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난주야,나 하와이 가려는데 같이 갈려?"
"하루만 시간을 줘,생각좀 해 보고 연락할께"
5시간만에 난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래 가자,남편하고 애들에게 모두 오케이를 받았어"
목요일 전화통화하고 호텔 예약하고 비행기표 끊고
통 연락도 안하고 있다가,토요일 난주가 다시 연락이 왔다.
"얘,내일 공항 어디에서 만나는 거니? 비행기 회사는?"
아하 그랬구나,그냥 가자고만 하고 어느 비행기를 타는 것도 안 가르쳐 줬으니 나도 너도 참 너무했다.
아버지 상을 치루고 병원에 한달을 쉬겠다고 해서 휴가를 받았다.
그동안 지친 나를 돌아보며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했고
아무곳이나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은 너무 춥고,칸쿤이나 카르비안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무리다.
하와이는 5시간 반이면 갈 수 있고 기후도 괜찮을 듯 싶다.
카우와이라는 섬이 있단다.
몇년전에 사 놓은 타임쉐어가 그곳에 있다는 걸 얼핏 본 기억이 나길래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하고
아무 사전지식이 없이 길을 떠났다.
그래도 난주는 인터냇을 보고 약간의 정보를 나에게 알려준다.
참 아름답단다.
그래? 그렇구나 가보자 !!
바람이 많이 분다
여기저기 닭들이 천지다.
야생닭은 잡을 수가 없단다.
한국같으면 씨도 없이 잡혀 먹었을 닭들이 그야말로 제 수명을 다하고 죽는 곳이다.
호텔에 들어서 자고 다음날 아침해를 보러 몇분 걸어서 호텔옆의 비치로 갔다
구름이 끼어서 해 뜨는 건 구경을 못했지만 아름다운 아침바다에서 사진을 몇장 찍었다.
선셋 크루즈를 했다.
파도가 심해서 갑판에 앉았던 노부부의 옷이 홀딱 젖는다.
재주 좋은 난주는 배의 캡틴을 벌써 사귀어서 조종석의 자리를 잡아놓고 나에게 눈읏음을 짖는다.
내가 친구하나는 잘 뒀다.
세상은 참 아름답다.
잉크빛 바다,그 색갈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차갑지만,빨려 들지 않을 수 없는 ,보고 있어도 자꾸 보고싶은
매력있는 여인의 색이라고 해야하나?
폴리하이에 거의 다 왔지만 파도가 너무 세어서 배를 그곳엔 대지도 못하고 돌아 왔다
석양이다.
배에서 마이타이를 멋모르고 두잔을 마시고 잠이 들어 버렸다.
돌고래를 보고 지르는 사람들의 환성때문에 '일어 나야지' 했지만
배난간에 기대어 못 일어 나고 말았다.
겨우 석양이 지는 시간에 깨어서 기대를 했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서
바다가 붉게 물드는
기막힌 석양은 못 보았지만--
어떠랴!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말자,세상의 모든 것은 다 사소하다."
이번여행의 우리의 theme 이다.
over the rainbow ! 경쾌한 기타반주의 노래와
코발트빛깔 바다에 서있는 두 여인!
멋지다.
그래, 경수야 그렇게 사는거야.
너만을 위한 시간 여행 참 잘했어.
씩씩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줘서 고맙다.
경숙아
나 이제 장군님이잖아.
사소한 것에 목숨 걸던 그런 시절이 있었어.
모든 것이 낯설고 무서웠던 그런 시절을 지내고 보니,
이젠 살아온 날들보다 남은 날들이 많지 않기에
나머지 날들은 그리 살고 싶지 않은 게 나의 바람이야.
'Sing like nobody hear
Dance like nobody see
Love like never wounded'
라는 유명한 싯귀가 생각나는구나.
사실 살고 죽는 것 외에 뭐 크게 대수로운 일이 없겠지만
죽는 것도 인생의 한 장이며 받아 들여야 하는 우리의 생의 과정이겠지
열심히 살며, 자신의 몫을 다하며 살면 크게 후회가 남지는 않을 것 같구나.
보내준 관심과 격려 고맙다.
