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한 잔의 술을 올립니다.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 놀라 술잔이 넘칩니다.

이 술은 술이 아니고 넘치는 유혹입니다.

차마 못 했던 말들을 깜쪽같이 숨기고

사랑하고 사랑마는 법을 배우라 하셨지요.

 

당신이 따라주는 술 한잔을 목숨처럼 마십니다.

이 술은 독한 술이 아니고 눈물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동안

조그만 몸에 눈물은 왜 그리도 많았을까요?

나는 눈물때문에

당신 밖에 세상을 보지 못 했습니다.

갈 길은 멀고

해는 저무는데

꿈인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꿈은 무슨 罪일까요?

 

아닙니다.

그 때는 눈멀고 귀멀어 미처 생각지를 못 했습니다.

사랑이 형벌이었음을 말입니다.

 

당신 손을 잡고 울고싶었던 날들

술은

달기도 하고 쓰기도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