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섬머타임/김옥인
나는 여름절기가 시작하는 6월 23일에 태어났다.
그래서인가 여름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다. 이곳 유럽에 와서 알게된 별자리로는 '게' 자리이다. 그러하니 물을 좋아 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바다가 없는 오스트리아에 살다보니 휴가를 저절로 바다로 가게되는데, 이번 여름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섬에서
정말 물만난 물고기처럼 지내다
왔다. 이제 귀가하니 온도차로 목감기에
걸려 꼼짝 못 하고 집에만 있다. 성게가 답답하여 아직도 한 열흘 남은 여름절기를
아쉽게 보낸다. 여행지 곳곳에서 마리아 칼라스를
생각하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오늘 그녀가 부른 섬머타임을
대하면서 다른 대중음악가들이 부른 것과
또 다른 맛을 느끼며 그 때 한 여름 그 곳으로 다시 가본다. 여행에도 일종의 리드밐이 있다. 여행의 마지막 며칠은 쉬엄 쉬엄 지냈다. 그러다가 하루는 햇빛도 엷어 더위가 수그러진 늦은 오후에 제일 높은 언덕 꼭대기(Castelmola)를 찾으며 주변을 경관하였다. 그 동안에 돌아 다녔던 곳들이 반갑게 눈에 들어왔다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니 자그마한 성당도 보이고 아주 늙은 고목이 담벽을 뚫고 자라기도... 그렇게 산책하다가 돔성당 앞의 한 카페의 겉장 흑백사진이
마리아 칼라스의 흑백동영상 표지사진에서
입술만 빨갛듯이
파라솔만 빨갛게 처리된 것을 보았었다. 이 처럼 그날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나의 여름은 천천히 마감을 향하고 있다.
2015년
9월 11일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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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광장 맞은편 계단으로 올라가면 카페 투리시의 빨간파라솔이 층층 발코니난간에 펼쳐진 것이 진풍경이다.
실내로 들어가 제일 높은 옥상에서 보는 조망이 일풍경이다.
바로 아랫층 난간에 앉은 사람들을 쳐다보려니 아찔거린다.
종탑이 가깝게 보이는 좁은 난간에 놓인 자리에 앉는다



옥인아! 하늘색 원피스가 너무 멋지구나.
적당히 그을린 너의 건강한 피부와 어울려서 더욱 더~~
나는 음력 8월 1일생 그리하여 여름을 좋아하고 포도는 달고 산다. ㅎ ㅎ
마리아 칼라스 그녀의 깊이있는 목소리 좋아했어.
아름답기도 하고~~
아마도 오나시스가 끝까지 마음속으로 사랑한 여인이었던 건 아닌지~
화려한 인생을 살며 세기의 사랑을 하던 그들도 이제는 다 떠나가고,~
인생은 그렇듯 ~ 그냥 저냥 흘러간다.
반가운 선화야!
적당히 그을은 것이 아니라 아주 다크 브라운이었다오.
하늘색 원피스는 비엔나에서 입었을 때는 좀 눈에 띄어 신경쓰였는데
여기서는 시원하니 주변과 어울려 좋았었어. ㅎ
너의 음력생일을 양력으로 찾아보니 8월 28일 이더구나.
신세대애들이라면 불평있는 때란다.
왜냐구?
방학 때라 친구들이 모두 여행중이라 생일 초대 못한다고서리..
진짜야. 여기 친구가 8월 25일 생일인데
초중고등학교다닐때 학기중에 맞은 친구생일에 선물을 꽤 해 주었었데.
정작 자기생일에는 아무도 없어서 슬펐다는 거야.
근데 우리때는 생일파티 별로 안 했으니 너는 상관 없었지?
네가 포도를 달고 산다고 하니
내가 임신 4개월때 입덧하면서도 포도만은 어찌나 잘 먹었었던지
딸애가 태어나니 까아만 눈망울을 보면서
모두다 ' 포도를 그리 먹더니 꼭 포도알 마냥 동그라네..' 했던 추억이 떠오르네.
선화야!
어젯밤에 감기약을 먹고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꾸다가 깨어나 중간에 일어나서 꿈이어서 다행이다 싶었단다.
누가 선물로 준 것을 여행자 미니버스를 타고 가다가 놓고 내렸거든
내리자 마자 생각이 나서 떠나는 차를 손을 휘저으며 부르는데도 못 보고 가버리는 거야.
그리고 나서는 잠이 다시 들지 않아 지척이다가
지난 날의 영화와 명성을 누리던 이들이 모든 힘을 잃고 고독해 지면
현실보다는 과거의 환상에 머물다가 깨어나는 순간 얼마나 허망할까 싶더라고.
마리아 칼라스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소녓적 그리스계 부모의 이혼으로 자매가 아버지와 엄마에게 각각 나누어지고
그리스에서 엄마랑 살던 마리아는 미국에서 아빠랑 사는 날씬한 언니랑 비교되는 것에 많이 힘들어 했던 가봐.
그후에 미국으로 가 이렇다한 성과없이 지내다 이탈리아로 왔다가 만난
메니져이자 후원자의 충고로 대폭 체중을 감량하고
몇몇 주연가수의 결석에 대리노래하며 행운이 찾아왔다는데
사랑보다는 고마움으로 28세 연상인 그이와 결혼 했던 마리아 칼라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순진했던 그녀 때문에 맘이 아르르 했었어.
오나시스와의 사랑은 세기가 아는 것이니 더 쓸 필요가 없지만,
아들을 낳았는데 바로 하늘로 보내고 절망하던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어.
오나시스의 전처 딸이 중간에 껴서 방해를 한 것이라다던가
물론 가족관계에서는 상대방마다 처지가 다르니 어쩔수 없었겠지만.
재키와 결혼하는 오나시스를 영원히 놓지 못하던 그녀...
오나시스는 결혼 후에도 그녀를 종종 만났다고 하고..
글쎄, 사랑이라는 형태를 어떻게 우리가 정의 할 수 있겠어.
그런데 그녀가 40넘은 나이에 오페라 무대에서 스스로 내리고
제자 양성하면서 연수생들에게 시범으로 보여주던 그 모습,
무대위에 서 있는 냥 열심과 열성으로 부르는 모습에 눈물을 지었었다고 회상한 글을 보면서
나 또한 눈물이 나더라고 .
작년에 파리 여행하면서도 그녀 생각을 많이 했었어.
오나시스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는 수면제없이는 잠을 자지 못했다는 그녀.
파리의 집에서 죽은 다음에도 얼마동안 아무도 몰랐었다니..
얼마나 고독하게 지냈었을까.
이번에 '테아트로 그레코'에서 토스카를 보면서
마리아 칼라스의 음성과 비교하니 좀 미흡하더라고
나는 그녀를 종종 울 엄마와 비교할 때가 있어
같은 1920년대 여성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유럽 여성의 삶을 비교하기도 하고.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진리지?
선화야 !
글이 너무 길어졌다.
여기가 글사랑 방이라선지 마구 글이 나가네 ㅎㅎ
우리 정말 언제 만나서 밤새고 애기 하자꾸나. 안녕 !
Oh your Daddy's rich and your ma is good lookin'
So hush little baby, don't you cry.
물고기는 수면 위로 뛰놀고 목화는 익는데
아빠는 부자, 엄마는 멋쟁이
그러니 아가야 울지 말거라.
Oh your Daddy's rich and your ma is good looking'
So hush little baby, don't you cry
You're goin' to rise up singing
Then you'll spread your wings
And you'll take the sky
But till that morning
There's nothin' an harm you
With daddy and mammy standin' by
(끝)
Maria Callas - summer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