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지금도 농사짓니? 라는 질문을 받고 헤헤 웃었어.
농사는 무슨.....
그저 이제는 조금 낯설지는 않게 된 상추 모종 심는 건데...
봄을 많이 기다렸어.
흙도 고르고 비료도 뿌리고 씨도 심고 모종도 심고.....
할머니가 오래 보이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겨우 내내 다니시던 경로당 화투 친구들이 놓아 주지를 않았나 봐.
요즘엔 얼갈이 솎은 것과 상추 솎은 것 먹고 나눠주느라 바쁘단다.
이건 완전히 화수분이야.
솎고 또 솎아도 계속 나와.
너무 보드랍고 맛있어 매일 쌈 싸먹고 된장국 해 먹어.
비가 오면 너무 좋아.
내가 배부른 것 같단다.
나무 위에 딱따구리 조그만 새가 똑똑거리며 구멍을 파고 있고
쑥쑥거리는 새소리도 듣기 좋고.
할 일도 없는데 괜히 왔다 갔다 한단다.
잘들 지내지?
우리들 다음 달 6월 13일에 대전 계족산에서 보는 거지?
그날 못 보는 친구들도 모두 잘 지내요~~
<고추 모종과 가지 모종, 토마토 모종을 심는 할머니
할머니가 오시니까 밭이 꽉 차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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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규 농장이 제법 규모를 갖추는 것 같다 ㅎㅎ
소담스럼게 바구니에 담긴 싱그런 상추를 보니
내 입안에 상긋함이 한가득이다 ..
산해진미가 차려진 밥상에서보다
갓 솎아낸 어린 상추와 쌈장이 놓인 밥상에서
더 큰 행복을 느끼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자기 손으로 심고 가꾸고 뽑은 상추일진대...!
사진에서 보다시피 여기는 농사에 알맞은 곳은 아니야.
나무가 많은 숲이라서 햇빛이 귀하지.
할머니는 늘 눈을 들어 나무들을 보며 햇빛길을 가늠하지.
며칠 전에도 콩하고 여주, 들깨를 심었는데
해가 있는 곳을 어렵게 찾아가며 심었어.
그래서 여기서 나는 것들은 어차피 아는 사람들끼리 나눠먹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야.
그럼 할머니는 어떻게 장사를 했나?
알고 봤더니 백사실 안골 동네나 부암동 저 위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갖고 오는 걸 대신 팔아 주는 거였어.
암튼 나만 신나게 먹고 있는 거라니까.
이젠 손바닥에서 초록물이 묻어날 것 같아.
나두 농사짓는다...?!
아는 분이 양평에 땅을 사놓았는데
오랫동안 아무것도 심지 않아 벌금 물게 생겼대..
트랙터 불러 땅을 고르고 무슨 콘테이너도 가져다 놓더니
나한테 땅을 한 고랑을 무상 임대한다네..ㅎㅎ
그래서 지난 주에 거기다가
블루베리 2그루
방울 도마토 4그루
가지 2그루
피망 2그루 등등 심었어
또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매실나무를 10그루 사서 심고 기증(?)했다
꽃과 열매는 우리가 갖기로 했어
매화꽃 피면 꽃봉우리 퍼지기 전에 따서 매화차 만들려고.
매화향은 정말 좋지~
근데...너무 멀어서 한달에 몇 번이나 갈 수 있을지.
적어도 두 번은 꼭 오라는데.
그것들 심어놓고 오니 그냥 눈에 아른거리네
옥규 맘을 알 것 같은데..
나는 아무래도 시늉만 하다 포기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그래도 땅에 뭘 심는건 참 좋다~~
오늘도 일이 있어 퇴근하니 일곱 시가 넘었어.(회사에 비하면 빠른 거겠지만)
어제는 비가 왔고 도무지 상추가 눈에 어른거려 참을 수가 없더라고.
살짝 어두워지려고 했지만 밭으로 가서
상추랑 얼갈이 또 솎아가지고 왔어.
깨끗이 다듬어 씻어
막걸리 한 잔 마시며 상추쌈 해 먹었네 ㅎㅎ
왜 얼굴이 빨개? 하는 식구의 말에
요렇게 예쁜 상추쌈 먹으니 막걸리 한 잔 안 할 수 없네 하며.....
은혜야~
축하하지만 너무 멀구나.
그래도 걱정은 마.
왜냐면 걔들이 너를 부를 테니
너도 모르게 가게 될 거이다.
옥규야
농사 일기 재밌게 보고 있어
내 맘도 싱그러워 지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