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이 내리는 곱디고운 봄날의 일요일~늦자고 깨보니 

영택씨는 산으 내빼 버리구

시끌  법석 떨던 외손주 녀석들은 지고모네  놀러가구

모처럼  절간 처럼 조용한 집에  나만의 시간을 만끽하며  

널널히 보내  보자구 작심하고 집안에  틀어 박혀  게으름 삼매경에  빠져 보는데  이것도 할 짓이 아니다?  

누어서 쉰다고 쉬니 허리 아픈게 보통이 아니고

운동 부족인지  산소 부족인지

머리 까지 지끈 지끈 쑤셔온다.


행장 가볍게 차리고 집을  나서본다.

지은지 오래 된 우리 아파트는 오래 자란 수목 들이 자랑꺼리이다.

온갖 꽃들이 봄의 교향악을 연주하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때 맞춰 피고 지는 꽃들을 바라 보며

우리의 삶에도 다 때가 있음을 다시 생각 해 보게 된다.


재작년 까지도 동창모임에  삼십명 남짓 모이던 친구 들이 

올들어 부쩍 줄어 들어 절반도 못  모이게   됨은 

순전히 세월 탓 나이 탓으로 돌릴수  밖엔...


아직 까지 별병없이 건재한 친구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흐려지는 기억력과 건망증은 애교로 봐두자.

후 딱 하면 찾아오는감기  정도는 손님으로 쳐주자.한무릅 쑤시고허리 아픈것은 통과의례로 쳐면서 봐주자.

헐압과 당뇨는 왜 친구 하자는 거냐?

그리구  백내장은 뭣 때문에 곁다리 붙는거인지~~~나원 참!

그런데 정말로 불청객인  저세상으로 초청하겠다는 옵쓸병은 당분간 사절하자!

그리고  중풍과  치매는 아예 인연 을 끊어  버리자!


봄빛은 찬란한데..

봄꽃은 황홀한데....

나이 탓 으로 돌리는 것이 속 편 하겠지?


요즘은 긴여행도 머리 좀 쓰게 된다.

가벼운 근거리 여행에도 맥  못쓰게 다녀 오면 피곤하기 때문이다.

나 답지 않다는 자괴감이 슬프게 하기도 한다.


이생각 저생각하며 혼자 걷다보니 부평공원이다.

부쩍 사람들이  많다.


화창한 봄날을 그냥내버려 둘수없는 모양이다.

가족단위로 벗들 과 함께 하는 모습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우리 친구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그래도친구들과의  만남은 함께 공유한 많은  것들로 공통의 대화로

끈임없는 엔돌핀이 가동되는 즐거움이 있는데...



그래

다 때가 있는 법이야!  그나마 요정도의 건강이있을 때 그리고 정신이 있을 때 만나서 건강한 수다와 함께하는 기쁨을 누려야 될것 가따.

이런생각에  친구들 

넉넉 한 마음부자 친구를 생각이 나던데....


그러니깐 서글픈  마음이  가셔 지던걸~~~

다음 모임엔 어떤 친구들이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될카 하는 기대감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 발길은 집을 향하고 있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