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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상하게 생긴 산들을 수도 없이 지나쳐서 브라이스 캐년을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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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이언 국립공원은 반나절에 볼수 없는 엄청난 곳이었다.


정말 100분지 일도 못 본 느낌이요, 압도되는 감동을 안고 떠날수 밖에 없었다.


자이언에서 브라이스 캐년은 고작 두시간 거리 밖에 안 되었다.


9번 길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89 번 북으로, 그리고 12번으로 바꿔 타고 가는데 모두 85마일 정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소들이 느릿느릿 풀을 뜯고 있던 평원이 그 즈음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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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하여 얹어 놓은 듯한 바위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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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을 나와서 제일 먼저 역사깊은 터널을 통과해야 했는데 아주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1920년에 짓기 시작하여 1930년에 오픈한 터널이라 좁고 구불대는, 길이 1마일 남짓에 넓이는


RV 두 대가 자유롭게 왕래할 정도가 못되어


한쪽이 다 통과하면 다른 쪽이 통과하는 식으로 왕래를 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맨 마지막 차가 바톤을 넘겨 줘야 다른 쪽에서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기다리는 지점 자체도 암벽이 90도도 못되게 깍아 올려진 곳이어서 스릴만점이었고


터널 중간중간 구멍이 나 있어서 뛰어난 경치를 잠간씩이라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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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묵던 모텔 근방의 정경, 저 멀리 계곡을 지나면 브라이스 캐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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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 넘어 그날 밤을 지낼 모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게 되었다.


작은 모텔이라 일층에 방이 없어서 이층에 두방을 주는 것이 친구에게는 곤란한 일이었다.


핸디캡을 가진 친구는 업어서 올라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스스로 난간을 붙들고 올라가는 것이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자기도 그렇게 할수 있는지를 처음 알았단다.



난관이나 도전이 있으면 사람은 필히 발전하는 법인가 보다.


복이 많은 내 친구의 남편은 가히 성인처럼 부인을 돌보기 4 년인데


너무나 섬세히 잘 돌보니 스포일이 되어 발전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행복이 겨운 친구이다.



모텔 근방 전체가 산천이 평화롭고 조용해 눈이 즐겁고 행복하였다.


그곳에는 시내가 흐르고 RV 파크도 있고 멀리 산넘어 브라이스 캐년이 보이는 장소였다.


조금 쉰 다음 우리는 부지런히 해지는 광경을 브라이스 캐년에서 보고자 드라이브를 했다.


30분 거리였다. 가는 도중 레드 롹 공원도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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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캐년은 공원 셔틀도 운행하지만 개인 차량도 통과하게 하였다.


자이언을 방문하는 사람은 대부분 브라이스 캐년까지 자동으로 관광하기 때문에 여전히 관광객이 많이 있었다.


뷔지터 센터에 들어가 어느 지점이 해지는 광경을 보는데 제일 좋으냐고 물었더니


브라이스 캐년은 각도상 해돋이가 더 좋은 곳이란다.


그래서 필히 다음날 아침 해돋이를 보기 위하여 일찍 나오기로 한다.



우선 셔틀버스의 종점인 브라이스 포인트로 가서 해 질때까지 지내기로 하였다.


그곳에서 사진에서 그리도 많이 보던 장면을 드디어 대면하면서


어찌도 풍경이 저리 생길 수가 있을까 감탄 위에 감탄을 하였다.



어떤 지점에서는 수억의 세월 동안 사람들이 못다한 이야기들을 둘러서서 계속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지점에서는 그 묘한 투명한 바위 색갈은 보석처럼 빛나고,

시시각각 햇빛의 변화로 온갖 신비함을 맛보게 만들었다.


해가 지기 시작한 트레일을 따라 남편은 조금 걸어 내려가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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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험한 장소에서 홀로 두손 들고 앉아 있는 청년..무슨 생각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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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은 44도로 내려가서 자동차에 에어컨 대신 히팅을 틀었던 기억이 난다.


6시 반경 해돋이를 구경하러 간다고 했는데 시간을 잘 못 계산해서 조금 늦어져서 서둘렀고


게다가 썬 라이즈 포인트에서 길을 잘못들어 막 뛰었는데도 약간 늦어 버렸다.



재켓을 입었어도 찬 바람에 몹시 추워서 벌벌 떨며 이리저리 헤맸는데


그래도 몇 장면 감동의 앵글을 완전히 놓치지 않고 담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선롸이즈 포인트의 장면은 멋진 성곽의 섬세함을 보는 듯하였다.


거기서 남편들은 동화속으로 들어가듯 케년 계곡으로 내려가는 하이킹 코스를 찾아가고


우리 친구와 나는 자동차 속에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남편들이 한시간 쯤 후에 올라와서 하는 말이 이번 여행에 본전을 다 찾았다는 것이다.


본전이야 찾아봐야 별것 있겠느냐만 그만큼 가치있고 아름다운 코스였다는.


그런데 거기서 또 사고를 쳤다.


키를 차에다 두고 내린 것. 그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원 레인저에게 부탁하면 공짜로 열어준다는 것이다.



나는 AAA 멤버쉽이 있어서 연락을 했더니 2-30분도 못되어 사람이 왔다.


그 와중에 다음 할일이 엉켜서 무비 보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재촉하여 집으로 향했다.


못다한 것이 있어야 또 가게 되겠지 위로하며...



올때는 라스베가스를 경유하지 않고 89 번을 타고 남쪽으로 향해 40 번 하이웨이를 만나서


플랙스탭을 지나 17 번으로 피닉스로 내려 오는 길을 택했다.


오는 길도 내내 얼마나 아름다운 산천경개가 펼쳐지는지, 정말 행복한 피서여행이었다.



피닉스에 가까와 질수록 그동안 깡그리 잊었던 더위가 몸을 감싼다. 아, 이렇게 더웠었지...


잠시라도 피서한 덕분에 뜨거운 것도 따뜻한 것으로 기분 좋은 것 같이 느껴졌다.


이렇게 서너번 하면 이 여름도 다 가려니.


마지막으로 한국 식당에 들러 저녁식사를 하니 일정 모두 끝.(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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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는 장면이 아니고 해 뜨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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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환해지면서 섬세한 성곽을 보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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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는 맛볼수 없는 신성하고도 위엄에 가득찬 새벽의 찬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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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가지 끝에 걸린 첫 햇살의 눈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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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만 충분하면 트레일 하나씩 하나씩 내려가 보고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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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사람들이 새벽 잠을 떨치고 나와 사진을 찍으며 첫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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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브라이스 캐년이 그랜드 캐년보다 더 좋다라고 해서 참 무엄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자이언 캐년과 브라이스 둘을 다 합치면 그렇게 말해도 될것 같은데....
어쨎든 그 아름다움을 극찬해준 친구 덕분에 참 좋은 구경 잘 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