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배웅
박찬정
찾아 올 손님도 끊어진 밤
슬픔에 지친 시누이는
구석에서 잠 들고
눈자위 마른 나
홀로 벽에 기대 앉아
뜬눈으로 밤 지샌다
검정 치마 저고리
머리에 앉은 흰나비도
이 밤 마지막이다.
오월 초사흘
봄비 주룩주룩 오는데
통영 화장장
처마밑을 서성인다.
아흔두 해
닳고 삭은 육신과 맞바꾼
한약재 두첩 분량의 희뿌연 재
희미하게 전해지는
어머니 마지막 온기
흙으로
바람 속으로
어머니의 귀향
가까운 사람을 보내드릴때 마다 느끼는 이 허전함.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정지된듯한 이 막막함. 이즈음에 상을 당한 사람은 더욱 더 느꼈겠지. 모든 희망까지 날라가버리는 이 느낌이 어서어서 회복 되기를~
금재야 잘 지내지?
시어머니 떠나신 게 불과 두달전 일인데
아주 오래된 일처럼 잊혀지고 있다.
며느리는 역시 남인거야.
우리 엄마 돌아가셔서 부평 시립 묘지에 묻고
한 동안 거기를 지날때마다 눈물 나곤 했는데말이야.
엄마가 병환 드신걸 무심하여 몰랐다는 자식으로서의 자책감
때문에 마음 무거웠지.
그런데 우리 엄마 돌아가시고 얼마 있다가 재클린이 죽었어.
우리 엄마보다 훨씬 적은 나이였지.
재클린이 돈이 없길하겠어. 빽이 없길하겠어. 그래도 죽는데는 어쩔 수 없었던거지.
그래. 우리 엄마도 병들 수 있고, 별 도리없이 돌아가실 수도 있는거지.
웃기는 일이지만 그런 생각이 위로가 되고 자책의 우울에서 벗어났어 . 스므해도 넘었네.
거긴 코로나19 괜찮니?
건강하게 지내라.
'흙으로
바람속으로'
이 글을 보려했나?
어젯밤 꿈에
며칠전 하늘나라로 귀향하신
절친의 어머니가
먼저가신 절친 아버지와 함께
명곡을 유창하게 부르시는 모습을 봤어.
좋은 곳에서 즐겁게 계시는것같아
슬픔이 많이 와해된 느낌이 드네.
<먼저가신 모든 영혼들
평화와 안식을 빕니다>
어제는 지난 오월에 돌아가신 시어머니 생신이었습니다.
돌아가신 해 생신은 차려드리는 거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셔서
우리 어머니가 평소에 좋아하시던 음식을 차려 드렸습니다.
커다란 도미 한마리 굽고, 떡과 식혜, 갖은 버섯넣은 불고기 한 접시
수박 한통, 전과 나물. 별 것 차린 것도 없는데 하루 종일 서 있었지요.
예정에도 없던 제사라서 군일 같고
여름날 불 앞에서 혼자 지지고 볶고 하려니 혼잣말로 투덜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제사지내면서 ' 어머니 요양병원 가신 후로는 변변히 생신상 한번 못 차려드렸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생신상을 받으시네요. 어머니 많이 드세요' 그랬다니까요.
착한 며느님이시네 ~~
시부모님의 위패를 장남인 우리부부가 지난 해에 모신 후로
추석과 구정에 차례도 지내고,
시아버님 기일엔 시부모님을 함께 기제사로 지냈건만
왠지 시어머님한테 죄송한 생각이 들어서 시엄니 기제사를 내일 드릴겁니다.
함께 모시기로 하고는 왜 따로 또 지내느냐고 ~~투덜대는 남편...
늦가을까지 기둘다간 배 곯으실것 같고 또 처음 맞는 엄니 기제사인데...
간단하게 밥과 국, 삼색 나물과 삼색 과일만 놓고 지내지뭐 ~~
아니다 ~~ 엄니 카나다에 오셔서 엘에이갈비 엄청 좋아하셨는데 것도 놓자 !
해서 내일은 처음으로 시엄니 기제사를 드릴겁니다.
유튜브에서 우학스님의 이런 말씀을 듣고는...
'생거진천 사거용인' 이라 ~~
살아서는 진천에 살고, 죽어서는 용인에 머물러라...
결국 산 분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고.
돌아가신 분을 잘 챙기는 것도 산 사람의 음덕을 기리는 것이란 말씀에
힘이 납니다.
찬정님 ~~
복많이 받으실껴 ~~~!!!
흙에서 온 육신
한 줌 재가 되어 돌아간다.
움켜쥐었던 손
가지런히 포개어 배 위에 올리고
희로애락 휘몰아치던 순간도
관 속에 다 담아 버렸다.
이별의 슬픔도
기억 속에 남겨둔 추억도
머잖아 먼지가 되어 흩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