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부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33.허민희
인일의 정신을 드높히는 해외동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호수의 아침
팬데믹(pandemic)이 선언 되고, 집에만 머무는지도 3개월이 되었다.
못가본 새, 포인듐에 만발하던 씨 다알리아 꽃과
산과 들을 은은하게 물들여
마음 설레게 하던 유채꽃 무리도 사라져,
누런 황소 등어리 같아졌고,
내 블로그, 닉네임이 자카란다라,
나의 꽃 같이 느껴지는 자카란다 꽃이 거의 지면서,
목 백일홍 (Crepe Myrtle)나무들이 꽃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하여
거리를 화려한 꽃길로 장식하는 계절이 되었다.
그날 토요일(3월 21일), 나의 마지막 외출을 기억한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패스트 푸드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으로
간단한 아침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 동네를 조금 걷다가
짐에 들려 필라테스와 쥼바를 하고 집에 갔다.
코로나 19가 그 때는 그리 심각한 편이 아니었어도
조심하느라,
그 날 처음으로 짐에서 철저히 소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집에 가니 아들과 며느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연세 든 분들이, 폐렴에 걸리면 치명적이라고,
이제 나가지 마시라고.
손주들이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약국에 한 번 다녀 온 뒤로, 집에만 있었다.
모든 볼 일-마켓이나 식당 투고는 아이들이 하고,
나는 먹고 쉬고, 가끔 손주들과 놀면 되었다.
처음엔 집에서 혼자서 운동을 하기도 하고,
동네를 조금씩 걷기도 했는데
운동도 걷는 것도, 점점 하지 않게 되어
어느날 저녁 때, 동네 작은 쇼핑 몰이 있는 곳을
이리 저리 30분 간을 걸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종아리가 아팠다.
그동안 얼마나 걷지 않고 집에만 박혀 있었는지,
나 자신이 깜짝 놀랐다.
물안개 흐르는 새벽
새벽 6시면, 교회에서 새벽예배 메시지를 띄워
기도회에 참여하고
아침 식사 후,
8시에는 초등 1학년과 K3에 다니는 손주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어,
그 시간, 나는 유튜브에 올려 진, 인문학 강좌를 열심히 들었다.
일리아스와 오딧세이. 그리스 로마에 이어 기독교 역사.
전혀 관심이 없었던 세계 정치 까지.
여러 목사님, 선교사님들의 설교를 지금도 듣는 중이다.
6월 초에 막아 놓았던 호수 가, 걷는 길이 개방되어
요즈음 매일 걷고 있다.
어느날은 새벽에 말리부에 갔었고
어느 날은 동네 산에
어느 날은 동네 길을,
이 모든 것은 새벽에 행해져
집에 돌아오면, 7시 정도다.
그리고는 또 집콕.....
우리집은 수영장을 새로 수리해서, 물을 채우고
지금은, 앞 뒤 정원을 공사 중이다.
텃밭도 모두 없애 버려, 앞으론 할 일이 더 없어질 것 같다.
호수에는 수련도 피었고
방학이 되어도 놀러 갈 수 없는 손주들에게
즐길 수 있는 수영장이 있어 참 다행이다.
이런 걷는 길이 주어진 호수가 있어, 감사하다.
그런데 왜 마음은 행복하지 않을 까.....
친구가 그랬다.
이제, 다시는 옛날로 돌아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안개 흐르는 이른 아침.
새벽 바다는 분주하다.
끊이지 않는 파도 소리와 바다 내음.
새 소리. 벌레 소리...
바다 속에 풍덩 몸 담구고 자맥질에
파도 타는 돌고래 같은 사람들...
고요하다.
파도 소리 들리고
보일 듯 말 듯한, 안개비에
오랜 만에 느껴져 오는
내 안의 감성....좋은데,
슬프다.
<포인 듐에서, 사진과 함께 친구에게 이런 카톡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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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언니의 생활패턴과 비슷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동네를 걷고
아침에 집 풀장에서 수영.
유툽을 티브이에 연결시켜 스트레칭.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
유툽의 여행기를 보는데'걸어서 세계로'
Ebs.세계문화유산
좋은 방송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짧지요.
괜히 gym에 다닐 때 보다 살도 빠지고 운동도 더 하게 되는 듯 해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
잘 살고 있습니다.
새벽에 동네를 걷는 일은 정말 축복같은 일이 되었읍니다
안녕하세요?올해 처음으로 인일 모임도 없어졌네요.
이곳 뉴욕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무섭게 아팠고, 저희 타운에서만
얼추 관광버스 19대 정도에 죽은 이들을 앉혀서
저승에 보낸 것 같애요.
선배님 동네가 참 아름답네요. 원래 저도 엘에이
잠시 있었지요. 이곳은 해가 밝으면 마스크도 안 한채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새벽이면 동네 골프장에가서 걸어요.
그러다가 산속으로 들어가서 산을 한 바퀴돌고
다시 골프장으로 내려오는일정이 백일째 입니다.
시장은 무서워서못 가다가 가끔씩 돌아가면서 한국장을 가면
집집마다 현관 앞에 무우,배추 양파,콩나물등을 예전에 업둥이
갔다 놓듯이 놓고 갑니다.
바보처럼 컴퓨터를 잘못 눌러서 쓰레기 봉투가
거진 일년치가 배달 되는 가 하면 땅콩이 몇 박스씩..ㅋㅋㅋㅋ
집에 수영장이 따로 없어요. 수영,사우나를
몇달씩 못하고 머리는 거울보고 숏커트 하다가
하마터면 귓밥을 자를 뻔 했고요.
그냥 한국전이랑 비교하면서 그래도
좋다 하면서 지내요.
이번 주에는 그래도 마스크쓰고 모자 쓰고 장갑낀채
던킨에 가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사서
입으로 들여 대는데 아 마스크를 해서 마실 수가
없쟎아요? ㅋㅋㅋ 마스크를 제치고 훌쩍 마시니
정말 살 것같애요. 모두 보고 싶읍니다.
이곳도 동네 산꼭대기에 호수가 있는데 연꽃이 피었어요.
곰이 재주핀다고... 그 연꽃을 열심히 유화로 그려보며
이코로나 시간을 지내고 있읍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고요함과 포근함이 깃든,
호숫가를 커피 한잔 손에들고 걷는 발걸음이 부럽네요.
코비드-19 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저의 경우는 한 탬포 늦어진 주위의 환경이 차츰 적응되어 가다가
스테이지 1 에서 스테이지 2로 넘어가니,
주위가 다시금 정상으로 하나둘 돌아감에
사람은 역시 사회적 동물이란 말씀이 맞구나 ~~
차츰 사람들은 정상화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
일년 후에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그땐 그랬었지?' 할것만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