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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1)....클릭
-10.-
그림에서 보았던 것처럼 낯설지 않은 가로수길을 좀 지나니,왼쪽으로 넓지 않은 강이 보인다.
운전을 하던 남편의 지인 K라는 사람은
"다뉴브강의 줄기입니다.원강은 좀 떨어진 곳에 있지요." 혼자말 비슷하게 말한다.
강을 보고 실망했냐고 묻지는 않지만 여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고 계면쩍어하는 가 보다.
오래전에 비엔나에 와서 음악공부를 마치고 이곳 사립음악대학에서 강의를 한다고 얼핏 들었었다.
여자는 언제인가 읽었던 전혜린이 쓴 수필이 떠오른다.
그녀가 뮨헨유학시절 비엔나를 여름방학에 방문했었을 때,처음에 시내를 흐르는 운하강을 보고 실망하여 시민에게 물으니,알테 도나우강 (Alte Donau= old danube)을 가르쳐주어 찾아가서 감격했었다는...바로 지금 여자가 보고 있는 강을 처음에 보았나 보다.
ㅎㅎ 다행이네.. 미리 알고 실망도, 기대도 없으니...
운하강 다리를 건너니 건물들이 역사를 나타내듯이 묵직하다.어느새 딸애도 깨어나서 두리번거린다.
?엄마!여기가 비엔나에요?.. 와!!..“
K는 딸애가 신나니까 덩달아 신난듯이 여기저기 가리키며 설명한다.
여자는 조용히 앞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는다. 앞으로 한 달간 지낼 곳이다..서두를 필요 없다.
"저...집으로 바로 가고 싶은데요.애도 피곤해하고..“
"아!그러시지요..." 조금 실망한 듯하다.
창밖으로 보니 거리가 한산하다. 5월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닌다.
"저..요즘 날씨가 많이 추운가요?“
"예..좀..그렇지요 뭐."
무슨 소리인지 감을 잡을 수 없게 얘기한다.
K가 구해 놓았다는 집에 도착했다.안에 들어오니 우선 천장이 높다는 것이 첫인상이다.
구조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약간 간격을 두고 식탁과 커다란 식기들이 들어있는 장식장 비슷한 것이 있고 그 왼쪽에는 부엌이 있는데 썰렁하다.그리고 식탁 마주 보이는 문을 열면 제법 커다란 방에 더불침대,소파, 붙장이 옷장, 책상 등등... 그런대로 구비가 되어있다.
(피아노만 빠졌네.. 아니? 뭔 생각을 하는거야.. 한 달만 있을건데..)
휙 둘러보고 그냥 서 있는 여자의 모습에서 그녀가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눈치를 챘는지,
"저.. 그럼, 쉬세요. 여기 전화 번호 놓았어요.내일 연락 주시고요”K는 황망히 떠나간다.
그가 가자 여자는 홀가분해진다.딸애는 자기 가방에서 장난감,책과 그리고 비행기에서 받은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꺼내어 책상에 놓다가 여자를 흘깃 쳐다본다.
"엄마!여기다 놔도 되요? 아니면 저기 놓을까요?" 소파 탁자를 가르키며 묻는다.
"그래 책상에다 놓고 써. 그런데,은지야 피곤하지 않니? 뭐 좀 먹을까?“
머리를 갸웃하더니,
"엄마 우리 나가면 안되요? 동네 구경하고 싶은데...배는 별로 안 고파요,비행기에서 많이 먹어서..“
여자는 웃음이 난다. 어쩜 애가 꼭 내맘을 읽는 것 같을까?
딸애 얼굴을 닦어주고 옷을 갈어 입히고 여자도 대충 차린후 바깥으로 나간다.
돌아 올 때를 생각해 동네 주소를 잘 보아 둔다. 조금 골목길을 빠져나오니 하양과 빨간색으로 된 전차가 다닌다...커브를 돌때 동동~~~동동~~소리를 내면서.
여자는 '닥터 지바고'에서 보았던 전차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혼자 빙그레 웃는 듯한 엄마를 보고 딸애도 그냥 같이 웃는다.
모녀는 똑같이 전차를 보다가 또 똑같이 서로 마주보며 다시 웃는다.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어디서 부터 오는지 해방감이 꾸물 꾸물 일어남을 느낀다.
아무도 우리 모녀를 모르는 거리. 아무 누구도 알지 못 하는 우리 모녀...
시계를 보니 서울시각이 자정에 가깝다.집에 돌아 가서 전화를 할까 하다가 그냥 내쳐 걷는다.
예쁜 닭이 그려진 간판이 보인다
… Wienerwald.... 흠!비인의 숲속?
안으로 들어간다.장식이 알프스풍으로 꽃무늬가 잔잔히 들어간 것이 아기자기하다. 예쁜 애프런을 두르고 머리에 하얀 캡을 두른 여자 종업원이 와서는 독일어로 뭐라고 한다.여자는 영어로 메뉴판을 달라고 한다. 종업원이 가져온 메뉴판에 사진이 들어간 음식을 보고는 적당히 하나를 시킨다.
딸애는 엄마가 영어하는 것이나 종업원이 독일어 말하는 것이나 이해도 못하면서 신기하게 쳐다본다. 종업원이 돌아가자 키득 거린다.
"왜?“
"아니...이제 정말 비엔나 온 것 같아서.엄마가 영어 하는 것 보니까.그런데,엄마는 저 언니 말 알아들었어요? 그리고 저 언니는 엄마 말 알아들었을까?...그런데 재미있다.ㅎㅎㅎ! 엄마는?”
"그렇지..뭐...아니...정말 모르는 곳인데.. 왔었던 곳 같기도 하네 ㅎㅎ”
새로운 곳의 저녁을 모녀는 이렇게 웃음으로 지냈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니 전화가 막 울리고 있었다.한참 전부터 울리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남편인가 보다..
...여보세요.잘 도착했어요.막 전화하려고 했는데요
...당신 말이야, 도착하자마자 전화를 주어야지.잠도 못 자고 벌써 몇 번이나 전화를 했는지..어딜 나갔다 왔소? 겁도 없이 어딜 혼자서 다니요? 애 좀 바꿔 줘요!
남편은 걱정하다 좀 화가 난 듯했다.진작 전화할 것을...
"은지야.아빠야..받아 봐”
딸애는 그제야 아빠생각이 났다는 듯이 눈을 깜빡거리면서 받는다.
"아빠!저 은지에요..네 .잘 도착했어요.' 저쪽에서 뭐라고 하는가 보다 한참을 듣더니,
"ㅎㅎ 엄마랑 벌써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걸 먹었어요.라면은 내일 먹을께..아빠 그럼 안녕! 엄마 바꿔줄께요.“
전화를 전해 받는다.
...당신도 피곤 할테니 이제 자구려..내일 K가 데리러 올거요. 은지는 K부인에게 맡기고 현지사람 만나구려.“
...아니 괜찮아요.은지도 데리고 만나러 갈께요.그리고 K선생님 신세는 언제까지 져야 되어요?
...이 사람이 무슨 소리 하는거요? 계약이 성사 될 때 까지는 통역이 필요 하지 않소?
...예,그렇긴 하지만 차라리 아주 모르는 사람으로 구하고 싶어요.제 후배가 여기 유학 중인데,연락해서 통역전문인 사람 부탁해 볼게요.“
...K는 내 선배고 처음부터 일을 중개한 사람이라, 내가 그 사람을 제하고 다른 사람으로 통역하겠다고 할 처지가 안 돼요...그러니 다른 생각 말고 그대로 하고...
여자는 천장을 보고 있다가 '그래, 좀 두고 보자.아직도 날짜는 충분한데 뭐.'고 맘을 먹는다.
부모가 통화를 하는 사이 딸애는 어느새 양치를 하고 있다.전화기를 놓차마자 딸애에게 가서 머리카락을 마구 마구 헝크린다.
"아이 엄마는.. 양치도 못하게 .. 조금 있다가 만져요”
딸애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만지면 항상 마음이 가라 앉는다. 딸애도 언제부터인가 엄마가 자기 머리를 만지작 거리면 그대로 내버려두고 나름대로 즐기게 되었다.양치를 마치자 막 달려오듯이 엄마에게 와서는 엄마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눕는다.
"엄마!이제 만져도 돼ㅎㅎ 그런데, 엄마 무슨 걱정이 있어? 아빠가 화내셔서?“
야가 정말 못 말리게 눈치도 빠르네...
"아니,엄마는 은지 머리 만지면 그냥 좋아서 그래 ㅎㅎ”
"알았어 엄마. 나 졸리거든.. 있다가 잠들면 침대에 누워 주세요.미리 인사 해야지.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그러고는 좀 지나니 스르르 잠이 들었다. 잠자리에 애를 뉘여놓고 TV를 킨다. 독일어로 뭐라고 하는데, 알아 듣지를 못하니 그냥 완전히 볼륨을 꺼버리고 무성 영화처럼 본다.
얼마를 그러고 있다. 정적을 가르고 갑짜기 전화벨이 울린다.
누굴까?
...여보세요
...아인 언니? 나야 현수.. 잘 도착 했어?
...그럼!그러잖아도 내일쯤 전화하려고 했지.
...아참! 내 정신 좀 봐. 언니 지금 졸릴텐데...한국 새벽시간이잖아.
