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회 - 아이러브스쿨 게시판담당 : 김영자
이 동네를 알아가고 있다.
전에는 길에서 차 마시고 음식 사먹고 하는게 일상이었는데, 요즘은, 가능한한 일 다 보고 집에 가서 먹자...는 주의다 보니
동네를 알아가는 속도가 느리다. 오죽하면 내가 피부과 가고 잡화를 사고 뜨게질을 배우고 하는 한강쇼핑! 건물의 메인이
지층인걸 어제야 알았다. 와~ 지층이 대단히 넓고 섹션마다 주인이 몽땅 나이드신 여성분들인데 (80대?)
유복함이 몸 전체에서 묻어난다. 오랜 세월, 여기서 장사하시며 부자되신 분들이다!
게다가 한국에선 고급이라 할 생활제품들이 그득하다.
1)
동네사람 말이, 이 동네에서 장사하다 돈 못벌면 자기 탓이에요. 이 동네에서는 부지런한 장사는 다 돈벌고 부자됐어요!
지층의 한 좌판은 남대문 구루마의 스타킹, 덧신 등을 파는 곳과 경치가 비슷한데... 이태리제에요, 얼마나 좋다고! 하시네.
집에 와서 신어보니... 와 느낌 좋아~ 고무줄이 있는 곳엔 졸리는 느낌이 없고 스타킹 원사가 우리 것과 어떻게 다른지 참
소프트한 느낌이다. 삭스 길이인데 바지를 입었을 때 아주 편리할 거 같다. 덴싱(스타킹에서 올이 타개지는 것)도 별로 안생기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이름으로 7방을 도배하기 전에, 게지기 알량한 권한으로 경품을 걸어보자!
저의 게지기 임기가 올해 말까지에요 (이은기 회장 왈). 그러니 올해 말까지로 아래 경품을 걸어 봅니다.
자기 이름을 쓰고 글을 올리는 사람에게(즉 댓글 말고, 새로 글 올리는 분)
이태리제 삭스 스타킹 한 세트(2족)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이거저거 여러개 샀더니, 예쁜 꽃무니 면손수건을 선물로 주시네!
이런거 덤으로 주시면 내가 오래 의리지키는거 아시는 듯이....... ㅎㅎ
음 이태리에 태어났으면 맨날 요런거 신다가, 코로나 걸려서 죽겠구나 (유럽에서 코로나가 가장 심한 이태리... 속수무책)
일제 가게에도 없는거 없고 (최근 인기는 코로나 탓에.... 면역력 높여주는 버섯가루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등이라 함)
우리 나이 또래 주인은, 뒷 가게가 울엄마 가게에요. 한번 가보세요 하는데, 귀도 밝지 못한 깡깡 할머니가 유복한 모습으로
그거 미제에요 그거 네델란드 치즈에요 하면서 돈 벌고 있다! 그 연세에도... Not bad!
2)
스타벅스 커피라면 죽을 듯 좋아하는 나인지라... 집에서 꼼짝 않고 있을 때도, 며눌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잔 사들고
오면 너무나 좋았다. 어머니 이 근처에 스타벅스가 세개나 있어요! 하는데 차 몰고 다니는 놈이나 '근처' 지 설마 가까울까
했는데 정말 가깝다. 한 블럭 올라가면 국민은행이 있고, 그 옆에 스타벅스가 있다. 은행사무 볼 때 가야지... 했는데, 웬걸
이 동네 스타벅스는 내가 익숙한... 젊은애들이 노트북 켜고 일하면서 사람 만나는 그런 곳이 아니라 몽땅 동네 아줌마들!
아마 집안 일하다가 친구들과 차 마시러 약속을 잡은 듯, 빈 자리가 없다.
아이고, 내가 그런 유복한 유한마담 체질은 아니니 동네 스타벅스는 갈 일이 없을 듯 하다.
3)
옷을 좀 sorting하여 걸어보려고 홈쇼핑에서 행거를 샀다.
그런데 Bar를 쪼이는 도구 Hex Key Rench가 안보여 이런저런거 사보고저 철물점을 찾아 나섰다.
세탁소 철물점 이런 가계는 뒷길에 있다! 815 대비하여 디자인 좋은 보관함의 태극기도 사고
저번 도란스 나갔을 때 플래쉬가 필요했었으니 쌈직한 작은 것도 하나, 쓰레기 봉투 여럿; 등등 챙겨보니 돈이 부족하다.
카드는 안받는다 하니 인근에 있는 현금기에 다녀왔다. 여자 주인이 말하기를, 현금기에 갔다 올게요... 하고 나가면
한국사람은 10%만 돌아오고 외국인들은 90%가 돌아 온단다! 아이고 이 양반, 꼭 돌아올 1%에 속한 사람에요 내가~~
만원이 맥이 없으니 이거저거 챙겨 5만원 가까이 사고, 신사임당을 꺼내 쥐어주고
플라스틱 라이터를 가리키며, 하나 덤으로 주세요!
하니, 선뜻 가지라 한다. 깎지 않고, 덤으로 달라는게 훨씬 좋아요... 아니 정찰제가 언제부터 시행됐는데 깎다니..... ㅎㅎ
라이터는 보풀 없앨 때나 섬유 플어져 실이 늘어지면 꼭 필요한 것!
(9.16: 철물점에 갔더니 여자 사장님 왈, 언니~ 언니가 이 동네에서 제일 cool해요!)
4)
스타벅스에서 주는 사은품 간이의자를 식구 수만큼 모아 차에 실어 놓았다고 며눌이 한강공원에 놀러가자 한다.