다음날은 랜트카를 해서 북쪽으로 운전을 하고 섬을 돌았다.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그야말로 아무도 듣지 않는 듯
둘이 목청을 높여 라디오의 음악을 따라 부르는데
밖에는 소나기가 지나듯 뿌리더니 금방 햇살이 따갑다.
이곳의 typical한 변덕스러운 날씨는 종잡을 수 없는 여인네의 마음 같아서
하루에도 몇차례 가랑비처럼 비가 내린다.
섬 북쪽끝 고속도로가 끝나는 즈음에 wet and dry cave가 있다.
섬을 관광하는 버스를 타고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가이드는 버스를 운전하며 관광객들에게 섬을 보여주는 자신의 직업이
'Best job in the world'라며 만족감과 자부심을 표현한다.
자신은 뉴욕에서 살다가 6년전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카우와이가 너무 맘에 들어서
안정적이던 엔지니어링의 직업을 포기하고 버스운전을 한단다.
나이가 우리 또래인 걸로 봐서는 아마 늦은 결혼이었던 것 같다.
재미있는 히스토리와 특성을 들으며 많은 걸 배웠다.
하와이의 그랜드캐년이라는 와이미아 캐년은 또하나의 장관을 선사한다.
젊은이들은 이캐년을 하이킹코스로 손 꼽는데 베낭을 메고 캐년에서 1박 혹은 2박을 하며
하이킹을 하는 유명한 장소란다.
우리는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광경을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안녕 경수후배!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사뭇 헤어겔로 고정해 놓은 듯 즐거웁네요 ㅎ
아름다운 그곳에 저도 같이 경수후배랑 있듯이 여행기 읽었어요 고마워요~~
저는 이번주 내내 출장다니다 귀가해서 하룻밤지내고
다시 주말에 개인적으로 동알프스 달려나와 눈속에 포옥 파묻혀 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후배의 따스한 정경을 보며 저절로 더 흡연되네요 ㅎㅎ
안녕히...
와이루아 강을 배를 타고 내려가는 보트투어를 했다.
배안에는 훌라댄스를 추는 무희들과 하와이안 노래를 기타반주에 맟추어 부르는 싱어들이
배안의 정취를 더해준다.
난주와 경수가 정말 멋진 여행을 했구나.
경수의 아버지 보내드린 슬픔이 가셨기를 바래.
엊그제 카우아이에 대한 다큐를 보았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어.
오아후나 마우이도 산세가 너무나도 특이하고 웅장해 갈 때 마다 감탄하곤 하는데
카우아이는 거기에 신비감까지 더해지니 꼭 가봐야겠다.
사는 데 크고작은 걱정거리야 당연히 있게 마련이지만 하와이는 온화한 날씨 때문인지
무슨 일이든 감당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갖게해주는 곳이야.
운전면허도 8년 짜리를 주더라~~~갱신비용을 40불이나 받긴 하더라만...
(실은 나, 공식적으로는 하와이 주민이야~~ㅎㅎ)
지인아 안녕?
지인이가 하와이에서 살았는가 보구나
네말대로 그곳 사람들의 싸인이 "hang loose"이더구나.
낚시해서 먹고 살고
수영하고
온화한 날씨덕에 크게 집걱정 안하고 그야말로 '지상의 파라다이스'라는 표현이
썩 어울리는 곳이야.
하지만 지금은 원주민의 거의가 관광산업으로 먹고 사는데 99퍼센트 이상은 백인들이 관광을 온 것 같애.
엘에이에서 direct flight가 있기 때문에 미전역에서 다들 엘에이 공항을 거쳐 가더구나.
추운 동부의 겨울울 피해 피한들을 하는 셈이지
다시 가고 싶은 곳이야.
카우와이를 '가든 아이랜드'라고 부른다네--
호텔의 concierge에게 물었다.
'비치에 가서 수영을 하고 싶은데 어느 비치가 좋을까?'
그냥 별 생각없이 말한다
"다 좋아,그런데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꼽은 세계최고로 아름다운 비치가 있는데 가 보렴"
속으로 비치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며 길을 떠났다.
섬을 한바퀴 다 돌아도 한시간 반 정도면 되니까 별 부담없이.