...아니야. 원래 내가 한국서도 밤잠이 없어서 지금도 괜찮네.
...아니 아직도 그래? 나이도 생각하셔. 무슨 20대도 아니면서. 언니! 그럼, 내가 지금 갈까? 언니한테로.
현수는 성악과를 나온 후배였다. 한국 D기업의 합창단원으로 활동했었다.합창단이 해산된 후 쉬다가 바로 석 달 전에 비엔나로 유학온 것이다.
...ㅎㅎ 얘는,버릇이 여전 하구나? 한국서나 여기서나.
...언니.나 요새 독일어 때문에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오랫만에 언니랑 한국어로 스트레스 풀어야지.
여자는 순간,이렇게 비엔나 시작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현수야.오늘은 너무 늦었네. 내가 내일 일찍 미팅이 있어서 준비도 해야 하고. 내일 오후쯤 만나자. 응?
...그럼, 할 수 없지.내가 오전에 독일어코스 가니까, 그럼 오후 세 시쯤 만나. 언니!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오면 동물원처럼 생긴 유리 카페가 있거던 거기서 만나.찾아 올 수 있쟈? ㅎㅎ 자신 없다면 내가 언니집으로 모시러 가던지..
...내가 찾아 갈게. 그럼, 내일 보자..
...오 케이. 구테 나흐트!
ㅎㅎ 독일어 스트레스 받는다더니...
전화기를 놓고 나자 갑자기 피곤함이 엄습한다. 자명종 시계를 2시로 맞춘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려야지..한국시간으로 9시에.
침대맡 스텐드 불만 낮게 켜놓고 딸애가 잠자는 이불 안으로 들어간다. 애는 정신 없이 곤하게 자고 있다.
얘야!내 딸아...사랑해.
비엔나의 첫 밤이 깊어간다.
(계속)
미선 선배님 고마워요~
보내신 김이 모락모락 올라가는 차를 마시니 정말 따끈해지네요 ㅎㅎ
며칠 간 글을 못 올리며 지내는데,
꼭 숙제를 못마친듯... 시험준비하다 땡땡이 치듯 ..그런 기분이 드는 거에요.
딴청하듯 지난 5월 영국 가든 여행한 사진들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한 여자의 비엔나 생활도 정리,구상을 해 보았네요^^
아그그~저스스로 평소처럼 지내기도 차츰 힘들어지는데,
한 여자를 보살피려니 힘이 딸리네요^^
지켜보아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11.-
다음 날 아침 11시에 오스트리아사람 Hr. Berger를 만났다.
K를 대동해 갔으나, 베르거씨는 영어로 여자에게 직접 대화하기를 원했다.
영어가 아주 익숙하지 않다고 양해를 구한 뒤, 여자는 천천히 영어의 알파벹 스펠링을 쓰듯이 말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 오!노 프로블렘!"을 연발한다.
영어로 직접얘기하다 이해가 안 되면 K가 독일어로 통역하도록 하자고 한다. 여자는 그러자고 그의 뜻에 응수하고 남편이 알고 싶어하는 부분을 문의한다. 그는 예상했었다는 듯이 사진을 첨부한 자료들을 보여준다.그러면서 남편의 지불 신속성을 물어본다. 여자는 자료를 며칠 살펴 보고 다시 연락주겠다고 전한다. 일단 한국에서 수입용의한 것인지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라고..
Berger는 순간 K를 바라보더니 의아하다는 듯이 독일어로 K와 말한다.
K는 그의 말을 들은후 여자에게 말을 시작한다.
" 김선생! ( K는 여자를 선생이라고 칭했다) 수입할 수 있다는 것은 서울 현사장이 잘 알고 있습니다.
거기까지는 제가 중간에서 모두 양쪽에게 사정을 얘기 했었기 때문에 지금 다시 거론하는 것은 상황참작이 안 된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요..."
여자는 웃음을 담으며 조용히 대답한다.
" 예, 저도 그이를 통해서 일이 거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고 여기에 왔습니다. 그러나 저분이 서울에서의 지불 신속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기 때문에, 당장 대답할 문제가 아닌 듯하여 일단 며칠 날짜를 두고 서울에 연락하려는 제 생각입니다. 사실, 또한 한국에서 수입명목으로 정말 가능한 지도 재확인이 필요 할 것이구요."
여자와 K가 대화하는 동안 오스트리아인은 호기심 가득하게 청취한다. 여자는 계속 말한다.
"선생님께서 이부분만 정확히 통역해주세요. 한국의 수입 여부 재확인이 남편 입장에서는 첫 번째로 중요하고, 이곳 오스트리아 현지회사의 수출 용량과 우송 신속성 등과, 현지 매매가와 한국에서 판매시 세금포함한 매매가와의 차이 등등 앞으로 우리가 알아보아야 할 점을 .."
K는 머리를 갸웃대더니,
" 직설적 통역하기가 좀 어렵네요.. 그동안 잘 알아 온 관계도 그렇고.."
여자는 K를 잠시 응시하다가,
"선생님, 그러시다면 제가 다른 전문 통역인을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사업가는 아닙니다.그러나 사업에 있어서는 모든 문서에 기재된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영어로 이분에게 제 의도를 직접 전해보고, 미흡한 점은 수일 내로 다시 만나서 하는 걸로 하겠어요."
그리고는 Berger에게 여자는 직접 영어로 말한다. 베르거는 천천히 말하는 여자의 모습을 흥미롭게 본다.여자가 말을 마치자 베르거는 응답을 했다.
"미세스 현, 오늘 당신을 만나서 참으로 반갑습니다.직접 미스터 현의 의중을 들은 것 같으니 시원하구요.
며칠 동안 심사숙고하시고 여행의 피로도 걷힌 후 다시 만나기로 합시다. 한 달간 머무신다 하셨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럼 제가 수일 내로 연락드리겠어요."
흔쾌한 베르거의 이해에 여자는 상쾌한 기분이다.
베르거의 사무실을 나오자마자 K가 말을 한다.
"김선생! 이제 보니 제가 통역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서울 현사장에게 연락 보내겠어요. 저는 이쯤에서 빠지겠다고요.."
"제가 하는 영어는 기초회화일 뿐입니다. 앞으로 정식으로 계약을 하려면 정확한 언어 구사할 수있는 통역과 번역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겠지요. K선생님과 애 아빠사이에 제가 들어서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일의 처리는 원리 원칙으로 하고 싶은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도 서울에 연락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실례 하겠습니다. 딸애가 지금 기다리고 있어서요.."
서둘러 K와 헤어진 후 여자는 딸애를 맡겨 놓은 집으로 향한다.
사업미팅 나오려고 아침 일찍 서둘러 모녀가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9시경에 비엔나 교회 목사님 사모가 전화를 해왔다. 후배 현수가 얼마 전에 이미 여자가 올 것을 알릴 때 전화 번호까지 받아 놓았었다며 목사님과 직접 심방을 하기 전에 우선 전화를 드렸노라고 하며, 먼저 비엔나 도착한 것을 환영한다. 혹시 부탁 할 일이 있냐고 친절히 물었다. 그래 여자는 자기도 한번 찾아 보려고 했었는데 전화해 주셔서 고맙다. 그런데 혹시 딸애를 오전에 한 두시간 정도 봐 주실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된다고 했다. 택시로 알으켜준 주소로 가서 인사드린 후 딸애를 맡겼다. 그곳에는 딸애 또래의 여자애들이 두 명 있었다.딸애와 그 애들은 어느새 친하게 놀았다. 여자도 의례적인 몇 마디를 사모와 나누다가 K에게 전화하여 몇시에 어디서 만나냐고 물었다. 그는 자기가 여자를 데리러 오겠으며 딸애를 자기 부인이 맡아 주겠노라고 했다.
" 선생님, 제가 지금 딸애를 맡긴 집에 있거던요. 그러니까 제가 베르거씨 사무실로 직접 갈게요"
그리하여 오전 중에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여자는 육감처럼 K를 경계하는 자신이 희한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어눌한 그의 모습 뒤에 감추어진 번쩍이는 눈빛이 언뜻언뜻 보이는 것이...
옥인후배~~~
좀 있으면 우린 인일 문화제 마지막 연습을 위해 집을 나서야해요.
이런 축제때 같이 즐기지 못함이못내 아쉽습니다.
어젠 저녁미사후 보너스를 받았어요.
아무생각없이 늘 하던 평일미사..
미사중 성가대가파이프 올겐에 맞춰 부르는성가를 갸우뚱했는데
미사후 11월위령성월 서막을 알리는 음악회가 열리는 것을 미쳐 몰라서 혼자 만의 감상기회를 갖은게 아깝더라구요.
종심이에게 자랑했더니 같이 못함을 아주 애석하게여기더라구요.
내가 모르는 합창단을 초대하신 본당신부님덕에
내가 모르는 프랑스 작곡가 FAURE 의"REQUIEM"전곡 7장을 파이프 올겐반주에 맞춰서 듣는 행운을 갖었습니다.
팜프렛엔
모쟈르트 이래로 19세기에 들어서 여러 작곡가들이 작곡한 레퀴엠이 극적인 음악회용 작품으로 쓰여졌던 점에 반해
포레는 세속적 음악요소를 사용하지 않고 교회선법 등을 사용해
실제 미사전례에 사용하기 적합하게 작곡되었다는 설명이 있었어요.
