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에 삼성전자 직원인 지인으로 부터 공짜로 애니콜 핸드폰을 얻었다.

너무 작아서 보는 사람들마다 "귀엽다, 예쁘다" 찬사가 가득했다.

이젠 적어도 스마트한 3G나 4G 시대인데 나의 작은 핸폰이 고장이 안나는 기라.

 

지하철에서나 하물며 길을 걸어가면서도 모두 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요즘은 노인들도 다 들여다 본다.

그래서 교통사고도 많이 났다고 한다.

만약 내가 스마트 폰을 가진다고 해도 나는 그런데서 안 보면 되지.

그러니까 살까? 아니다. 난 스마트 폰이 싫다.

필요한 정보와 대화는 데스크 탑 컴퓨터로 하면 된다.  

휙휙 지나가는 화면이 어지럽고 나의 사색 시간을 빼앗아 간다.

버스나 전철을 탔을 때 사람 구경도 하고, 밖도 내다봐야지.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요즘은 접속은 있으나  사랑이 없는 시대라고 하던가.

물론 스마트 폰으로도 정보 교환은 물론 대화하고 교감하고 공감하고 사랑도 하겠지?

그러나 양이 너무 많다. 그 많은 오고 가는 교류속에 깊은 감정이 일어날까?

슬로우 라이프를 살고 싶다. 지금 내 생활도 너무 번잡한데 폰까지 바꾸면 얼마나 더 정신이 없을까?

그래서 나는 2G 폰이 좋다.

 

며칠전,

정숙 회장님의 부탁으로 우리 3기 친구들에게 걷기대회 안내 문자를 그룹으로 100여 통  보내고 나니 "문자 보내기와 문자 읽기"가 고장났다. 껐다가 다시 켜도 역시 안된다.

먹통이 되니 "아차! 큰일 났다"  왠지 불안하고 안절부절하게 된다.

어디선가 지금 급한 연락이 온것 같고 내가 문자를 못 받아서 시급한 일을 처리하지 못한 것 같다. 

아! 그동안 얼마나 핸폰에 길들여 있고 중독되어 있었는지?

 

오후에 AS 센터에 가서 직원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고장난 핸폰을 내밀었다. 직원이 해보니 멀쩡하게 잘 작동되는 것이 아닌가?

직원의 말: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보내서 일시적으로 과부하가 걸린 것이란다.

다행이다. 안심이 된다.

"더 늙기 전에 이 참에 바꾸라"는 친구의 말에 하이마트에 가서 스마트 폰 가격을 알아보니 공짜도 있다.

진열된 폰을 몇 번 열어도 보고 들여다도 봤으나 멀쩡한 내 구식 2G폰 만은 못한 것 같아서 못사고 왔다.

내가 폰을 바꾸는 것은 아마도 고장나는 날이 될 것이다.

 

 "나는 천천히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