남편은 5G 삼성폰으로 바꿨는데... 삼성전자에서 보내는 간이의자가 또 택배로 왔다. 요건 손주용으로 딱이다!
요즘은 이 간이의자가 어디나 사은품이다. 한강공원에 갈 때는 간만에 화평동 어머니 식의 김밥과 이나리 스시를 만들어 싸가야지.
화평동 어머니는 김밥에 속을 많이 넣는 걸 좋아 하셨는데, 그중에도 소고기를 듬뿍 넣으셨었다.
뜻밖에 며칠 전 양지 교수 오페라 날 이정수 쌤이 손에 쥐어준 바른 김밥?이 바로 우리 어머니 스타일!
한강공원의 야유회 짐을 미리 체크하여 꾸려 놓아야 겠다.
(날 맑은 날, 한강공원의 풍경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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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부 이촌동은 충신교회에서 시작하여 온누리교회까지의 기다란 동네이다.
충신교회 주변은 LG 자이 아파트 단지가 있고
온누리교회 주변은 신동아 아파트 군이 있다.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중이라, 병원에서 죽을 권하여 <본죽 이촌지점>을 찾아 봤더니, 충신교회 옆길에 있어 가보았다.
동부 이촌동의 애시당초는 바로 여기였구나.... 싶게, 모든 편의시설이 여기에 갖춰져 있다.
그중에도 놀라운 것은 <알파>문구가 본점인가... 싶게 대단히 큰 매장을 자랑하고 있다. 없는게 없다!
전문가용 모든 제품들이 구비되어 있어 웃음이 절로 난다. 문방구와 미술재료가 풍성한 가게가 옆에 있으니 절로 입이 귀에 걸린다.
남영의 알파까지 택시를 타고 갔던 일이 언제런가... 싶다.
이 길의 끝자락 즈음에 어린이 옷집이 있는데, 요즘 한창 세일이다.
여름상품은 세일가로 팔고, 가을 신상은 정가에 선보이고 있는데, 정말 예쁘다.
아직 더우니 내일은 애기 옷을 며늘과 함께 골라봐야겠다.
2) 이촌동 LG 자이에는 후암동 어머니가 사셨었기 때문에, 해마다 정초에는 세배를 오곤 했었다.
원래는 후암동 대저택에 사셨었는데, 후암동의 부호들이 다세대주택으로 마당 너른 집을 개조하고 강남으로들 떠날 때 (1990년대)
후암동 어머니는 이촌으로 이주하셨던 것.
후암동어머니와 남편의 관계는 1960년대 중반, 즉 남편의 고교시절부터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고교생활을 하던 남편(김장군)의 절친이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빠져 나가는 순간 자동차와 부딪어 사망하는 교통사고가
발생, 그후 친구의 어머니와 함께 성당에 나가기 시작한 관계가 지금에 이르렀다. 평범한 소시민이었다는 후암동 아버지께 감히
부자가 되신 과정을 여쭈었더니, 남들과 똑같이 1950년대 후반, 60년대에 직장생활을 했는데, 자전거로 배달을 하는 점원이었다고
하시며, 월급을 두푼 받으면 반드시 한푼은 저금을 하셨다는 것, 모아진 돈으로는 땅을 사고 또 샀기에 지금도 땅부자시다. 내가
후암동 어머니 댁을 드나들기 시작할 무렵 이분은 국회의원들 후원회 멤버를 하시면서 정계와 연줄을 대고 계셨는데, 배우 최무룡
의원 후원회 시절에는 뒷얘기가 풍성했었다.
후암동 아버지는 키가 자그마한 어른이셨고, 투석을 계속하시다가 돌아가셨다.
후암동 어머니는 체구가 크고 인상이 좋은 여성이신데, 가토릭 신앙이 좋으시고 서방님 사후에도 꽤 오래 건강하게 지내셨다.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큰아들의 절친이었기에 김장군을 특별히 사랑하셨다. 연초에 아이들 데리고 세배를 가면, 보통은 세뱃돈
오천원 만원 받던 시절에, 이댁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삼십만원씩은 주셨다ㅎㅎ
사고를 당한 큰아들 때문에 나가게 된 명동성당인데, 교리를 가르쳐준 수녀님과 다시 세분이 절친이 되셨다.
이 수녀님은 당시 노기남 주교님의 비서역이셨는데, 서울대 무역과 나온 청년이 결혼해달라고 노주교님 집 앞 길에 며칠째
누워 보채니, 그만 노주교님께서 결혼하라고 허락하셨다는 것. 우리는 신혼 무렵 정릉의 수녀님 댁으로 찾아 뵈었는데,
무역업을 성공하신 서방님과 두 아드님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계셨다. (후에 수녀님은 병으로 타계하심)
이런 이야기가 얽히고, 남편은 초급장교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하다보니, 후암동 어머니와 김장군은 마치 모자처럼 가차웠다.
신혼 초 인사다닐 무렵에는 이분이 이화여대 평생교육과정에서 난을 치시고 문화를 배우고 계셨고, 또 당시 남산체육관의
실내수영장에서 수영 레슨을 받으셔서.... 80년대 초, 재벌들 일상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후암동 어머니, 아버지 모두 떠나시고, 동생가족과 명절마다 명절선물을 주고 받으며 안부하고 지낸다.
사람들과의 오랜 관계가 남편의 장기이다.
3) 신동아 아파트에 사시는 이동희 장군은 육사 교수부장 출신으로 키가 저렇게 작은 사람도 장군이야? 소리를 늘 들으신다.
글 재주가 뛰어 나시고, 박학다식하신데다가 육사 출신 모두를 알고 지내시는 것도 장기시다.