듣는 내내 장송곡 듣는것 같지않은 천상낙원에 든 기분이였답니다.
2부엔 가을정취가 흠씬묻어나는 우리가곡을 감상했어요.
아름다운 밤이였어요 (장미희버전..)
깊어가는 가을
호젖이 옥인후배의 글읽으며 나이보다 앞선 지혜와 판단력을 가진 여인에게서 당차고 성숙한 한여인의
인생사가 궁금해집니다.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천천히 길게.....
미선 선배님깨서는 이제 인일 문화제 마치고 주무시겠네요..
Gabriel Faure 의 "REQUIEM"을 들으신 감동이 전해옵니다.
여기에서도 11월 1일을 위령성일로 지내고 있어요.
뜻 있는 위령성월을 시작하셨군요.
Faure의 피아노와 플륫을 위한 곡을 올려 보았어요
-12.- (본문계속 )
맡겨 놓은 딸을 찾으러 서둘러 가던 발길을 멈추며, 5월의 찬란한 햇볕을 맘껏 받고 싶다는 듯이 잠시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은 한국이나 여기나 다름없다.
김아인! 너는 지금 왜 여기에 무엇 때문에 있는가?
이곳에 온다고 결정난 후로부터 처음으로 깊게 자문해본다.
한 달 전 4월에 남편이 통고하듯이 계획을 말할 때 아무런 이의 없이 받아드리며 그냥 온 것이었을까? 그 순간 떠남에 설레이는 것을 감추고 일부러 무심한 듯 한 것은 아니었던가? 언제부터인가 이미 떠나려는 준비를 해왔던 것은 아닌가?
'너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너는 어디에 있는가? 너는 어디로 가는가?' 여자는 오랫만에 딸아이 없이 혼자 걷다보니 항상 삶의 명제로 삼었던 것에 스스로 잠겨진다. 조금 더 걷는데 우체국이 보인다.
그래 .. 지금 한국으로 전화하는 게 좋겠다. 어제처럼 집에가서 또 한국 새벽 시간 되기 전에.
우체국으로 들어가서 서울 전화번호를 주니, 조금 기다리다 창구에 불이 반짝이면 들어가란다. 불이 막 반짝이는 창구 안에 들어가서 수화기를 드니 신호가 간다. 서울과 연결되자 여자는 오늘의 경과 보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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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다음 월요일까지 연락을 준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쉬어도 된다. 몇분에 걸친 전화통화를 마치자 여자는 날아 갈 듯 가볍다. 오늘은 비엔나를 돌아 봐야지..생각하니 딸애를 어서 데려와야지 하는 마음이 앞선다.
딸애는
또래들과 생각보다
잘
놀고 있었다. 한 애는
한 살 위,
한 애는
한 살 아래,,,
즉
딸애를 가운데 놓고 연년생인 것이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애들이다.
한국어
악센트가 좀 다르다. 한국에서
바로 온 애를 호감갖고 대하는 것이 순진해 보였다.
여자는 감사함을 표시하는 의미로 조그만 케익을 준비해갔는데, 여자애들이 “ 당케 쉔”(고마워요) 이라고 몇번이나 인사를 하자, 딸애도 따라서 “ 당케 쉔”을 했다. 모두다 깔깔 웃더니,
"은지야, 그럴 때는 '비테 쉔'( 천만에요)이라고 하는거야." 라고 큰애가 가르친다.
"그래? 그럼 연습해볼까? 당케 쉔.. 아니지... 비테 쉔.. 비테쉔..."
하하하하... 호호호호... 두 엄마들과 세 여자애들은 웃음이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얼마만에 시원히 웃는 유쾌함인가?
감사하다는 인사를 거듭 드리고 현수와 만나기로 한 곳으로 향했다.
….오페라
하우스 지하 카페라 했지..
유리동물원같은...
현수가 전화로 말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전차를 탔다. 전차 안 바닥이 갈색의 기름먹은 나무바닥이라 나무냄새가 제법 난다.한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소설에서 읽었던 기억과 더불어 무어라 형용 할 수 없게 노스탈지에 젖어본다. 몇 정거장지나 OPER 라는 역에서 내린다. 지하에 내려가니 정말 둥글게 유리로 들려진 카페가 보인다.
아마 그래서 유리 동물원 같다고 했나? ㅎㅎ
아직
만날 시간이 넉넉히 남아 오페라 쪽으로 난 에스카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오월의
햇살 아래 젊은 남녀들이 오페라하우스 곁에 있는 광장 중앙 테두리 돌에 앉아
정답게 얘기를 나눈다.
오, 싱그러운 젊음이여!
여자는 오페라 하우스 건물을 천천히 바라 본다. 옆 입구 주소판에 '카라얀 플라츠' ( 카라얀 광장)라는 표시가 보인다.
아! 카라얀!
한국에 한 때 유행처럼 여기 저기 판넬로 걸려있던, 지휘봉을 든 예리한 카라얀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틀 전만해도 카라얀을 이리 가깝게 느끼지 못했었는데...라고 생각을 하며 좀더 걷는다. 저쪽 오페라하우스 뒷길 건너편으로 주욱 길이 난 곳에 성당의 첨탑이 보인다.
아...성스테판 성당이겠구나..
비엔나에
올 것이 결정되자 여행안내 책자를 사서 보았었다. 지금
그것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지도처럼 펼쳐진다. 딸애는
모두가 신기한지 눈을 깜박거리며 본다. 날씨가
쌀쌀한 듯해서 하얀 공단에 누벼진 외투를 입혀 나왔는데, 검정머리와
대비한 하얀색이 눈부시게 빛난다. 지나던
행인들이 호기심갖은 눈으로 모녀를 바라본다.여자는
주위를 살펴본다.
검은 머리를 가진 사람은 나와 딸 뿐이다? 호. 호 .
길 건너는 것을
중단하고 다시 오던 길로 돌아 지하도로 내려와 약속장소로 향한다.
현수가 지하도 다른 저쪽에서 모녀를 보자 뛰어오며,
" 어머머!!!우리 여시가 드디어 비엔나 등장 했네" 수선스럽게 말하며 딸애를 부등켜 안는다.
" 이모! 에이!또.. 여시라고 하네." 밀어내듯 떠밀다가 마지못한 듯 안긴다.
" 현수야, 이러지 말고 카페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쳐다 보잖아"
"흥! 보라면 보라지 우리나라 사람끼리 우리나라 말 하는데,으쩌?"
카페 안에
들어 가니 안쪽도 원형으로 되어 있다. 가운데
카운터가 도너스 안의 둥근 공간부분 같다. 자리에
앉으니 지나는 사람들이 훤하게 보인다.
물론
안의 사람들도 바깥에서
보면 그렇게 훤히 보이겠지?..
그러니 동물원이라는 말이 맞네.
"김아인 사모님!
그래
미팅은 잘 되었고요? 언니
제법이야..
혼자서
이리저리 잘 찾아 다니네."
"너는 어딜 가도 변함이 없구나. 여전히 목소리도 크고.. 호호."
"언니는...참! 성악하는 표시를 팍팍 내는 거지 뭐. 그러찮아도 독일어 코스 사람들이 척 보고 성악하는 줄 알았다네. 호호호."
"그래 독일어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는다고 엄살부리니?'
"배우면 차차 되겠지만, 아침 내내 독일어를 독일어로 배우니 한국말이 배고프다 이 말이야 "
"그도 그렇겠구나. 왜? 같이 한국에서 여기 온 친구들 만나지 않니?"
"언니 .. 말도 말어.. 우리가 좀 있다가 같은 성악과 시험을 볼 것이잖아..그러다 보니 서로 경쟁자가 되어 만나기를 꺼린다우.. 휴~"
그렇겠구나...
갑짜기 D합창단이 해산되면서 동시에 같은 동기들이 비엔나로 왔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해가 되었다.
"참!
언니!
꼭
한 달 있다가 갈거야? 혹시
내 시험반주 해주고 가면 안돼?"
"시험이 언제인데?"
"6월 말과 8월 말에 있는데.. 나는 8월 말에 볼까 생각 중이야."
"그럼 안 되겠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한국을 비워 놓겠니.."
"하긴..." 현수의 지난 석 달간 비엔나 생활 얘기는 끊임이 없었다.
"언니!
우리
나가자..
내가
가이드 해줄게, 히히"
현수는 시립공원의 스트라우스 동상, 왕궁 정원의 모짜르트 동상을 비롯하여 음악에 관한 것을 보여주었다.여자는 책과 사진으로 보던 것을 직접 보면서 좀 더 나이들기 전에 일찍 왔었더라면... 라고 감상에 젖는다. 딸애가 지쳐 보인다. 하루종일 돌아 다니는 데에 익숙치가 않기도하고 시차에서 오는 피곤함일 것이다.
"현수야.
오늘은
그만 보자.
우리
분위기 좋은데 가서 저녁 먹을까?"
잠시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언니가 좀 변한 것 같아...왜그런지 너무 조용조용한게...전에는 내가 뭔 얘기를 하면,어머! 그래? 어머머!!! 곧잘 맞장구 쳐주더니..."
"어머! 내가 그래?" 라고 여자가 응수한다.
