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및 기타 문학적인 글을 쓰실 수있는 공간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주 낡은 갈색 머플러를 찾았습니다
세상을 떠나시기 전 어머니의 육신처럼 낡고 헐어서
몇 가닥은 올이 풀어지고
갈색 실 사이로 희끗희끗 흰 머리 날실이 보입니다
그래도 당신이 기력이 있으실 때
노인복지회관에서 수지침을 배우고
어려운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그때 어머니는 이 갈색 머플러를 두르시고
한 걸음 두 걸음 산동네를 올랐다고 합니다
어느 날이었던가
"얘야, 오늘은 어느 할머니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고
다 꺼져가는 연탄불을 갈아주었지."
당신 얼굴에 스쳐 가던 그 행복한 미소
이 갈색 머플러도 함께 했겠지요
다시 봄이 오는 길목
유난히 바람 많은 캘거리 들판에 서서
어머니의 갈색 머플러를 두르고 있으면
어머니의 손길이 나를 감싸는 듯 포근하기만 합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쓸쓸한 딸 마음에 둘러보는 어머니의 갈색 머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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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7 09:45:49 (*.114.14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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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후배! 오랜만이에요.
시집에서 읽었던 까닭인지
더욱 친근하게 다가 오네요.
우리가 멕시코 유람선상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후배는 어머님의 유품 갈색 머풀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맞는가요....
종종 뜻 깊은 글로 여기에서 만나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