내가 김장군과 결혼할 때 (당시는 김소령) 당신의 책 속표지에 <理念姐 여사께>라고 써주셨던 기억이 늘 새롭다.
김장군과의 결혼은 이념에 합한 것이다.... 라는 뜻이렷다!
며칠 전에는 전화로 내게 물으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김장군이나 유교수나, 이성을 잘 꼬시고 그럴 타입들이 아닌데, 도대체 어떻게 결혼에 골인했느냐는 질문.
독일 유학시절 독일 장군님 따님과 연애하고 후에 결혼에 골인하여 육사 심리학과 교수, 또 이대 교수로 재직하셨던
조남국 박사님! 이분이 자주 관악산 실험실에 오셨었다. 저녁드셔야지요? 하고는 밥을 사주시는데... 5분에 한번씩 이 말씀만
하셨다. 김장군(당시는 김소령,)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저녁식사 내~ 이 말씀만 수십번 하시고는 가시던 얘기를 하니,
조박사님에 대한 추억으로 얘기는 옮아 갔다. 독일에 사시는 조박사님 가족이.... 그립다.
집이 가까우니 이동희 교수부장과 김장군은 요즘 자주 회동한다. 더우기 김장군이 <대한민국 실록> 제하의 에세이집을 출간
했으니 얘기거리가 더 많고, 곧 <장군 평전>을 출간할 계획이니 얘기거리가 끝없다. 두분이 만나는 곳은 중간지점 온누리교회이다.
육사 철학과 교수였던 김장군과 정치학과 교수였던 이동희 장군은 기독교인이 되기 어려운 character들인데, 교회에서 만난다 ㅎㅎ
이제는 지은지 꽤 되었지만
이촌동의 (LG자이 & 신동아 아파트)는 잘 지은 집으로 당시 유명했었다.
기회있을 때 이동희 장군님댁을 방문하여 신동아아파트 구경을 해봐야겠다.
신동아群에서 LG자이群까지 여러 차례 산책하다 보니, 초고층 아파트 군이 생긴 걸 알 수 있었다.
금강아산병원 쪽으로 삼성 래미안 첼리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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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리아는 이촌동 사람은 아니지만 이촌에서 만난지 여러 해 되었으니, 세실리아 얘기를 이곳에 써볼까 합니다.
세실리아는 청소인력회사 소속이었고, 2주일에 한번, 3시간씩 나를 도와주러 옵니다.
내가 3년간 꼼짝 않고 앉아 내게 일어난 일을 생각하고 모든 저변의 일들을 파악하느라 아무 일도 못(안)하고 있으니 아들이 소개하여
나를 도와주러 온 것이죠. 허나 그 사이에 청소인력 회사를 그만두었고, 실직자 수당을 나라에서 받아 가면서, 간병인 자격을 땄고
지금은 관련 회사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밤새워 간병일을 마치고 퇴근하면서 우리집을 비롯해 청소하던 집들을 도와주러 옵니다.
오랫만의 인사 후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일과를 시작하는데, 오래 만나 떠들다 보니, 세실리아에 대해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1) 세실리아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었는데, 당시 핸들은 세실리아가 잡았었고, 서방님은 조수석에 앉아 있어서
서방님은 그 자리에서 돌아 가시고 세실리아는 1억 이상 치료비를 쓰고 입원세월을 보내고야 정상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비극이죠! 시댁의 원망은 오죽했겠습니까? 고교 수학선생님이던 남편과 살림 잘 하는 세실리아는 골프도 함께 치러 다니고
제법 여유있는 멋쟁이로 지내고 있었답니다 (이런 사고는 배재에서도 보았는데, 국문과 배희임교수가 연구년을 런던에서 지내면서
서방님과 동행했는데... 아시다시피 영국의 교통은 모든게 우리와 반대잖습니까! 서방님이 핸들을 잡고 운행하다가 사고로
조수석의 배교수님이 즉사하셨던 것)
딸을 잃고 여러가지 변화가 있는 나는 세실리아에게도 용기를 내어 물었죠.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고 하는데, 서방님 돌아가시고 세실리아에게는 그와 같은 어떤 일이 일어 났는가요? 하니
여러가지인데, 그중 하나는 아들 둘이 그저 여학생들과 놀러 다니고 껄렁껄렁 지냈었는데
아버지 사후 엄마는 죽겠다고 풀이 죽어 지내니... 정신들을 차렸고, 엄마를 격려하고 공부 열심히 해서, 명문대를 진학하고 또
대기업에 취직하고, 며느리들도 잘 얻었다는 것. 세실리아는 이것만 말했지만 내가 느끼기로는 이 사람은 원래 살림이 취미이다
보니, 남편 사후, 남의 집 일이라도 청소 일, 음식하는 일, 간병 일... 등 마다 않고 했고 그러다보니, 돈이 쌓이고 (결코 돈을 허투루
쓰지는 않으심. 또 나도 3만원 드리면 되는 계약이지만 시간을 더 쓰고 신사임당 한장 드리면서 흩으지 마시라고요... 한다. 요즘 돈이
얼마나 맥 없는지... 집에 가는 길에 뭘 산다? 그날 벌은 수고료는 삽시간에 다 사라지고 말죠. 물론 세실리아는 절대 그리 안하심. )
집사고 땅사고 부동산을 늘려 가면서, 아들 둘 살림과 가내 대소사에 열성을 다한다는 것.