"맞아 ! 그래야지! 호호호. 언니 , 그러면 비싼 식당으로 가도 되지? "
"그러세요 , 우리 저명한 가이드님! 호호호"
현수가
케른트너 거리로 데리고 가면서
시종 종알 거린다. 보행자의
거리인데,
한국
사람들 끼리는 명동거리라고 한단다. 여자는
갑자기 한국의 명동이 떠오른다. 비엔나
오기 전에 단골 명동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고 친정식구들과 롯데호텔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었던 때가 불과 1주일밖에
안 되었는데 아마득한 느낌이 들다니...
돌길에
구두굽이 박혀서 걷기가 힘들다.
"언니. 우선 먼저 굽이 두꺼운 구두를 사야겠네.. 내 구두좀 봐.. 이 정도는 되야지" 현수의 굽은 거의 단화이다.
"그래, 알았어."
계속 거리를 걸으니 5분쯤 후에 스텐판성당 광장에 이르른다. 어둠이 내리는 가운데 조명을 받는 첨탑이 그녀를 압도한다.
"언니,사진기
줘봐..
둘이
찍어줄께"
"이모.. 나중에.. 나 지금 배가 무지 고파"
"그래? 그런데, 언니야! 사실은 내가 이탤리 식당으로 언니를 데려가려고 하는데, 나도 아직 못 가 보았거든 , 조오기 성당뒤에 있는 '다 카포' 라는 식당인데, 무지 비싸다고 하더라고.. 그리로 가도 될까요, 싸모님 ?"
여자는
음악용어
식당이름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현수씨가 언제부터 밥값 걱정을 하누? 그 떵떵 거리던 배짱은 어디 가고.." 놀려본다.
"아휴! 언니도 한 서너달 저금통장의 돈을 살살 빼먹으면서 살아 보슈.. 얼마나 불안한지.."
괜한
소리를 했구나...
성당뒷길을 지나 식당안으로 들어선다. 좀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별로 없다.
-13.-
깎아 다듬은 조각같은 말끔한 젊은 종업원이 와서 어떤 이름으로 예약했냐고 묻는다. 현수가 안 했다고 했더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여자는 현수를 쳐다보며 어쩔래? 표정으로 묻는다.
"언니,미안해~예약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왔네.“
"모를 수도 있지. 그런데 저기 이름표 붙여놓은 예약석도 있지만,아무 표시 없는 자리도 있는데, 왜 안 된다는 게야."
"글쎄..정말 그러네...야가 동양사람이라고 그러나? 그냥 피자나 먹을 줄 알고...“
여자가 종업원에게 예약표시가 없는 빈자리를 가르키며 예약이 안 된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러자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좀 나이들은 종업원을 데려온다.
"아, 죄송합니다.이 자리는 20시부터 예약된 것입니다. 15분 전 8시에 식사가 마친다면 괜찮겠습니다.“
여자가 시계를 보니 6시가 좀 지났다.
좋다. 우선 앉고 보자.
"그렇게 하지요” 대답하고는,
"현수야 앉자. 은지도”
"어머 언니! 증말 짱이다..배짱이 ㅎㅎ”
"그러게 말이야. 비엔나 오니까 없던 배짱이 저절로 나오네 ㅎㅎ..아니면 숨어있던 것이 나오는지.”
자리에 앉고 보니 실내장치가 정말 이태리 온 기분을 들게 해놓았다.
"현수야 사실은 오스트리아 음식으로 비엔나 입성식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어..그런데,여기 분위기 좋구나, 맛도 좋다니?“
“언니! 나도 첨이라고 했잖어. 지난번에 걔있지? 언니도 아는 성애..우리 D합창단에서 솔로 도맡아 하던애..“
"응… 알지..왜?“
"걔가 어디에서 초대 받아 여기를 왔었는데,어쩌구 저쩌구 하도 자랑하더라구.. 참! 언니 대학 전공 교수님의 아들이 걔 남편이니까 잘 알겠네.“
여자는 현수가 성애를 많이 부러워 하는 것이 안스럽다. 성애는 여자의 지도교수 아들과 Y음대부터 요란히 연애를 하다가 이번에 유학 오기 바로 직전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같이 온 것이다.
이역만리까지 와서 한국사람 얘기를 이리 가깝게 듣는다는 것이 의외다.
종업원이 주문을 하러온다.
여자는 이 식당의 제일 맛있는 것과 제일 자신 있는 것을 쓰리코스로 해 달라고 당당하게 부탁한다.
젊은 종업원이 의외라는 듯 표정을 짓다가 그렇게 해주겠단다.
"단, 7시 45분에 마치게 해줄 수 있겠지요?ㅎㅎ“ 라고 살며시 웃으면서 못을 박는다.
현수는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깔깔 거린다.
"야! 언니한테 이런 면이 있는 줄 처음 알겠네.은지야,너 배고프다고 했잖어.너는 뭘 먹고 싶어?“
? 이모..이젠 배 고픈게 지나갔어..그런데, 이모는 왜 그렇게 자꾸 웃어?“
" ㅎㅎ 니 엄마가 그전의 엄마가 아닌 것 같이 웃껴서.."
" 히잉? 엄마! 정말?"
종업원이 안티파스타로 모듬전식 한 접시를 가져와서는 각 사람 접시에 나누어 서빙을 한다. 다음에는 이것,그 다음에는 이것이라고 메뉴판을 들고 설명하고는,디저트는 우리 보고 고르란다.
? 메인 코스할 때 얘기 해주겠다” 라고 여자가 대답한다.
음식을 든다...
정말 맛있네,흠... 잘난척 할만 하군 ㅎㅎ...
두 번째 전식코스로 해물 스파게티가 나오는데,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화이트 와인을 따른다.
현수가 정색을 하고 주문을 안 했다고 하니,이 음식과 어울리는 것으로 식당측에서 대접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태 영업하면서 이번 손님처럼 동양사람으로서 당당한 고객은 처음이라며 본인의 명함을 준다.
현수가 읽더니,
”언니, 이 사람 여기 총메니져야. 언니가 자주 찾아오라고 교섭 중인 가 봐.우선 마시자” 속삭인다.
메인코스는 플로렌스식 두꺼운 비프스테이크가 나온다. 종업원이 뚜껑덮인 그릇에 음식을 가져와 각자의 접시에 잘라 옮긴 후 즉석에서 굵은 소금을 뿌려준다. 음식에 닪자 마자 녹는 것이 고기가 확 달구어진 것을 알 수 있다.한 점을 먹는데 살짝 익힌 것이 입안에 녹는다.방금 뿌린 소금 맛도 별미다.
으 흠!!!
이번에도 아까 그 남자가 육식요리에 맞추어 레드와인을 가져와 따른다.
현수와 여자는 서로 눈웃음치며(이번에도 공짜?ㅎㅎ)시침 뚝 떼고 받은 후에 칭칭한다.
딸애도 두 어른들을 번갈아 보며 자기도 물잔으로 칭칭하고..ㅎㅎ
여자가 주식식사가 마치기 전에 디저트를 주문하려고 하는데,
"언니! 디저트는 내가 다른데 가서 대접할게...맛있는 아이스 크림가게가 있어. 가게이름이 뭐냐면 '돌체'야.크크크!“
? 뭐라고 돌체? 아니 거기도 음악 용어가 가게이름이야?ㅎㅎ”
두 여자는 소녀들 마냥 시시덕거렸다.여자는 이렇게 모든 것을 놓아 본 것이 얼마 만인가 싶다.
정확하게 7시 45분까지 식사를 마쳤다. 식당을 나와 울퉁불퉁한 돌길을 어슬렁 걸으며 여자는 콧노래를 부른다. 5월의 저녁 바람이 와인으로 발그레한 여자의 볼을 신선하게 부딪힌다.
"아인 언니! 언니가 오니까 참 좋다..요 여시도..매일 보겠고..“
"현수야..나도 좋아..웬지 모르지만 여기가 낯설지가 않네..너를 만나서 그런가?“
“웬일이야, 언니? 이제 비행기도 태워주고...알코홀의 위력인가?호호!”
여자와 현수는 딸애의 팔을 양쪽에서 잡고 위로 올렸다 내렸다하며 걷는다.
여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렇게 딸과 이곳에서 지내던 기분이 든다.
“ 현수야..아까 너 만나기 전에 거리를 좀 걸었어. 그런데 겨드랑이 아래 숨어있던 날개가 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이래도 되는 걸까?....사실은 그동안 날개 자리가 근질거리는것 참느라고 좀 힘들었었거든..“
“날개? 무슨 소리야?...“
? 아..그런게 있어..울 엄마가 예전에 나에게 그런 적이 있거든...날개를 피고 날던지, 그러지 못 하고 숨기고 살려면 힘드니까 스스로 날개를 부러뜨리라고..."
"아인 언니! 이제 보니 얘기거리가 무궁무진한 여자구나 ㅎㅎㅎ 언니를 새로 사귀는 것 같은데?”
이러 저러 얘기를 하며 상가안의 불빛이 아기자기한 케른트너거리를 지난다.
맥도날드 선전 간판이 있는 골목으로 현수가 앞장을 선다.
'Dolce'아이스크림 가게 간판이 보인다.
