 선심이라도 쓰듯이 말한다.
흥!!!   그럴줄 알았지.

다시 여행사에 전화를 해서는 ‘또 간댄다’  고 연락을 했다.   아이, 창피해.

사연은 많았지만 가긴 갈것같다.
간다면 29일 서울출발 5월 2일 돌아오는 일정이다.
처음 가보는 중국이므로 정통코스라는 북경/만리장성/용경협 이라는 3박4일짜리를 택했다.

서울에 와서 중국까지 가 보게되다니 이게 웬 횡재수?
그래도 아직 가만히 있자.   한치앞일도 모르는게 사람의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