남편이 벌어다 주는 월급으로 살던 사람이 자기 스스로 도모하면서 솔솔 재미를 느끼고 지내시는데, 게다가 이젠 연금받을
나이가 되시니, 남편 때문에 받는 연금을 더하여 수입이 배가 되었답니다ㅎㅎ
2) 이분은 살림을 잘 하고, 몸이 크고 잘 생긴 편이라 넌즈시 한번 물었는데, 재혼 생각 없으세요? 결혼하자고 조르는 사람 없어요?
물으니, 중매를 열심히들 하더니 반응을 안보이니 이젠 잠잠하다고.....
그러다보니 성당에서 사귄 마음 맞는 동성 친구분들과 자전거 따릉이로 한강공원이나 멀리 구리까지도 나가
나물도 뜯고 성당 일도 함께들 열심히 하시며, 성당에서 크게 음식을 차리는 경우에 세실리아는 수고비도 받는다고!
세실리아는 여러집 여러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시중 루머에 밝으시다. 탤런트 현영이가 시집을 잘 갔다던데요.... 하면
아, 이러고 저런 집인데요, 실상은 저래요... 하면서 소문의 진실에 가까운 말들을 전해주신다.
3) 세실리아 곁에 있으면 얻는게 아주 많다.
이분이 청소용역 업체에 소속이었기에,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청소용 케미칼이 무엇인지 얻을 수 있다. 물론 어떻게 사용하는지
청소방법 등도 다 알 수 있다. 세실리아는 집안이 커서, 집안 내 대소사에는 직접 돼지 한마리를 잡으심!! 잔치에 사용하고 남은
고기는 서로 나누는데, 혼자 입에 뭐 그리 먹을 일이 많겠는가! 몽땅 내집에 가져오시니 세실리아 때매 고기풍년, 감자와 버섯
풍년이다. (아버지께서 아픈 손가락 같은 둘째따님 세실리아를 늘 직접 챙기심).
세실리아 집안은 호남사람들이다 보니 정치풍향계처럼 사회현상에 예민하다. 정의에 상당히 밝다.
아이들도 대기업에 근무하고, 오빠네 조카들은 김앤장에 근무하는 변호사이고 가족이 대부분 사회적으로 중상에 속하며, 또 다니시는
집들이 국제변호사부부(=우리 집 앞동), 오래 인연을 맺고 있는 혼자되신 할머니댁 (사업가 아내셨던-) 등등 세실리아를 홀대하는
곳과는 인연을 맺지 않으신다. 즉, 세실리아의 뱃장과 통하는 집들이다.
4) 그중에 나는 좀 예외적으로 세실리아와 풍짝이 잘 맞는데, 바로 재활용 성정이 같기 때문.
이런 동네는 그저 버린다! 놀랍게 잘 버린다!
이 물건은 재활용할 수 있겠는데, 너무 아까운걸 버렸다... 싶으면, 가져다 깨끗이 씻어서 사용하는데에 부끄러움이 없는 환경문제
전문가이다.
(사실 아파트마다 직업적으로 재활용하는 분들이 있어서, 지난번 내가 낡은 김치냉장고 버릴 때에... 폐기물 배출 신고증을 사려고
했더니, 경비아저씨들 말이 그럴 필요 없단다. 재활용전문가들이 곧 가져간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금방 트럭이 들어왔는데, 닦지
못해 더러워요.. 하니 그건 염려도 말란다. 자기들이 깨끗이 닦아서 고쳐서 재활용센터 전시장에 내놓는다는 말씀. 그러니, 내가
재활용하려면 여러날 지나도 남들이 안가져가는가를 우선 확인한다ㅎㅎ 높은 곳에 손이 닿기 위해 딛을 베란다용 작은 스툴이 필요
했다. 마침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낡은 스툴이 나와서 집어 왔더니, 다 해어진 베트남제 스툴! 무늬가 예쁜 갤럭시백화점 보자기로
씌우고 간단히 리폼해서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때를 없애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세실리아 역시 버리는 물건들이 너무 아까운 형이다. 어떤 때는 나더러 옆의 고급아파트에는 더 아까운 물건이 잘 나오니, 아예
출장하여 살펴보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ㅎㅎ
나는 지난 한 달 사이에 우리집 옷가지를 전부 살펴보고, 정리 시스템을 새롭게 하였다. (홈쇼핑에서 옷걸이와 앵글 등 아이디어 제품
구매). 그러니 안입는 옷이 꽤 나왔다. 예전에 7기 모임에 승수기가 남대문시장에서 가방/바지/브라우스 등을 사다가 나누어준 적이
있는데, 난 브라우스가 너무 커서 입지 못하고 말았다. 또 세실리아 손녀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이니, 오스트리아에서 산 가이거 폴라
(All Wool)를 비롯, 카나다 언니가 어머니 입으시라고 보내준 캐시미어 등등 이쁘고 아까운데 작아진 옷들을 깨끗이 빨아서, '손녀들
입을 수 있을까요?' 하고 보여주니 너무 반가워하고, 승수기의 남대문제 까만 브라우스는 세실리아가 입으니 딱 맞을 뿐 아니라
예뻐서 샘이 날 지경ㅎㅎ (이 사람이 옷맵시가 나는 형).
일하다 땀이 많이 나니, 마구 빨아 입고 버릴 T셔츠 안입는 것, 모두 달라고 하시네~ 세실리아와 나는 재활용의 귀재이다!
요즘 내가 뜨개질에 열을 올리니 하루는 백팩에 털실을 잔뜩 담아오셨다.
서방님 스웨터를 떠주다가 스톱한 상태로 두었던 것이다. 쌩유~ 내가 마다할 리 없고 (=털실은 대개 이태리, 독일, 영국, 일본제로
값이 비싼 편), 혹 기분이 편치 않은 분들 있을까봐, 남들 떠주기보다 이건 내 조끼를 떠서 입을 예정.