"언니, 저기 아이스가게 옆에 매트로폴리탄 영화관이 있고, 그 다음이 시립음대, 그리고 몇 건물 지나면 국립음대 부속관이 있어. 그러니까 낮에 이 골목에 오면 항상 음악공부하는 한국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거리라고...“
"현수야. 그러니까 너는 여기 매일 오겠구나.연습을 학교 연습실에서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응..그래. 언니 구경시켜줄까?“
? 아니야. 오늘 늦었으니까 다음에..아이스크림도 나중에 먹을래..배가 너무 불러”
? 아이..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우리 여시에게라도 맛보여 주어야지..안 그래 여시야?“
? 이모. 나도 배불러..그리고 졸려서”
다음에 다시 아이스크림 먹으러 오기로 하고는 오페라하우스 전차역 앞에서 각자 헤어진다. 모녀가 올라 탄 전차가 딩!딩!소리를 내며 달린다. 딸애는 비엔나 야경을 보며 졸음이 사라졌는지,
"엄마!꼭 동화책에서 보았던 것 하고 똑 같애“ 탄성을 한다.
그래...엄마도 그렇게 느껴....
(계속)
옥인후배~~~
문화제 축제가 성대히 무사히 잘끝났어요.
모두 한마음 학창시절로 돌아가 즐겼지요.
때 맞춰 귀국한 해외 동문들 소개가 있었어요.
뮨헨에 사는 파이프올겐 전공한 10기 조영희 후배를 만나서 문득 옥인후배 생각이 더 나더라구요.
언제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꿈꿔 봅니다.
어제 오늘 날씨는 전혜린의 글에 나오는 뮨헨의 날씨 같애요.
이런날엔 코트깃 여미고 지는 낙엽 밟으며 가을을 음미하기 딱 좋은 날이지요.
옥인후배글 읽으며 내 젊은시절과 너무다른 삶이 궁금해 지네요.
잠깐 2번 둘른 비엔나 거리가 낯설지 않아 현장감이 생생하게 다가오구요.
계속 함께 비엔나를 거닐어 보겠습니다.
미선 선배님께서 다시 비엔나 오셨으면 좋겠어요.
저랑 다니면서 곳곳의 얘기를 속삭이고 싶어서요.
제가 구상하는 얘기의 정점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얼마간의 기간이 걸릴거에요.
거기 까지 가는 동안에 지루한 부분들도 있을거에요.
차라리 모두 다 쓴 다음에 한꺼번에 올릴까 하다가도.
하루 하루 떠 오르는 상념이 신선한 감각이 들어
이렇게 연재 형식으로 이으고 있어요.
비엔나에서의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
여자는 딸애와 유럽여행을 떠날 거에요.
그러면서 극적인 다시만남을 하고 다시 이별하고...그리고.. 또..또...
옥인후배~~~~
그러지 않아도 비엔나에 2번 둘룬게 주마간산격을 지나쳐서 뚜렷하게 인상에 남믄게 없어요
남들 흔히 둘르는 쉔ㅂ른궁과스테판성당 음악가들 묘역정도뿐....
요한스트라우스의 월\츠에 맞춰 춤추는 거리의 시민도 보고싶고
거리의 악사도 보고싶고..
유서깊은 건물과 미술관도 가보고 싶고...
무엇보다 해보고 싶은것은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마시며 지나가는 행인들 모습이 보고싶고
재래시장도 가서 군쏘세지도 사먹고 서민들 사는 모습도 보고싶고.....
맨날 유럽 어느거리를 거니는 꿈을 꿉니다.
전 아직 미국에 못가봤는데
왠지 여행비만 마련되면 유럽뜰 생각만하니 확실히 유럽에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것 같애요.
먼훗날 옥인후배와의 비엔나에서의 만남으 꿈꾸면 지금부터 가슴이 설레지네요.
그날이 올수 있을려는지?......
같이 소설속에서 비엔나를거니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천천히 이야기의정점에 달할때까지 함께 갑시다.
-14.- (본문계속)
며칠간 베르거씨를 만난 후 몇 사람을 거쳐 통역할 사람을 찾았다.
독일어와 영어를 동시에 할 사람을 부탁했었기에 그리 쉽게 찾을 수 없었다.드디어 한 사람을 찾아서 시내에서 만났다.한국에서 S예술여중 다니다 어머님의 권유로 영국유학가서 일반 교육으로 중고등 학교를 마친 학생이었다. 그러나 본인이 피아노 전공을 하고 싶어 비엔나를 찾았단다.
여자와 만나면서 그 여학생은 무척 반가워했다.
"제 이름은 윤 소연이에요,..원하시는데로 통역을 잘할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할께요."
"저도 반가워요..피아노 공부를 한다고요? "
"예.그런데,런던에서 일반 공부를 하며 쉬었다가 하려니 손이 굳어서 잘 안 풀려요."
"아직 나이가 있으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어요.'
그리고 통역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그냥 우리 사업파트너가 하는 말 직역으로 해주세요."
" 아..예.영어로 할까요?"
" 네,될 수 있으면 영어로 해주세요.그래야 내가 독일어 보다 이해가 잘 되니까요."
" 예..사실 저도 독일어보다 영어를 더 잘해요."
다음주 Berger씨를 만나서 할 얘기를 나눈 후에 비엔나 동정을 물었다.
소연은 그동안 한국 말에 굶주렸었던 듯 쉬지 않고 얘기를 했다.
" 아.참! 오늘 저녁 피아노과 졸업 연주회가 있는데, 가서 보실래요?"
"그래요. 언제?"
시간을 약속하고 저녁 6시에 바로 어제 현수가 아이스크림 사주려던 그 골목 요한네스가세로 갔다.
그 길에 있는 국립음대 강당에 가니 연주회 보러 온 사람들 중에 한국 사람들이 좀 보였다.
졸업 연주회 프로그램을 보면서 여자는 좀 의아했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졸업곡목하고 다르기 때문이다.
모짜르트나 베토벤곡이 필수로 들어가 있었다.
한국대학 연주회장 보다 훨씬 작은 공간이었다.무엇이라 꼬집기는 어렵지만 음악에 살아있는 호흡들이 느껴졌다.여자는 자기가 알고 있던 연주법과 다른 연주를 들으면서 새로움을 느꼈다.
모든 연주회가 마치고 소연을 아이스크림집으로 초대했다.
? 어머 오신지 얼마 안 되신 줄 아는데 벌써 '돌체'를 아세요?“
? 비엔나가 좁아서 그런지 금방 알게 되네요 ㅎㅎ”
? 예,정말 그래요.특히 음악 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 한정되어서 그런지 음악회 가면 자주 만나게 되어요..그리고 소문도 얼마나 빠르게 전해지는지 몰라요.“
아이스 크림은 종류가 다양하다. 가져가는 것은 7실링(당시 한화 420원정도)이면 먹을 수 있다. 앉아서 자리 잡고 먹으면 3~4배 정도의 가격이다. 자리를 잡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소연이란 학생이 참으로 영특한 것이 듬직하다. 또한 잠시 쉬었던 피아노 공부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인 것이 기특하다.
?내일은 국립 오페라 하우스에서 '토스카”연주가 있는데요.
플라시도 도밍고가 나오거든요.혹시 보고 싶으세요?
제가 내일 입석을 사려고 하는데 원하시면 표구입해 드릴께요.“
다음날 모녀와 소연은 "토스카"를 보러 갔다. 아주 앞쪽은 아니지만 여자는 도밍고를 실제로 본 다는 감격에 기뻤다.무대장치와 무대음악은 상상을 초월했다.연주 중간에 휴게실에 나오니 청중들의 차림새가 영화에서 보던 것보다 아름답다.딸애도 서양사람들의 옷매무새에 압도하여 졸지도 않는다 ㅎㅎ
연주회를
마치고 오페라하우스를 나오는 군중 속에서 여자는
꿈속에 있는 듯하다.
“ 아주머니 시장하지 않으세요?“
? 아니 별로... 소연학생은 배고파요?“
? 그게 아니구요... 조오기 오페라 하우스 뒤에 소세지 파는 곳이 있어요. 도밍고가 오페라 마치고 입이 심심하게 배가 고프면 그곳으로 먹으러 자주 나온다고 소문이 나서요..혹시 오늘도 온다면 볼까 싶어서요.“
? ..
그래요?
?
? 예.그리고요 그 서서먹는 소세지집 권리금이 비엔나 소세지집들 중에서 제일 비싸다네요 ㅎㅎ”
여자는
순간 가볼까 하다가 딸애에게 너무 늦은 시각이라
생각한다.
? 소연학생 이제보니 정보통이네요... 오늘 거기는 너무 늦은 것같아요.혹시 도밍고가 묵는 호텔이 어딘지는 알아요?|“
? 아! 그거요.그거는 뻔해요.사커 호텔이에요. 오페라하우스 바로 뒤에 있으니까요”
음...그러면
내일 낮에 호텔 커피숍에 가면 볼지도 모르겠네 ㅎㅎ
집에
오니 11시가
다 되어간다.딸애를
씻긴 후 잠자리에 누윈 뒤 여자는 한동안 책상에 앉아
있는다. 오페라
무대가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아리아의
선율이 하늘 높은 곳에서 부터 여자에게 내려온다.
따르릉
벨이 울린다.
