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친구들!!!
반갑다.
잘 지내지?
나도 잘 지낸다.
내 정신빠진 에피소드를 고백할게.
지난 토요일에는 손님을 청하고 밥을 내는 날이었어^^
나는 메뉴를 정하고 시장을 먼저 봤어.
집에서 차를 타고 시장에 다녀와야 하므로
식재료가 빠질까 봐 메뉴표를 들고 시장을 본 다음
그걸 다시 싱크대에 붙여 놓고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단다.
점심이라 마음이 바쁘니 새벽 다섯 시부터 일어나서 진행을 했어.
(아침이 바쁠 것 같아 청소와 은수저 닦기는 그 전날에...완료)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메뉴표를 계속 보면서 만들었지.
드디어 12시에 손님들이 오셨고 나는 그때부터 정신없이 상에 음식을 날랐지.
평소에는 먼저 셋팅을 해놓고 밥을 바로 먹는데
이날은 예배를 드리고 먹을 것 같아서 상 준비를 안하고 있었거든.
우선 입 안을 가시라고 내맘대로표 식전 음료를 만들어서 대접을 하고
본음식을 냈는데
여기서부터 내 머릿 속에 차질이 생긴 거야^^
아침도 안들고 왔다는 인사에 그만 당황을 했고 미리 셋팅이 안되었다는 생각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
메뉴는
1. 무쌈말이,
2. 그릭 샐러드,
3. 얼갈이배추 겉절이,
4. 훈제오리와 쌈,
5. 유산슬,
6. 스파게티는 오벌 큰 접시에 담아서 내기,
7. 그리고 고등어 시래기찜과 밥이었거든^^
여기까지 정하고 음식은 차근차근 준비했고
정해진 시간 내에 미션을 잘 완수했으며
정말 고맙게도 다들 잘 들었어^^
중간 쯤에는 나도 끼어서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며 먹었고.
밥이 없어도 좋다고 해서 밥은 아예 내지도 않았어.
그리고는 목사님 내외분은 일찍 갔고
나머지 분들만 남아서 이런저런 회의 겸 담소를 나누는데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아뿔싸.
그때서야...고등어시래기찜이 빠진 게 생각나는 거야....ㅠ.ㅠ.
참...나 ...원.....^(^
하도 어이가 없이 아주 허탈하더군.
중간에 고등어찜이 정말 전혀 생각이 안났거든^^
설겆이하면서 막 화가 나더라..
혼자 창피하기도, 부끄럽기도 하고....
에고고....
이젠 음식할 때 뿐 아니라 음식을 낼 때도 메뉴를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
다행하게도 이분들이 저녁까지 있게 되는 바람에
고등어찜과 밥과 밑반찬으로 저녁을 먹어서
점심에 선을 보이지 못했던 고등어시래기찜이 저녁 상에 오르게 되었지만
나의 건망증에 정말 난감했던 날이었어^^
아공...생각만 해도 심히 혼자 부끄럽고 창피한 기억이다.
이렇게 정신없는 나...
어디다 쓰니?????
정말 기가 막히는구나...ㅠ.ㅠ.
너희들은 건망증 에피소드가 없니?
아..요조숙녀들이라 없다고요?
나는 무수히 많다....ㅠ.ㅠ.
이걸 어쩐다니?
헐;;;;;;;;;;;;;;;;;;;;^_^
반짝이는 은수저보니
내 주방 서랍에 대접 못받고 있는 은수저가 불쌍하네.
접시도 봄같이 화사하고
공들여 말아놓은 무쌈말이
하나 집어 먹고 싶다
음식을 참 예쁘게 잘 만들고
셋팅도 멋지게 하고...
식사 대접 받는 분들은 행복했겠다.
인희는 제 일도 바쁘면서 살림도 품위있고 깔끔하게 하는가부다. 박찬정이 배울 점.
아이들 기를 때는 어쩔 수 없었더라도 우리 나이쯤 됐으면 시간 여유 있겠다, 살림에 관록도 붙었겠다,
집에서 기품있게 차려 우아하게 접대하면서 살 수 있는데 자꾸 꾀가 나고 엄두가 안 난다.
무엇에 미쳐 사느라 그러는지 나두 모르겠네.
나에게도 손님용 은수저가 열 벌 있는데 일 년에 서너 번도 안 쓰나봐.
우리 엄마가 내 혼수 해주실 때 은수저를 우리 내외 것 두 벌만 해 주셨어.
그러니 손님이 한 사람만 와서 겸상을 해도 모두 스텐레스 수저를 놔야 하는 게 마음에 걸렸어..
친정 엄마 살림엔 은수저가 열 벌쯤 있었지.
혼자 사시던 살림이니 돌아가시면 다른 건 몰라도 은수저나 두어 벌 집어와야겠다고 내가 별렀는데
우리 언니가 우리 큰올케한테 손님 많이 치룬다고 다 가져가라고 했대. 벌써 차에실어놨더라고.
두 벌만 달라하기도 치사스럽고 슬그머니 약 오르더라구. 홧김에 목돈주고 열 벌 샀어.
그거 꺼내어 쓰는 날이 해가 갈수록 뜸해지네. 나에게는 은수저 눈독 들이는 딸도 없으니 내가
마르고 닯도록 쓰고 죽어야 할텐데두.