5) 이젠 내가 생활인이 되었으니 세실리아가 청소를 도와줄 일은 없다.
오히려 세실리아가 오시는 날에는 미리 대청소를 하고 결점을 지적받는다. (목욕탕의 타일 바닥 홈은 이렇게 닦으라..등)
대신 시어머니 안계신 집에 시집가서 이 집안의 음식을 못배웠고, 해서 남편입에 딱 맞는 음식을 못해준 듯 하니,
세실리아의 장기인 호남음식을 오실 때마다 한두가지씩 배울 예정이다. 게다가 만나서 떠들다보면 세상지혜 한두가지는 꼭 배운다.
어느덧 세실리아는 좋은 벗이 되었다. 이달 말에 오시면 새로 출판한 남편의 책 <대한민국 실록> 한 권 선물하고; 아드님들, 또
친정아버님 읽어 보시라고 권할 예정이다. 물론 옷정리를 마저 하면서 깨끗한 T셔츠들, 커서 입지 못한 것들도 찾아서
깨끗하게 빨아 다려 놓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재활용 사랑 이외에도 세실리아와 나의 공통점이 또 있다!
작은 통돌이 세탁기를 가지고 있는데, 돌다가 모터가 너무 세서 평형이 틀어져 버렸다. 세탁물을 짤 때에는 시끄럽기 그지 없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서로 내가 손볼게요... 하고 베란다로 달려간다. 손보고 고치고... 이걸 좋아한다ㅎㅎ (얼마전 오신 삼성AS
아저씨께 칭찬을 들었다. "기계들 오래도록 잘 쓰고 계시네요~" 고칠게 없다고, 집안의 모든 삼성제품을 점검허고 사용법 재확인)
물론 갓내린 원두커피 마시면서 행복해 하는 것,
그걸 본인도 모르게, 아이 맛있어! 하며 표현하는 것, 역시 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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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실리아를 부르지 않게 되었다.
세실리아를 보지 못한지 한달이 넘었다.
뭔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살림]에 해당하는 일이 발생하면 그때 SOS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목동에 세실리아를 소개한 후 그집에서 연락이 왔다. 지방의 4년제 대학, 가정과 출신이에요~
고학력이지만, 그런 사람을 위한 일자리가 없다보니, 눈을 좀 낮은 곳으로 돌린 모양.
세실리아에게 확실하게 배운 것은 <잡채 만들기>!
ㅎㅎ 잡채가 그토록 10분 안에 만들 수 있는건지 몰랐다.
요거 하나는 정말 오래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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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동에서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해주는 가게를 발견했다!
스타벅스커피집이나 브런치 까페... 이런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었는데, 이 동네는 아줌마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그런 가게들이 별로 행복하거나 멋있지 않다. 간만에 노트북을 펼치고 창가에 앉아있는 젊은이를 보면, 대학생인가보다...
어디 학생일까.. 호기심이 이는 정도이다.
추석이 가까우니 신문에 동네가게마다 몽땅 세일이다!
그중 아직 가보지 않은 <롯데 슈퍼>를 가보기로 했는데, 지도로 확인하니 바로 며칠전 갔던 온누리교회 길건너 신동아 쇼핑센터
건물 지하이다. 와~ 서울역 롯데마트 절반 정도 크기의 대형마트이다. 철이 철이니만큼 선물세트가 산더미로 쌓여 있다! 바퀴가방이
그득 차니, 그만 사고 슬슬~ 집 쪽으로 걸어 가기로 하였다. 이쪽에는 삼성 래미안 또 현대아파트 등이 있어서인지 가게들이
좀더 좋은거 같다. 그중.... 식초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식초로 만든 드레싱 recipe>를 응모하라고 유리창에 써있네!
식초를 각별히 좋아하는 나는 어, 이게 무얼까.... 자세히 들여다 보니, 가게이름은 독일의 vom Fass이고,
과일로 만든 발사믹 식초를 비롯, Extra virgin Olive oil, 또 DIY 수제 리큐르, 독일 수입 위스키와 브랜디를 판다.
어머나! 탄성을 내며 들어갔더니 모든 가구가 독일에서 가져온 거라 한다.
유학보낸 아들이 이 사업을 하련다고 졸라서....10억을 들여 차려준 모양. 아직 전국에 하나이고 인터넷 판매도 하고 있다
(www.vomfasskorea.com). 발사믹 식초를 담은 특별한 용기를 진열하는 가구 모두 독일에서 가져와야 하니, 이 사업을 하려면
지점도 본점과 똑같이 10억은 필요할 것이다. 가게의 대표는 아직 20대 미청년이다!
1) 발사믹 사과식초를 한병 사고
2) 연어샐러드 레몬 드레싱에 쓰는 포도/생강 발사믹 식초와 함께 넣는 2종을 구매
3) 샐러드나 빵에 널리 곁들여 먹는 화이트 트러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등 구매
Recipe를 곁들여 주니, 더욱 행복하다. 그런데.... 엘더트리로 만든 술이라면서 얼음을 넣은 시원한 리큐르 한잔을 주는데
너무 맛있어서 그만 한병 살 뻔 했다. 내가 이마에 걸고 있는 것이... 아무리 술이 잘 받는 체질이래도 술 먹고 싶어서 술 산 적이 없고
집에 술이 있다고 아무도 없는데 한잔 먹어본 적이 없는 나. 즉 술은 내게 유혹이 아니다. 그런데.... 요건 좀 다르다, 와, 너무
맛있어서 한병 주세요 할 뻔 했는데... 꾹 참고 내일 서방님과 함께 다시 와서 맛보여주고 한병 사야겠다.
