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사려깊은 선물 / 김옥인
"구텐 모르겐! 생일 축하해!"
눈뜨자 마자 찾아온 친구로부터 제일 먼저 축하인사를 받으며 생일 아침이 시작된다.
"아침식사하러 갈까?"
음... 글쎄... 언뜻 대답을 못한다.
얼마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한 나는 절식의 한계를 깨뜨리고 싶지도 않거니와
사무일관계로 메일과 전화를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부러 배려해서 찾아 준 친구에게 생일날도 일한다고 뭔 소리를 듣기 싫어 속으로만 생각한다.
"그럼, 내가 아침식사거리를 준비해 올께. "
"그럴래? 그럼 그동안 나는 몇개의 서신을 보내고 있을께."
"무얼 먹고싶니? "
"음... 양송이볶음, 멜론과 슬라이드 햄, 그리고.. 니 맘데로 해."
"알았스!. 그럼 좀 이따 보자."
친구가 나가자 부지런히 메일들을 체크한다.
' 띵똥!...문자가 온다
' 생일 축하해 ' 마리아가 보내온 것이다.올해 10년지기가 된 타이완 친구이다.
'고마워!' 답신을 보내며 얼마전 자기집에서 따온 체리들을 풍성히 나누어 주던 따스함과 겹치면서 진득한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친구가 아침식사거리를 준비하여 돌아온다.
"어, 아직도 안 끝났어? "
"응, 금방 끝날거야."
"사실 조금 있다 누가 오거든... "
"그래? 누구?"
"생일선물을 가지고 올 거야. 그러니까 옷을 좀 갈아입고 기다리는게 좋을 텐데.."
"어머! 그럼 진작 얘기하지 .."
옷을 갈아입으며 , 어떤 선물인데 아침부터 배달이지? 무어지? 속으로 궁금하다. ㅎ
그러는 사이 초인종이 울린다.
"사층 15호입니다." 친구가 인터폰으로 알려준다.
나는 사진기를 가지고 문가로 가서 친구에게 건너주며,
"선물 받는 기념사진 부탁해"라니
"무슨 사진을 내참!" 어이 없어한다.
가방을 든 한 남자가 대문을 열고 기다리는 우리에게 닥아온다.
어머 선물 아무것도 안 가지고 왔네..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 어서 들어 오셔요."
" 피아노는 어디 있지요?"
아니??????? 그럼 피아노 조율사?
그제서야 눈치를 챈다.
" 너! 생일 선물로 피아노 조율을 해주는 거야?"
" 응! 네가 요즘 연습을 열심히 계속한다고 해.. 기특해서 ㅎㅎㅎ"
지난 4월과 5월, 영국여행중에 내셔날 트러스트 6군데에서 피아노 치는 기회가 있었다.
미리 준비를 하고 쳤던 것이 아니라 좀더 레퍼토리를 위해 연습을 해야지 결심을 하며
다녀와서 꾸준히 연습을 했었다.
4월 초에 다친 왼손이 아직도 완전히 회복안되어 간간히 물리치료를 받지만,
오른 손위주로 연습하며 즐기고 있었다.
'에릭 사티'를 좋아하는 친구가 다음에는 레퍼토리로 그의 곡을 잡으라고 청하기도 했었다.
여러악보들을 준비하면서 다시 소녓적으로 돌아가는 기쁨을 가지게 되었다.
피아노 고음이 좀 불안하지만 장마철이 지난 후 조율해야지 생각하고 미루고 있었다.
거실로 안내되는 동안 우리의 대화를 듣던 조율사가 환하게 웃으며
한 시간 반동안 걸린다고 한다.
친구가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서재에서 컴퓨터사무처리를 하며 거실로부터 들리는 조율소리를 정답게 듣는다.
세상에 이리도 사려깊은 생일선물을 받다니..
생각하면 할수록 친구에게 고마웁다.
" 아침 먹자! 어서 와!"
부엌으로 가니 내가 원하는 데로
소금과 후추로만 간해 볶은 양송이와 멜론등등..
그리고 샴페인.
" 칭!"
조율이 끝났다고 와서 쳐보란다.
스케일, 화음등등 훑어보고는 바흐의 평균율을 친다.
이 날 ,
이 순간,
이 생명을 지켜주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2015년 6월 23일 아침에
비인에서
슈노언니!
찾아오셔서 케이크를 주시니 고마워요.
아침에 받은 친구의 선물에 감동하여 필이 꽃혀 나가는 데로 글을 올렸어요.
나중 훗날에 읽으면 더 좋을 듯해서요.
느을 건강하세요.
언니
너무나 좋은 글 읽고 좋은 음악 들으니 피로했던 하루가 위로받는 느낌입니다.
축 하 드 려 요!!!
체중 조절 계획도 축하드리고요^^
친구분들과 좋은 친구 피아노와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 보내
시기를 빌어요.
옥규후배!
오랫만에 만나네요.
좋게 읽어주고 음악으로 위로가 되었다니 많이 기뻐요.
얼마전 인일 동문이신 필자께서( 그 분이 원하시지 않아서 자세한 독후감은 생략해요)
십여년 전에 출판하신 책을 직접 보내주셔서 받아 읽으며
세상에는 많은 은총을 받으신 분들이 곳곳에 계심을 느꼈어요.
그 분의 진솔한 글을 읽는 내내 제속에 기쁨이 솟구쳤어요.
읽는 이에게 이런 감명을 주시는 그 분에게 여러가지로 많은 것을 배웠지요.
옥규후배!
이제는 지나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욱 중요하다고 깊이 생각해요.
그래서 하루 하루 밝게 살아가려고요.
축하 감사해요.
옥인후배 !
생일달이 6월이군요, 나도 같은 6월이랍니다.
아, 흐뭇한 정을 나누는 생일 일지가 정말 아름다워요.
생일 축하합니다.
??해피 해피---- 옥인 선배님 글 실력이 나날이 엎 엎 하네요 캘거리의 맑은 하늘 시원한 바람 천국같은 구름을 실어 보냅니다
Prelude and Fugue No. 1 in C major, BWV 846, from Bach's Well-tempered Clavier, Gulda pian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