...어디
다녀왔소?
저녁
내내 집에 없더군..
...오페라 보고 왔어요. 도밍고가 주역하는 '토스카'를...고마워요.당신 덕에 이런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고..
...허허.. 이 사람이 왜 이러나.. 민망하게.. 당신 원래 결혼 전에 유학하려던 사람이 아니요.항상 미안하게 생각하던 중인데..이번 기회에 많이 보구려...
얼마 동안
이런저런 회사 얘기하고 통화를 마친다.
여자는 남편이 언급한 유학이라는 말에 언뜻 박영빈이 떠오른다.
영빈의 동생 성빈이 전해준 전화번호를 적은 명함을 찾아 본다.
그리스대사관...
오스트리아에서 그리스까지는 대체 어느 정도의 거리일까?
-15.-
그 다음 며칠간은 슈퍼도 가고 시장도 가고 여느때 서울에서 살림하던것 처럼 딸애와 놀아주며 시간을 보냈다.여자는 피아노를 못 만진지가 어느 덧 일주일이 되어감이 신기했다. 서울에서는 하루도 쉰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라디오에서 후리드리히 굴다가 연주한 모짜르트의 환타지(Mozart Fantasie in C minor )가 들려온다.
굴다가 여기 오스트리아 사람이지... 언제인가 볼 수도 있겠네.ㅎㅎ.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돌아본다.
여자는 서울 잠실쪽에 자그마한 뮤직스튜디오를 차리고 일반 학생 피아노 교습과 대학입시 음악통론과 청음 시창등을 교습해왔다. 그리고 성악이나 기악 대학입시 반주를 주로 해주었다.
대학 교수들과 연결이 되어 있어 입시철에는 교수문하생되려는 입시생 반주 맞추느라 무척 바쁜시간을 가졌다.기성 성악가들도 연주반주를 곧잘 부탁해왔다.나름대로 반주가로서 이름을 나타내고 있었으며
수입도 보통 직장인 보다 높은 편이었다.
여자의 손가락이 피아노 치듯이 탁자위를 수없이 두드린다.
.................................................................................................
일요일이 되었다.현수가 다니는 교회에 11시 아침예배에 맞추어 갔다.
교회라고해도 보통 상가 3층에 자리잡은 넓지 않은 곳이다. 성가대를 보니 낮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서울 어느 큰 교회보다 성가대의 성가가 좋았다. 대부분 음악유학온 사람들이 대원들이기 때문이라 성량도 풍부하고 감성도 뛰어난 것이다.
예배가 마치니 몇사람들이 와서 여자에게 인사한다.
부르는 호칭에 따라 어떤 지연관계인지를 나타낸다.ㅎㅎ
? 어머!선생님 오셨어요”...여자에게 교습을 받았던 학생일 경우이거나 그 친구이다.
?사모님!“....남편과 관계된 사람이다.
? 언니!“ … 현수 처럼 반주를 해주었던 사람이거나 개인적 친분이다..
처음 온 여자를 목사님이 예배시간에 소개를 해주었기 때문에,
보통 성도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인사를 해 주다가 여러 사람들이 이미 여자를 알아보자 의아한 눈치다.
딸애는 지난번에 보았던 여자 애들과 노느라고 정신이 없다.
한 뚱뚱한 30을 넘었을 남자가 다가온다.
? 저, 기억하시나요? 현이명 이사님과 한번 만나본 적이 있는데요...“
여자가 갸우뚱 생각을하니,
?저 Y음대 성악과 출신으로 여기 비엔나 유학 오기전에, 김선생님 반주하시는 교회에서 솔로 한적 있는 이명석입니다. 한3년전 쯤일 거에요”
? 아!예...기억나요..?
현수가 온다.
? 뭐야?언니..내가 소개 하려고 했는데..그냥 모두들 스스로 알아서들 하고 호호.명석씨 오늘 시간 어때요? 언니위해 비엔나 관광 확실히 해주셔요.?
? 얘는...무슨 관광얘기를...“
? 호호..언니 걱정 말어..나도 따러 갈거야..괜히 남자하고 간다고 겁납수?“
? 아니.얘가..왜 이리 장난스러워.“
? 아닙니다.제가 서울 현이사님 신세를 많이 진 사람입니다. 제가 사모님을 잘 모셔야지요..“
저쪽에 현수가 부러워하는 성애가 보인다.
성애도 여자를 보고 예의 그녀 특유 제스쳐로 방긋방긋 웃으며 가까히 다가온다.
? 어머, 선배님!여기서 뵈니까 너무 반가워요 ! 잘 도착하셨네요.그러잖아도 현수가 오실 거라고 말했었어요..사실 좀 기다렸어요. 얼마나 계시나요.제 반주 좀 해주실래요??
아니,저랑 얼마나 친하다고?
그러는 사이 성가대원들이 여자 주위에 몰려든다.
? 어머머! 김아인선생님? 어머 저도 선생님성함 전에부터 들었었어요.선생님이 반주 맡으시면 대학에 모두 합격한다고요 ㅎㅎ우리도 부탁하면 안 될까요?”
여자는 볼이 확 타 올라오는 것 같다..
서울에서의 자기 모습이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발가 벗겨지는 기분이다.
또한 어느새 젊은 학생들이 이리 영악해지었는가에 대해 기함할 정도이다.
젊잖게 명석청년이 목에 힘을 주며 말한다.
? 야들아...이 분은 잠깐 다니러 오신 거야..반주 같은 것 부탁 할 생각 애저녁에 버려.알았지?해산!“
여자는 웃음이 쿡 났다.갑짜기 무슨 군인 처럼 연설을 ㅎㅎ
현수가 여자의 기분을 알아차렸는지 딸애를 챙겨와서는 명석청년에게도 눈으로 눈치를 보낸다.
"현수야.너 가서 소연이 학생도 데려 올래.같이 다니고 싶네..그학생이 외로움 많이 타는 것 같더라고...“
? 좌우간 언니는 어느새 갸는 새겨가지고..알았어”
소연학생이 오면서,
? 고마워요.저도 비엔나를 제대로 아직 못 보았는데요? 연방 인사한다.
? 얌마!나한테도 인사 해야지..짜슥이...야!너는 런던에서 뭐하러 여기 와서 왕따냐?“
명석의 말투가 거치러운 것이 여자에게 신경쓰인다.
그날 오후 내내 여자 셋과 딸애는 명석이 인도하는 곳을 따라 다녔다.
이 청년은 유학비용을 가이드 하면서 충당한다고 현수가 귀뜸을 해준다.
가이드의 의무인양 가는 곳마다 열을 올리며 설명을 한다
여자는 속으로 자주 웃었다 ( ㅎㅎ 너무 자세히 안해도 되는데,,,)
저녁 가까히 구 다뉴브강으로 갔다.
인적이 별로 없이 조용하다.석양에 물들인 강이 불그스름하다.
명석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강' 왈츠의 영감을 불러 이르킨 곳이 바로 여기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강변 카페식당을 소개했다. 버드와이저 오리지날 생맥주와 애기돼지 갈비 숯불구이 전문집이란다.
? 잠깐만요...명석씨..저 좀 혼자 걷고 싶어요...현수야..우리 은지 부탁해..“
"언니 어디 불편해?“
?아니...그냥 조용히 강을 바라 보고 싶어서..“
? 아휴! 울언니 또 센치해지네..“
?................“
현수는 은지를 데리고 동행들과 식당으로 들어간다.
여자는 천천히 식당과 좀 떨어진 한가한 곳으로 간다.
잔잔한 호수 같은 강은 흐끄흐끗 강가의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너무나 고요해 그냥 물속에 들어가면 모든 세상일이 그대로 멈출 것 같다.
그러나
여자는 온몸의 신경과 감촉이 새로움에 곤두서며 깨어남을
느낀다.
혼란이 오고 있다...두렵다...왜?
Gulda plays Mozart Fantasy in C minor (2)
-16.-
여자의 가슴이 바로 그때 23년 전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시계를 본다. 비행시간이 한 15분쯤 남았다. 그 옛날 다뉴브 강가에서의 두려웠던 가슴을 쓰러내리듯이 눈을 감는다.
그래! 그때의 그 느낌이 불쑥 불쑥 나타나는게 바로 내 인생이야!
그때 머물던 집에서 라디오를 통해 들었던 모짜르트 환타지는 여자가 나중에 비엔나에서 음악학을 공부할 때 세미나의 곡으로 쳤었다. 독일어로 논문쓰는 것이 아직 어려웠을 당시, 담당 교수를 찾아가 논문 대신에 피아노를 치면서 학생들에게 본인의 연구분석으로 발표하면 안 되겠냐고 문의를 했었다. 지도 교수는 매우 흥미롭게 생각한다며 흔쾌히 승락했었다.
"오펜 바흐"가 작곡한 곡을 바로 모짜르트 환타지곡으로 부터 모방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한 곡을 예로 들어가며 모짜르트곡의 부분과 교대로 비교하며 쳤던 것이다. 반응이 좋았었다.
....그 시절의 뜨거운 피가 끓던 열정이 오늘따라 무척 그리웁다.
아나운서가 이제 착륙준비로 모두 안전벨트를 메라고 한다. 내 인생에서 안전벨트가 과연 있었던가?