싸인판도 제대로 안 붙어있는 "하날레이 비치"
'아,이래서 그런 Best beach in the whole world 라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기에 손색이 없이 아름답다.
한참을 걸어가도 정강이뿐이 안 차는 완만한 모래사장을 갖은 바다
얕은 물에서 비를 맞으며 수영을 했다.
?경수야!
내가 오늘은 몸이 아파 가게를 못나간 덕분에 네가 난주와 함께 다닌 여행장소를 즐감했다
정말 속이 탁 트인다
부채꼴로 휘날리는 네 머리카락!
예술이다
네 온 몸에서 인생이 그려지는구나
그럼 또 만나
순정이가 댓글을 달아줬네
몸이 많이 아팠구나
나도 감기에 편도선염에 아펐어
우리 아들들 말처럼 일 시작하고 꾀병을 부리는 것처럼
멀쩡하더니 일 나가는 주부터 그렇더라.
애구 나이가 많이 먹었나봐유
빨리 쾌차하길 바래.
일일 묵상 좀 빼먹어도 돼
너무 그런. 약속에 매이지 말고ㅡㅡ
그냥 네가 나누고 싶은 귀절을 나눠도 되지 않을까?
몸이 아프다니 하는 얘기야.
힘들어 보여서ㅡㅡㅡ
난주야
요즘 가끔 벌써(부사가 많이. 붙었네) 우리의 여행이 생각나고 그곳이 그립다
시도때도 없이 들리던 닭울음 소리하며 습기를 많이 품은 그곳의 휭한 바람하며
문밖만 나서면 온통 아름다운 바다가ㅡㅡㅡ
느닺없는 소나기를 만나도 금방 끄칠줄을 알기에 걱정없이 즐기던 빗방울드르ㅡ
그런데 그곳에 다녀왔다는 사람들 중 많은이들이
너무 boring한 곳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 정말 많이 다르다고 느꼈단다
아름답긴하지만 밤에 할일이 없단다
상가도 술집도 엔터테인하는 곳이 없다는거지
그런면에선 마우이가 더 좋았다는 외국친구들이 꽤 있었어
나는 카우와이가 개발이 덜 돼서 더 좋은 것 같던데ㅡㅡ
경수야!
그렇지 않아도 묵상을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빼먹는 것 같다
교재를 그대로 펌해서 올리는 일인데도 그리되네
아들이 엄마한테 너스레 떨듯 말도 잘 붙히나보다
울 아들은 영 말이 없는데 집에 들어 올 때는 큰 소리로 노랠 부르면서 들어온단다
그럴 땐 진짜 행복하단다
이왕 세상살이 힘든 것- 힘들다고 덜 힘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도 노래 부르면서 살아가야겠다 싶네
내일모래면 육십이니 안 아픈게 비정상이라 생각하니
스트레스는 덜 받는 것 같아
왼쪽 무릎이 아파 절뚝거리는 내 모습을 보곤 남편이 화들짝 놀라더군
지 부인이 진짜 늙어가고 있구나를 실감했나봐
근데 너는 편도가 약하니?
나는 귀가 제일 약하다
몸이 피곤해지면 귀부터 쑤시다
경수야
내가 내 이야기를 어찌 다 쓸꼬?
말도 말아 웬 이민바람은 불어 이곳까지 날아와 그 수많은 세월들을 일만하고 살아 왔는지..
이젠 아파서 집에 쉬고 있어도 궁뎅이가 가만이 있지를 못하네
오랜 세월 팔닥거리며 살다보니 집안에 있는게 오히려 고역인걸....
꼭 페기처분된 기분이랄까?
울 아이들도 내게 질문한다
왜 한국을 떠났냐고
지금은 한국이 얼마나 발전한지 아냐고?
인터넷이나 메스컴들이나 한국 상품등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울 아이들 하는 말이
한국이 캐나다보다 훨씬 낫다하네?
그 말 들으니 참 좋더라..
참 김 연아가 또다시 정상에 오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함께 기뻐하자구나
경수야!
그럼 우리 또 만나자
?
난주야
이 아침바다 생각나지?
너랑 같이한 여행이라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