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독서광이다. 지금 대학에 재직중에 있지만 이십 년째 독서모임 세 개나 이끌고 있다. 작년에 코로나로 쉬면서 <한 휴머니스트의 독서일기>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언젠가 동생이 전화를 했다.

"누나 지금 누나 책 <히말라야바위취>와 <서른개의 노을>을 다시 보고 있는데 너무 좋아. 그런데 왜 아직까지  무명작가인지 알 수가 없어."

나는 내가 왜 무명작가인지 알고 있다. 무명작가의 책은 작가를 알고 있는 사람 이외에는 책을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sns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나를 알리기 위해서다. 이러이러한 작가가 소설을 쓰고 있으니 좀 알아봐 달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알아봐 주는 사람은 솔직히 별로 없다.
하지만 나름대로 고정적인 독자는 있다. 나로 인해 알게된 여고 동창들과 동생의 고교동창들이다. 여고 동창들은 '요즘 소설은 뭐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안 보는데 네 소설은 읽을 수 있어 '하며 펜이 되길 자처한다. 동생의 고교 동창들 역시 누나 책이 언제 나오냐고 가끔 내 이름을 검색해 본다는 친구도 있단다.
여고 동창들이 출판사에서 받은 내 책을 거의 다 사 주었다.  한 사람이 많게는 20부로부터 15부 10부 5부....
아마도 내가 계속해서 글을 쓴다면 여고동창들의 성원이 아닐까 한다.

이번에 내 책이 문학나눔으로 선정되어 전국의 도서관에 보급된다.  나를 모르는 독자가 내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글을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충전된 느낌이다. 작가로서는 더 없이 기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