안전벨트를 메며 눈을 창밖으로 보니 비행기는 다뉴브 강 위를 서행으로 날고있다.
그때 강가를 거닐며 웬지모르게 떨렸던 그날이 그리워 가슴이 시려온다.
여자는 그때 육감적으로 그녀가 이곳 비엔나에서 살게 될 것을 느꼈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그녀의 심장은 다니는 곳곳에서 떨리는 것이었다. 그녀의 근본이 옮겨짐에 대한 예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는 왜그런지 그냥 두려운 맘이 드는 것인가 싶었던 것이었으나 세월이 지나 현재에 이르르니 여자는 그때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다뉴브 강 가에서 숯불에 익혀진 애기 돼지 바베큐를 먹으며 일행들은 행복해 보였다.유학생활하는 학생들에게는 한 끼 외식의 즐거움이 한국에서 잠시 들린 여자보다 배 이상이었다. 한국사람들은 여기를 이르켜 도나우 갈비집이라고 한단다. 어느 외국이라해도 한국인들이 모이면 한국적이 되는 것이 신기했다. 온몸에 갈비냄새를 풍기며 집으로 돌아왔었다.
-17.-
다음 날 통역할 소연학생과 같이 베르거씨를 만나러 갔다. 이미 서울과 모든 일들이 진행상태가 진전되어 더 이상 많은 대화가 필요하지 않았다. 단, 전에는 중간에 K교수가 관여하게 되어있던 것이 여자와 베르거씨가 직접 행사하게 된것이다.
K교수가 이틀 전에 베르거씨에게 연락하기를 본인이 급하게 서울 방문이 생겨서 다녀올 것이다. 미세스 현이 다른 통역을 동행 할 것이니 직접 대화를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여자는 마지막 서류 사인 하기 전에 서울과 지금 이 서류에 대해서 의논 하겠으니 며칠간 날짜를 달라고 청했다.
?예, 물론 그렇게 하셔야겠지요.. 미세스 현이 꼼꼼해서 저로서도 믿음직 합니다. 일반적으로 서류를 제대로 읽지 않고 사인한 후 나중에 번복하는 일이 종종 있거던요...특히 K가 공석인 관계로 자문할 상대가 없으니 미세스 현 스스로 탐구해 보시고 결정해야만 하니까요....“
그날의 면담을 마친 후 소연과 근처의 카페로 들어갔다.
? 아주머니, 말씀 잘 하시던데요. 베르거씨가 호감을 많이 나타내더라고요. 이번에 일이 성사 되면 베르거씨나 서울 회사나 양쪽 모두 경비 절감이 상당히 된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K님 지분이 줄어드는 가 보아요.“
여자가 예상했던 것을 소연이가 전하는 것을 보니 확신이 선다.
소연과 헤어진 후 집에 돌아오니 현수와 딸애가 기다리고 있었다.
“ 와우! 우리 김아인 사모님의 얼굴이 환하시네요.. 일이 잘 되었나 봐용..”
“ 응 … 잘 되어가고 있어. 잠깐 서울에 전화 좀 할게”
서울에
전화로 경과 보고를 하니 만족해하며 직접 베르거와 통화를 한 후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다.
현수와
딸애와 같이 시내 쪽으로 나온다.
? 언니! 지금 사는 집보다 시내 쪽으로 옮기면 안 될까? 괜찮은 집이 있다고 하던데..시간 절약도 되고..“
? 얘는 지금 내가 뭐 시간이 급하다고 그러니?“
? 아이참 ,,, 내가 언니네 올려면 차를 몇 번이나 바꿔 타야 해서, 그리고 언니도 걸어서 오페라 쪽 시내로 나다니면 더 좋을 것 아니야?“
? 그렇지만 이집 빌려주신 K선생님이 이틀 전 한국에 갔다고 하는데,어떻게 내 맘대로 그러니..“
? 그런 걱정 할 것 없어.. 이집은 다른 학생에게 빌려주면 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국립음대로 왔다. 요한네스가쎄에
있는 연습실은 재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연습실 사용료를
내면 이용할 수 있었다.연습실에서
현수의 반주를 해주었다.
? 와!
역시
언니랑 맞추니까 노래가 저절로 잘 되는 것 같아.ㅎㅎ”
? 얘는 … 나도 오랜만에 피아노 만지니까 기분이 좋구나.“
? 언니, 내일 내가 교수님으로부터 레쓴 받는 날인데, 언니가 반주해줄래? 부탁이야..응? 우리 교수님에게 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
여자는
현수의 갈급한 부탁을 거절하기가 어렵다.
? 알았어..
그럼
곡들을 줘 봐..
나도
손을 풀어야지.“
? 헤헤헤.. 언니가 다 아는 곡들이야.. 그럼 손 풀고 있어..내가 여시 데리고 잠깐 나갔다 올게”
딸애와
현수가 나간 동안 여자는 반주곡을 주욱 훑어 쳐본다.
그러다가 생각나는 다른 솔로곡들을 치기 시작한다.
방음이
잘 되어 있어 다른 방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잠깐 치는 것을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아마득히 들리는 다른 방들의 연습소리들이 정겹다.
자신의 대학시절이 떠오른다. 이방 저방 연습실에서 열심히들 쳐내던 소리들 …
아! 세월의 흐름이 멈추는듯하다.
-18.-
사는 동안, 사람들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나고 …만남의 연속이다.
그중에는 인생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고 꼭 만났어야 하는 운명적 만남이 있다면, 대강은 그저 지나가는 만남이기도 하고, 간혹은 차라리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저러한 경우가 혼합된 만남의 인생이 아닌가...
여자는 자신의 의지가 결여된 잠깐 다니러 온 비엔나에서 여자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만남을 하게된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미 한국을 떠나면서 시작된 것이리라. 운명이 준비한 것이다.
다음 날 현수랑 만나기로 한 국립음대 성악과 건물로 갔다. 성악과 건물은 시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쉔브룬 궁전 쪽 13구에 있었다. 마땅히 딸애를 맡길 곳을 못 찾아 데리고 갔다. 대학 건물은 연 미색으로 칠해진 오래된 나무가 곳곳에 보이는 곳으로 아늑하다.현수 교수님 방으로 가니 수많은 책들이 끼어진 책장과 오디오 시설이 갖추어 있다. 바깥의 녹색빛 나무와 찬란한 하늘이 보이는 창가 곁에 검은색 뵈쉔도르프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다.
교수는 키가 헌칠하다. 여자가 들어온 것을 보고 의아한지 현수를 바라본다. 현수가 여자를 잠깐 소개하고 현수의 반주자로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 오!그래요? 참으로 반가워요.“ 바리톤의 목소리가 윤택했다.
여자는 현수악보를 놓고 잠시 두 손을 모아본다. 먼저 전주를 치기 시작한다.현수와 호흡을 맞추며 곡을 이어간다.한 번도 끊지 않고 교수는 경청을 한다.한 곡이 마치자 교수는 손을 둥글게 돌리며 계속하라는 제스쳐를 한다.다음 곡도 끊임없이 불러졌다.
?부라보!“ 를 연발하며 여자를 인식했는지 영어로 말을 한다.
? 현수! 아니 오늘은 정말로 액설런트에요. 그런데 그 전에 부를 때하고 다른 것은 반주 때문인 것 같은데요“
?예, 교수님.. 저의 언니가 반주를 해주면 제가 자신이 생겨서요. 호호.”
그러며 여자를 쳐다 보며 눈 웃음친다.
여자는 좀 수줍다.
?제가 곡을 줄테니까 저하고 한번 맞추어 보실래요? 당신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요..“
? 언니! 어서 좋다고 해... 이런 교수님 반주는 아무나 하는 줄 알아?“
여자와 현수가 서로 말하는 동안 교수는 벌써 악보를 가져왔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바리톤을 위한 전체 악보이다. 여자는 오래전에 몇 곡은 반주한 적이 있으나 전곡을 맞추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교수는 그냥 처음부터 해보자고 한다. 첫 번째 곡 '구테 나흐트' 를 시작하려고 악보를 편다.
여자가 교수에게 곡의 성격을 얘기 해달라고 부탁한다. 교수는 눈빛이 빛나면서 저녁녘 밥 짓는 연기가 나는 집을 뒤로 하고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을 그리는 것이라고 간단히 설명을 한다. 여자가 한 번 혼자서 쳐보고 맞추자고 제안한다. 교수가 그러란다. 여자는 성악부분을 단선율로 천천히 눌러본다. 프레이징을 살펴본다. 그 다음 반주부분을 쳐본다. 여자의 훑어봄이 마치자 교수가 옆으로 다가와 소리를 “ 흠!흠!” 거린다.
드디어 교수와 맞추어 반주를 한다. 교수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끈기가 들어가 있다. 여자도 같이 반주화성의 베이스톤에 아주 경미한 악센트를 주어본다. 교수는 계속 여자를 보며 노래를 한다.
첫 곡을 마치었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여자가 악보로부터 고개를 돌려 교수를 바라본다. 교수가 여자를 그윽히 바라보고 있다. 여자가 시선을 거둔다.
? 어디 계시다 이제서야 오셨습니까? 당신같은 반주자를 저는 오랫동안 찾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자신이 잘 못 알아 들었나 싶어 현수를 쳐다 본다.현수의 눈이 눈물을 머금고 있다.