찬정아....
요리에 관한 한...
나는 어느 것 하나 잘 하는 것도 없고
스스로 갖는 자부심도 읎어.
자부심없고 주눅드는 거...그게 더 큰 문제지....
그런데...7남매의 장남으로 시집을 갔기에
그릇과 수저는 좀 많은 편이야.
친정어머니도 내가 시집을 갈 때에
시댁 식구가 많다고
없는 돈에 은수저 한 죽(열벌)은 해줬거든.
그리고 동네에서 계를 하자고 해서 은수저 계를 했고(ㅎㅎ)
거기서 한죽을 또...
그리고 시어머님 돌아가셔서 또 한 죽.
암튼....세 죽이 있고 부부수저가 여러 세트 있게 되었어.
말을 하다보니 나는야...은수저부자네...ㅎㅎㅎ
요즘은 국산 스테인레스 수저도 예쁜 거 무척 많고
서양식의 커트러리도 좋은 게 많아서
사실 수저 때문에 밥을 못먹지는 않지.
자유하고 살면 될 것 같아.
그챠?ㅎㅎㅎ
그런데...나는~~~~
이렇게 좀 있으니 그저 평소에 활용을 해야 되어서
그렇게 준비만 할 뿐이야^^
음식은 많이 부끄러워.
식영과도 나왔건만 늘 내맘대로 하거든^^
그래서 어디가서 부끄러워 명함도 못내민다.
오히려 숨기고 싶지.
그러나 레시피대로는 못하지만 그날의 식재료에 따라서
이것저것 섞어서 그릇에 한가득은 만들어 낸단다.
오시는 분들이 그럼 잘들 자시고....
잘 드시는 것이 나를 더 엉터리로 만드나?ㅎㅎㅎ
암튼...난 참 엉터리야!!!
고건 사실이거든^^
현숙회장님댁,그것도 별장에서의 만찬이 나는 더 근사하던 걸!!!
진심이야!!!
나는 그냥 정말 내맘대로표로 요리를 한단다.
그래...어쩌면 창작을 잘 하는 지도 모르겠네...ㅎㅎㅎ
언제 한 번 친구들을 부를 날이 있겠지?
그리 하고픈 소망을 품어 본다^^ㅎㅎ
이날 낸 그릇은 어릴 때부터 정말 이뻐하던 건데
(엄마아 우리 어릴 적 일본주부잡지를 좀 보셨거든.
거기서 보고 눈독을 드린 그릇이야..ㅎㅎ)
목돈을 들여 구입을 해서 상을 차려 보니
정말 아니어서 완전 실망을 했던 그릇이란다.
큰 돈 들여...낭패를...ㅠ.ㅠ.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요즘은 그런대로 잘 쓰고 있어.
웃기지?
우아하게 잘 차렸구나... 맛난 음식 먹고 싶어지네
그 정도의 건망증은 애교에 속하지... 더한 일들도 많은데...
재미있는 글과 멋진 사진 잘 보았어...
유경이는 백년 손님을 본지 얼마 안되었으니 우아한 장모님 체면땜에라도
품위있는 상을 차리지 않을까?
난 일본에서 국적 불명의 요리를 많이 했었다. 한국 요리 재료가 다 갖춰져 있지 않으니까
비슷한 걸 대용으로 사서 하면 제대로 된 맛이 잘 안나지. 남편이 알면서도 빈정거리느라 이 요리는 제목이 뭐냐고 묻는다.
나도 비슷하게 흉내만 낸 요리가 면구스러워서 "그냥 내 창작 요리야 "
?와 대단하다 이렇게 멋진 식탁을
그정도 잃어버리는 일 ...
난 예전에 졸업햇는데 요즈음은 이민 초창기처럼 그렇게 자주 손님 치루는 일이 적어서
인희 식탁 차리는 센스가 보통이 아니네
배우고싶다
나도 미라처럼 불쌍한 은수저..
기념으로 사놓은것. 선물받은것.이
어딘가에 박혀있구나...ㅎㅎ
전에는 지인들을 불러 얼큰한 찌개에 술한잔?씩 하는 자리를
많이 가졋었지만..
이제는 시들하니... 서로 바쁜지..은수저를 쓸일은 별로 없구나..
그나저나 이건 건망증이라기보단 음식 자랑 같은디??~~^^
인희의 초댓날에 나도 낑길수 잇을까?
그렇다면 건망증이 맞는거 같다..
기꺼이 갈수있고 가보고 싶다... 한수 배우러......
요새 아파트를 누추하다고 하기에는...
우리집같이 오래되고 낡은집을 누추하다고하는거 같당...ㅋ
이쯤에서 일단 교통정리를 한번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인희가 즈이집에서 우아하게 한판 벌린다고 광고를 치고서 안 부르면 건망증이 도졌는갑다 생각하고
불렀는데도 안 가면 고것은 치매가 왔는갑네 치면 되제.
부르면 나두 달려가고는 싶지만 노자가 솔찮게 드는 관계루다 이 몸은 자제하는거고.
햐~~ 상차림이 그림이네.
맛난 음식 그림으로 보며 침만 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