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가을 여행을 알리려고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종합 운동장 역에서 만난 혜선이의 말:

"얘, 네가 지하철 2호선 1번 출구 밖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더라. 그래도 알아서 종합 운동장역으로 왔지만.."

다른 친구들도 "맞아. 네가 어느 역인지 안썼더라. 그래도 우리는 다 여기로 알아서 왔지"

미안 미안 친구들!!! 땡큐 땡큐 친구들!!!

 

어제는 동대문 시장으로 잔디 씨를 사러 가서 씨만 받고 돈을 안냈다. 나오려니까  가게 주인이 "돈 안내셨는데요" 이런 일이 부지기수..

그래도 전에는 돈만 내고 물건을 안 받아왔는데 그걸 명심하다보니 요즘은 물건은 잘 받아오니 손해는 없지만 일부러 돈 안 낸 것 같아서

창피하다. (정신 분석적으로 보면 돈 안내려는 속셈이 있었던 거니까)

 

동대문 시장에서 잔디 씨 값 내고, 종로 5가역에서 교통카드 충전하려니까 남은 돈 3만원이 없어졌다.

가방 안을 손을 넣어서 휘저으면서 찾아봐도 안 잡힌다.

"아! 아까 돈 낼 때 어떤 사람들이 와르르 몰려 들어와서  물건에 대해서 물어봤다" 

"맞아 맞아.일부러 복잡하게 해서 정신을 쏙 뻬놓고 쓰리 해간다더라" "그래도 다행이다. 신용카드는 안 없어졌으니..

근데 교통카드 충전이 다 떨어졌으니 집에는 어떻게 가지?" 잠깐동안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종로 5가에서 타서 종로 3가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양재역에서 신 분당선으로 갈아타야 되는데 교통 카드에 남은 충전액은 천원 밖에 없는데..."

일단 종로 3가에서 내려서 벤치에 앉아서 가방을 뒤집었다. 얌전하게 3만원이 든 비닐 주머니가 보인다.

이젠 살았다. 괜히 남을 의심한게 죄송스럽다.

 

하루에도 여러번 실수를 한다. 단기기억의 회로에 약간 손상이 있는게 분명하다.

그러면서 항상 처음에는 남을 의심하고 나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뭔 심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