? 언니! 정말 오늘 너무 잘 쳤어... 언니가 잘 하는 줄은 알았었지만 오늘처럼 치는 것 처음 보네...어쩜, 처음 맞추는 것을 그렇게 호흡 맞출 수 있을까?“
? 그래?... 나는 교수님 목소리와 호흡을 들으면서 거기에 맞추었을 뿐인데..“
교수는 여자와 현수가 대화 하는 것을 듣다가 마치는 것을 보고,
? 현수! 언니가 언제 돌아 가요? 여기 체재하는 동안 좀 더 곡을 맞추고 싶은데..“
현수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실망을 한다.
그 후 현수의 교습이 끝난후 교수방을 나오는데,
? 아인씨! 한국 가시기 전에 또 뵙기를 바래요. 제가 7월에 계획한 연주회가 있는데, 그때만이라도 아인씨와 같이 연주하게 되면 좋겠는데요..조금 귀국날짜를 연장하시면 안 될까요?“
여자는 그때까지는 곤란할 것 같다고, 그러나 체재기간 중 연습정도로 반주할 용의는 있다고 대답한다.
길거리로 나오니,
? 언니! 바로 저 앞에 보이는 노란 건물이 쉔브룬 여름궁전이야. 우리 저기 가보자.“
?그래? 우리 은지가 좋겠네... 그지?“
?응.그런데, 엄마! 아까 교수아저씨가 뭐라고 하시는 거야? 현수 이모 흉보는 거야? 이모가 울더라고”
딸애가 어른들 이야기는 이해 못 했지만 나름 궁금했었나 보다.
? 여시야!
교수님이
니네 엄마보고 한국에 좀 있다 가라고 하는 거야”
? 잉? 왜,엄마..“
현수가 대충 딸애에게 설명을 해준다. 그래도 딸애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갸우뚱 한다.
5월 중순경 쉔브룬 궁전 정원 안에는 장미가 한창이었다.
여자는 현수와 가로수 아래에 앉는다.
바로크 양식의 정원은 곳곳에 전지를 해서 깎아 자른 나무벽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현수는
아까부터 무슨 얘기를 하려다가 참고 있는 듯하다. 그러더니
정색을 하고 말문을 연다.
? 언니! 사업일은 어느 정도 진척중이야?“
? 다음 주 정도에는 마칠 것 같애. 그 다음 한 일 주일정도 좀 더 지내다가 한국 가게 되겠지? 아직 비행기 돌아 가는 날짜는 안 정했어“
? 언니! 내가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언니가 이번에 여기 온 것이 언니에게는 새로운 경험될 거야. 그런데 이왕이면 여름마스터 코스도 해보고 귀국하면 어떨까? 다른 이들은 일부러 그 연수를 하려고 오는데, 언니는 왔던 김에 좀 더 체재기간을 늘려서 말이야.“
?..................“
? 물론 언니가 하는 서울 일들도 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언니가 좀 더 여기에서 좋은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애서..“
".....................“
? 언니... 나, 아까 언니 반주와 교수님 부르는 것 보면서 심장이 멈추는 것 같더라. 언니, 언니가 그냥 ..정말로 아까워!“
?...................“
여자는 아무 말도 않는다. 앞에서 뛰는 듯 걸으며 콧노래하는 딸애를 바라본다.
?엄마! 이모! 여기 와 봐... 꽃들이 참 이쁘네...“
(계속)
다음편으로 연결합니다.
옥인후배~~~~~
어젠 궂은 가을비가 종일 내리더니 밤엔 세차게 강풍이 나무를 떨게 하더라구요.
종심이와 포레의 레퀴엠 연주가 부평아트쎈터에서 공연이 있어서 다시 들으러 갔어요.
독일에선 레퀴엠 전곡 연주가 종종 열리는지 작년엔 퀠른으로 가서 들었다네요.
그곳 유럽사람들은 문화생활에 무척 열의를 갖고 즐기는것이 매우 인상적이고 부러웠어요.
글 중간중간에 사진 올려 주시니 상상의 날개를 더욱 펼수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그곳 비엔나가 자꾸 그리워 지니 어쩌지요?```
종심선배님과 또 좋은 시간을 가지셨군요.
독일과 한국 두 곳에서 지내시는 종심선배님의 여유스러움이 전해옵니다.
안부 전해 주세요 ~~
미선 선배님께서 자꾸 그리워진다는 비엔나!
이곳에서 살아가는 저 또한 지난날의 비엔나 모습을 그리워하며 요즘 지내지요.
그리움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나타나네요.
눈을 감으면 어느덧 그때 그 시절 그곳으로 사르르 간답니다.
어느새 글을 올리기 시작 한지 한달이 되어가네요..
글과 더불어 한없이 지난 날을 산책하다보니 가을이 깊어 가는데,
글속의 계절은 장미의 계절 5월입니다.^^
한달 동안 제가 그려 본 것이 그 시절의 며칠이라니 ...
앞으로 얼마나 그려야 할지... 저 또한 궁금해요 ㅎㅎ
13일 부터 주말까지 프라하 잘츠부르그로 기업사찰 통역출장나가요...
드라이한 특수용어를 구사해야 하겠지만,
오 가며 가을의 깊어감을 눈과 영혼깊이 담아 오려구요.
선배님과 또 글읽어 주시는 몇 분들과 동행하는 느낌으로 외롭지 않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드라이한 특수용어를 구사하며
기업가들을 사로잡을
선배님의 강렬한 포스가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소프트한 감성이 베어져 나오는
여행지에서의 느낌들이
드라이한 언어를 탈피해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혀끝을 감싸듯 전해져올지
기대하겠습니다.
최명자 후배님~
연연한 가을 안개를 맞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느낀 나날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 그문덴이라는 도시에 연한
트라운제 호숫가에서 점심을 먹고 호숫가를 산책했었지요.
호숫가에 슈베르트카페도 있어요.
슈베르트가 즐겨 찾았던 호수입니다.
11월 19일은 슈베르트가 죽은 날이에요.제가 찾았던 날은 15일이었어요.
슈베르트를 기념하여 위에 곡을 올렸어요.
한국에서 일에 젖어 지내던 방문자들에게도 이국에서 지내는 신선한 가을이었지요.
며칠간 같이 지내던 이들과 각각 헤어져
다시 돌아온 집안을 서성이며
아직도 그네들이 어른거리는 신드롬 현상이 있는듯...
떠난 사람보다 남아 있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겠지요.
후배님도 건강히 가을 잘지내요~~
안녕 ~~~~~~
옥인아.
드뎌....네가 시작했구나.
읽다보니 읽는동안 내가 숨은 쉬었나싶다,
점점 더 재밌어지고 후가 궁금해 한참있다 한꺼번에 봐야하나 어쩌나 고민이다.
이번출장이 주말까지라니..에휴!
한참뒤는커녕 토욜도 일욜도 들어와얄것 같네.
옥인아 건강조심하고 잘다녀와서 힘들겠지만 냉큼 들어와라.
기다릴께...
홈피에서가 아니라
서점에서 옥인이 이름을 만나게 되는거 아닐까?
영혜 말마따나 긴장하면서 보게 된다
모멘트 라는 책을 읽을때 느꼇던 긴장감
더글러스 케네디 라는 사람이 쓴책이었는데
동독이 존재할때 배경으로 쓴 책이었지
암튼 출장 잘 다녀오구
늘 건강 하렴
저는 이 방을 잘 안들어 왔었네요^^
며칠 전에 왔다가 선배님의 멋진 글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한달음에 읽고 싶어서 숨을 고르고 있다가
오늘은 비교적 한가해서 처음부터 주욱 읽었습니다.
서울과 비엔나를 그리며 제 나름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네요^^
다음 글도 기다려집니다.
와우!!!!
인희 후배~
여기 글사랑방은 저도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어요.
10월 여행 중에 사진 올리는 것이 수월찮아
글만 쓰려다가 우연히 들어왔지요 ㅎㅎ
글을 쓰면서 23년 전 비엔나와 서울을 그리다보니
그동안 변한 요즘의 모습이 더 떠오릅니다.
윗 본문에 나오는
오페라 하우스 앞 지하 원형카페는 그 자리에 다른 제과점이 들어와 있고,
아이스 크림 " 돌체" 자리는 이탈리아 식당이 되었고,
국립음악대학 요한네스가쎄 연습실이 있던 곳도 다른 곳으로 이전되었고... 등등..
옛것을 보존하는 것으로 이름난 비엔나에도
20여 년이란 세월 동안 변한 것이 그래도 이렇게 있네요..
앞으로 20여 년 후에는 지금의 모습도 변해져 있겠지요...
인희 후배~
너무 기대하지 말아요.
천천히 쓰다가, 중단하다 ,연결하다 그럴 거에요 ^^
그래도 인희후배와 동행하는 기분이 좋네요 ㅎㅎ
미정후배에게도 안부 전해줘요~~~
비엔나의 첫날 첫밤이 2번째 장의 문을 열렀네요.
앞으로의 전개되는 일에 기대를 가져봅니다
여기는 매우 날씨가 차가워요.
정말 코트깃을 여미게됩니다.
따끈한 차 한잔~~
누구와 나누고픈 밤~~~
옥인 후배에게 한잔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