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제 뜯어 놓은 상추도 조금 남았고, 얼갈이 솎은 것도 조금 남았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 마음이 바쁘게 밭으로 간다.
음식쓰레기 모은 것을 들고, 비닐 봉지 몇 개 들고 밭으로 간다.
구덩이 파 놓은 곳에 쓰레기를 넣고 퇴비를 섞어 놓는다.
오늘 먹을 상추와 데쳐 얼려 두고 먹을 나물거리, 국거리를 준비하려 한다.
가 보니 할머니가 벌써 오셔서 마무리를 하고 계셨다.
내가 심고 뿌린 상추와 시금치는 빌빌거리고 크지도 않아(으휴~~ 잡아 뽑을 수도 없고)
(그래도 예쁘지? 드문드문 부추도 있다. 너희들 왜 거기 있니?)
할머니가 뿌린 상추와 얼갈이를 솎아와야 한다.
어쩜 그렇게 티를 내니.....?
(참말 보드랍고 예쁜 애기상추)
가지에 꽃이 피었다.
보라꽃. 내 눈에는 벌써 가지가 주렁주렁~~
(오늘 점심 때 먹을 것만.
오늘 할머니한테 먹을거리를 하나 더 배웠다.
닭의 장풀 즉 달개비다. 이게 몸에 좋은 거라고 할머니가 똑똑 따 주신다.
처음엔 잘 안 보이더니 따다 보니 쏙쏙 그것만 보인다.
오늘은 닭의 장풀과 질경이를 따온다. 할머니는 나물 해 먹으라고 하는데 난 그냥 된장국을 해 먹으려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정말 닭의 장풀 해 먹는 법 이렇게 나온다;;)
집에 와서 상추는 깨끗이 씻어 쌈 싸먹고
나머지는 데쳐 봉지 봉지 넣어 냉동해 두었다.
내일은 파주에 다녀와야 한다.
힘든 과정을 끝내고 회복중인 분과 산책도 하고 목욕도 하려고.
오늘 아침 요양병원에 계신 그분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 한가롭고 평화롭다.
암이 준 보상인가~~? 산중일기-
이렇게.
참 사람 일 마음먹기 나름인가 보다.
좋은 휴일 보내시고~~
토요일 저녁에 무슨 가수의 콘서트 가는 약속이 있었단다.
(그 선생님이 그 가수 매니아라서 표를 끊었나 봐. 내가 물 흐리면 어떡하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해서 갔다가 시간 내내 서서 팔을 휘둘렀단다.
분명히 핸폰에도 저장해 놓았는데
완전히 잊어버렸어.
7시 30분에 시작하는데 20분이 되어서 전화가 온 거야.
어디세요?
어머나!!!!!!
미친듯이 이만 닦고 모자 쓰고;; 버스 타고 택시 타고 갔단다.
어찌나 미안하고 두려운지......
어쩌지...... 끝나니 밤 11시.
맥주나 딱 한잔 하자고 가면서 미안해서 어쩌냐고, 나 왜 이러냐고 중얼중얼댔더니
어떤 사람 이야기를 해 주면서 그 사람에 비하면 좀 낫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그날 운동회가 있어서 추리닝을 입었는데
곧 문상을 가야 할 일이 생겨
옷을 갈아입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대로 차 있는 데로 갔대.
근데 옷! 생각이 나서 다시 집으로 갔다네.
집에 가니 내가 왜 왔지?
하면서 그냥 추리닝 입고 학교로 갔다네.
그래서 다시 퇴근하고 집에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왔다더라.
그게 요즘 최고의 건망증으로 뽑혔다는데.....
에고~~ 큰일났다!
6월 13일 계족산
잘 기억하고 있니?
정원이 책은 다 만들어졌을까?
은혜랑 선희, 선자...는 지금 스위스를 여행하고 있을까?
딸 시집 보낸 혜정이는 한 달 예정으로 미국에 간다고 했는데
잘 갔을까.....
건강히 잘들 지내시고~
옥규야 !!!
그저 또 ~ 감탄한다.
네 일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