우리나라 식초 중에 막걸리 식초가 독특한 맛으로 풍미가 대단하고, 특히 해조류 샐러드 드레싱으로 아주 최고이다.
막걸리 식초를 사업화 하고자 노력했던 분으로는 제고 18기인가... 김춘식 목사님이 떠오른다 (봄날 준회원이심).
요즘도 담그시는지.... 궁금하다. 발사빅 사과식초를 싸주시면서 어린 사장의 젊은 어머니는 '15년간 불면증으로 고생했는데
사과식초 먹고 불면증이 사라졌어요!' 하신다.
어제 참말 잘 잤는데, 그게 이집의 사과 식초 때문인지는 며칠 더 확인해 봐야겠다.
이촌동에서 친구들을 만난다면?
이촌동으로 친구들을 부른다면?
첫째; 국립중앙박물관 혹은 한글박물관 가든에서 만날 예정
둘째; vom Fass에서 만나 발사믹 사과식초도 맛 보여주고, 엘더트리 고 맛난 것도 한잔(=아주 꼬마 잔임) 맛보여 주련다.
*요거 발사믹 사과식초는 vom Fass 가게 차려준 엄마 왈, 14년 불면증을 싹 고쳐주더라나!
여기저기 공터에는 꽤 괜찮은 옷가지를 벌여놓고 파는 이도 있고,
이른 아침에는 마약김밥을 파는 트럭, 저녁에는 일본식 요깃거리를 파는 트럭도 있다.
대학옥수수를 쪄서 파는 트럭, 또 여기저기 요구르트 제품들을 파는 아주머니들.....
튀김/무농약 야채/떡 등등 작은 거리자판이 다양하다.
온김에 이촌동 이야기가 있길래.
이렇게 다양한 동네가 되었네
내가 스위스 올때까지 살던곳이 동부이촌동 이라서
살던곳 돌아보듯이 다 읽었다
한국가면 이런 저런 곳을 다 찾아 가 보아야 겠네
이촌동 소식 고마워
희자야, 방가방가~
이촌동에 살았었구나.
아마 지금도 나 말고 이촌에 사는 동기들이 있을 터인데... 아직 확인 못했음
지금 이촌동은 국립박물관 두개가 곁에 있고 (국립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 곧 또 다른 박물관을 지을 예정: Naver 지도에서 확인 요)
외국인들이 주거로 많이들 사용하고, 지하철이 두 선이 지나가니 교통이 매우 편리함.
삼성 래미안 등 초고층(?)아파트 군도 새로 들어오고.. 하여 스카이라인은 매우 달라졌음.
오늘은 강남으로 진출, 배재의 전 총장님과 회동하는데...
이촌동 한쪽 옆의 강변북로로 진입하면 차로 금방이야. 사실 이촌뿐 아니라, 한국은 교통이 세계적으로 아주 편리함, 아시지?
더하여... ㅎㅎ 지하철 공짜로 타는 맛이 아주 좋아 (65세 이상). 우리 스스로 지공대사라고 함. 지하철 공짜....
희자야,
예전에 <스워치 Car> 한국에 가져다 팔아보자.... 했잖아. 그때 큰 구찌를 놓쳤지만, 필요한게 하나 둘이야? 돈은 엄청 필요하고
자동차 정비팀을 비롯... 부대시설도 대단하고, 무엇보다 나라의 허락을 얻기 위해서는 엄청 뛰어 다니고 로비하고 그랬어야 함.
요즘 이촌동의 vom Fass 식초가게를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나는 것이
<국제 산학연>에 열을 올리고 러시아/중국/일본을 뻔질나게 드나들던 배재대학교 연구교류처장(=나)에게
러시아 여자 생물학 박사가 물었었다.
발삼 알아요?
아 그때 발삼의 중요도를 알았더라면 현재 vom Fass KOREA 주인이 나일뿐 아니라, 백화점에 있는 모든 발삼 코너는 내가 가지고
있을 터인데... 아쉬움보다는 즐거운 미소가 떠오르는 까닭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또 각자에게 주어진 일은
(아무 일이나)가 아닐 터이니까.....
어떤 전문인들은 (정년 후에는 아무 것도 안할 테야-) 하던데, 나는 2nd Life가 주어진 장수시대라는 것이 고맙고 감읍함. 넘 좋아~
.
한 7 - 8 년 전에 이촌동 살던 아파트를 한바퀴 돌아보고 왔었지.
이촌동에서 태어난 큰딸 과 사위 랑 손녀딸, 그리고 작은딸 미레이 데리고..
그때도 많이 달라졌었는데....
여기서는 이태리 발삼 원고장인 Modena Balsam 을 주로 쳐 주는데 딸이 태어나면 발삼을 담가놓았다가 시집보낼때 챙겨준다고 해.
그러니 발삼도 와인처럼 생산년수가 붙고 가격도 엄청 비싸고 그래.
먹어보니 별로 이던데..
나도 2nd Life 가 주어진 장수시대 전쟁없는 평화시대 가 감사 해
무엇 보다도 건강해야 이런 시대를 누릴수 있으니 우리 모두 건강에 주의 하며 살자
이총동에서 내가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은.... 물론 내가 사는 집입니다.
꼭 새 둥지 같다.... 생각할 때가 있는데 아주 아담size이기 때문이죠.
청소도 내가 혼자 하기 딱 알맞은 크기이고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고 내 손안에 있소이다.... 하기에 딱 알맞습니다.
