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코와의 한바탕 야구경기가 벌어지는 날
영자는 두 선배님과 두 동기와 함께 나름대로 즐거운 일요일 오후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녁을 마치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광란의 밤을 보내고 난 뒤 가쁜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찻집으로 자리를 옮기는 도중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상대편으로부터 질책(?)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니..영자씨..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거예요?
한참 맥시코와의 야구경기가 벌어지고 있어요.
집에서 응원을 하셔야지 집에도 안계시고 어찌된 일입니까??"

"아...예... 저 지금 언니들하고 개다리댄스 연습끝내고 차 한잔 마시려고
밖에 나와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른 긴 말씀없이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대화를 마치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오래전 제가 에나하임에 위치한 집으로 이사올때
엔젤스 구장에서 오늘 대 한일전이 있을것을 미리 알고
그 집을 구입했다는 것을 상기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드디어 오늘 저녁 7시에 한일전이 이곳 에나하임 엔젤스구장에서 열립니다.
집에서 차로 4분거리입니다.
야구게임이 벌어지는 날이면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집마당에서 불꽃터지는 소리가 들리면
누군가 홈런을 쳤다는 신호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 일부러 전화하시어 저의 애국심을 일깨워주신 그분을 대신하여
엔젤스구장으로 향합니다.
목이 터져라 그분의 몫까지 응원할 것 입니다.

부영이 전화왔습니다.
"어이..너 야구응원 간다며?"
"응"

아니 너 그럴 수 있는거야?
어째 나한테 미리 얘기하지 않았냐며 원망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거야 너가 운동경기에 관심없는 걸 알고 있으니
너에게 물어 볼 이유가 없지..

그리 대답하는 나에게 부영이 코먹은 소리로
너.. 그러지마.. 내가 말이야 이래뵈도 우리 애릭이 키울때
엔젤스구장 밥먹듯 가서 응원한 사람이야.
내가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내에게도 꿈이 있었어.
에리기 어릴때 리틀 야구팀에 데리고 다니며
나중에 에리기 선수로 잘 키워서
오늘 이 대 한일전에 1번타자로 보내려고 마음먹었었던때가 있었다고 흥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