어떤 때는 남편과 내가 자취방에 사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ㅎㅎ
게다가 아주 좋은 서재를 바로 옆 국립중앙박물관에 두기로 하였으니, 뭐 만족합니다.
남편과 나의 연금에, 뜻밖에 둘째가 들어놓은 연금 대리수령자가 엄마로 되어, 연금을 3개를 수령한다... 하면
사람들은 '나같으면 훨 넓은 데서 살겠다' 합니다만 여기가 딱!입니다.
계속 나 편하게 인테리어를 renovation 해가며 지내려 합니다. (TV에서도 작은집 크게 사는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함)
며칠 전에는 5 door-냉장고를 샀는데, 정말 Korean innovation은 대단해요. 흡족합니다.
한쪽칸은 김치냉장고로 fix 했습니다 (얼마 전에 낡은 김치냉장고를 버렸거든요). 이제 여느집처럼 저도 냉장고가 두대랍니다.
친구가, '이게 우리 인생의 마지막 냉장고야~'라기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거의 맞는 말인데... 나는 10년 후쯤 삼성이나 LG 혹은 위니아에서 엄청 새롭게 innovation한 냉장고를 선보인다면, 지금 두대 중
낡은 한대를 버리고, 또 새로운 것을 enjoy할 것입니다.
집안의 것이나 실험실의 것이나 기계를 오래- 쓰는 것을 이마에 걸고 지내지요
그래도 꼭 enjoy하고픈 new-innovation 맛은 봐야 합니다.
원래 대가족 맏며느리로 큰살림을 했었기에 12인분을 기준으로 가구도 그릇도 사는 버릇이 있죠.
이젠 큰손 그 버릇은 모두 안녕하고, 꼭 2인분만 마련하렵니다ㅎㅎ
이 커다란 아파트 단지가 잠들고 깨어나고... 하는데 무슨 소음이 없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전에 우리나라의 공기는 싸우는 소리, 불행과 불만으로 우는 소리.... 등이 꼭 있었는데
그런 소리가 전혀 없어요. 하다 못해 좌우 옆집에 애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애기 우는 소리도 안들립니다.
요즘은 애기들 안울리고 키우거든요.
애완견들을 안고 다니던데.... 개 짖는 소리도 없고요, 어쩌다 정말 어쩌다 길고양이 싸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정말 고요해요!
ㅎㅎ한국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즘 제 후배 여교수들은 건축잡지에 나올 법한 살기편한 멋진 집을 짓는게 유행입니다.
더하여 인근에 텃밭을 만들어 부군과 함께 농사를 짓습니다.
서방님에게 물었죠? 아빠, 근교에 아는이들 농사 짓는데 조금 얻어서 우리도 텃밭해볼까? 평생 일이라고는 어떤 일도 해본 적이
없는 서방님은 완강하게 머리를 좌우로 흔듭니다ㅎㅎ 이번 태풍에 세련되지 않은 농부인 후배들의 텃밭은 모두 쓸려가고
농사를 망쳤다고 합니다 (그래봤자 깻잎, 고추 등이지요ㅎㅎ). 뭐 나도 언젠가는 텃밭에 농사를 지을 수도 있겠네요. 강화 교동에
외조부님 松庵의 생가복원사업(인천시 주관)이 끝나면... 누군가가 Blind Park 관리하고 Blind House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니...
기실, 이 프로그램은 제가 배재의 관광경영학과 교수들과 함께 참여한 Proposal 이었거든요. 저보다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은.... 없지요.
이촌에서도 그렇고, 다른 어디에서도 그랬듯이
다른집들과 달리 아주 일찌기 하루를 열고, 조간을 읽고 아침 뉴스를 듣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이 시간 즈음이면 매일의 에세이 작성을 마친 룸메는 일일 여행을 출발합니다. 매일 전국 어디나 갑니다. 소위 민정시찰.
교통이 좋아서 전국 어디나 당일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강릉/신안/강화/울산 등등
혹은 사람들 만나기도 하고, 좋은 영화가 들어오면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으러 영화관에도 가지요.
나는 오늘 꼭 해야할 일/ 며칠 내로 해야할 일 등 메모하고, 시장도 다니고 방문해야 할 곳도 다녀 오고,
손주 먹으라고 싸보낼 찬도 만들고, 손주 맞을 준비도 하고, 입힐 털옷도 짜고 하면서...... 지냅니다.
두사람의 살림인데도 일이 끝없다는게 신기합니다ㅎㅎ
.
오늘은.... 이촌동 얘기가 아니라 이촌으로 오는 길에 본 것을 적으려 합니다.
어제그제는 오랫만에 대전에 가서
학과 후배교수들에게는 new edition의 생화학이나 세포학 책 있으면 내놔라... 책을 몇개 빼았고 (=서양책이 무거움)
지인들이 주는 이거저거 받아 바퀴짐가방에 넣으니 제법 무거워졌습니다.
그래도 걱정은 안하죠. <서대전-용산역-경의중앙선 이촌역> 이 수순으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만 타면 되니까요.
(물론 그랬는데.... 문제는 기차를 오를 때!!
내릴 때는 계단을 바퀴가 굴러가니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짐가방을 내리면 됩니다.
그래도... 도움주겠다고 여러 청년이 달려드니... 죄송할 뿐이었습니다).
용산역(=3층)에서 경의중앙선 전철로 갈아타려면...홈으로 내려가는 길이 두쪽인데...
한쪽은 오로지 계단; 다른 한쪽은 EV와 에스컬레이터 입니다. (= 동춘 떡방 옆으로~).
그녀를 본 것은.... 경의중앙선 탈 무렵입니다.
어제밤 쌀쌀한 날씨였는데.... 그분은 하늘하늘한 여름옷을 입고, 신발은 코르크 샌들을 신었어요.
외반무지가 너무 심해서 엄지발가락이 둘째와 셋째 발가락 위로 올라탈 정도로 홱~ 돌아갔습니다.
외반무지 교정구를 착용하고 있는 나는 그만 그녀에게로 뛰어가, '이 독일제 교정구 너무 좋아요' 하고 구입법을 설명할 뻔 했다니까요.
키가 훤칠하고 잘 생긴 그분은.... 75세 정도? 멘탈에 고장난 듯; 그 추위에 아무 짐도 없이... 바삐 어디로 갑니다.
옷과 신발은 시장 물건이 아니에요. 고급 백화점 물건입니다.
외반무지가 얼마나 힘든지 내가 잘 알거든요.
걷기 힘들고 눈알이 빠지듯 피곤하죠................
어제는 잘 때까지 그분을 생각하며,
따듯하게 자도록, 또 안전하기를.... 기도했습니다.
*(발관리자격증을 내가 가지고 있는 줄 다들 모르셨을 걸!
외반무지가 심해서 발 공부를 상당히 오래 했습니다.이론과 실기 병행이죠~
다년간 공부 결과, 발관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답니다 ㅎㅎ)
.
1) 오늘 무지 덥고 찌는 날씨에 야- 한국의 여름날이다! 하면서, 동네 <즐거운 마트>세일에 갔고 (= 오뚜기 옛날참기름 구매)
내일이 임플란트 D-day라서 코랄리 헤어 미장원에 들러 머리 단촐하게 다듬고, 남대문시장도 지공대사로 다녀왔음.
어딜 가면 신사임당은 꺼내주고 와야하는데, 머리 다듬고 보니 삼만원을 내란다.
꼭 딸같은 연배의 여성들이 일하고 있는데... 지난 달(7월) 초, 3년간 다듬지 않은 머리를 손봐달라고 갔었으니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이네들을 독특한 관계로 느끼게 해준다. 지난번엔 AVEDA Curl Enhancer (머리카락에 바르는 크림)를 샀으니 더
살 것도 없고 (=집에 고급 샴푸린스 잔뜩 있음).... 문을 나가려는 순간 AVEDA Tea가 눈에 띄네~
어머, 차가 있네요. 무슨 차에요?..... 물으니 <감초하고 민트>를 섞은 건데 healing에 너무 좋아요. 한잔 대접할게요.
뭐, 이거 감기약이잖아! 감초를 약간만 달달한 정도로 넣고 박하, 페넬, 바질을 조금 넣어... 그야말로 comforting tea요, healing tea!
AVEDA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에스데 로더>를 모기업으로 한 화장품 회사로 미국 미네아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화장품.... 이라기보다는 샴푸린스를 기본으로 하여 식물의 성분들을 이용하는 기업이다. 즉, 미국판 댕기머리 회사라 할 수
있겠는데.... Healing Tea도 나오는걸 보면, 식물이 만드는 화학물질에 대한 엄청난 공부를 기초로 하고 있다. (아이고 배야~
우리도 이런거 얼마던지 할 수 있는데... 나를 비롯해 그 공부 열심히 한 사람들이 대학에는 수두룩 하다= 이들은 머리 속 지식을
돈으로 변화시키는 사업 mind가 결핍)
우리가 할 일은 참 많다.
우리가 발전해야 할 앞날은 끝이 없다.
AVEDA 체인점이 미국과 한국뿐이랴, 전 세계에 퍼져 있겠지.
식물 공부를 기초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돈이 돈을 번다고, 거대한 자본이 없이는 불가한 일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감초...가 우리나라에 나지 않는 풀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원래 러시아산인데, 감기 등 탕약에 탁월한 ingredient가 되니, 우리나라에도 가져다가 재배하고 있다. 야생은.... 없다.
2) 한강 쇼핑 <뜨개나무> 가게에서 뜨개질을 배우고 있다.
뜨개질! 하면 대바늘로 스웨터를 짜던 추억들이 있을 터인데.... 대바늘보다 훌륭한 것이 장미나무 뿌리 뜨개바늘이다.
요걸로 스웨터를 짜는 기분은 아주 좋다.
장미(Rosa)를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만만의 말씀. 뿌리가 요렇게 단단하고
예쁜 줄은 몰랐다. EU 제품을 인도에서 OEM으로 생산한 것(= 바늘 굵기별로 들어 있는 set)을 샀다 (www.knitpro.eu).
애기의 조끼를 완성하고, 모자와 목도리를 짜고 있다.
장미야~ 네가 이토록 단단하고 멋진 뿌리를 가졌는지 몰랐다. Sorry~
칠레에서는 장미과 식물의 열매에서 기름을 짜서 주름 없애는 Wrinkle free 제품을 만든다!
우리나라는 동백숲에 wrinkle-free 기름을 담은 열매가 끝도 없이 떨어져 썩고 있다!
꽃만 예쁜게 아니라 장미는 열매도 뿌리도 요렇게 이쁘다. 요렇게 쓸모가 많다.
선생님은 50대 중반인데, 요기저기 백화점 문화센터에도 강의를 나가고, 개별지도도 하고, 주문들어오는 제품을 떠서 제공하기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입이 상당하다!! 고3인 고명아드님이 용산고 재학 중이라 우리집 큰애의 후배가 되니, 엄마끼리도
풍짝이 잘 맞는다. 스스로 자기 field를 개발하여 은퇴없는 사업체를 마련한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