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12기 방 요즘 제목을 보니 죄다 무슨 공지사항 뿐이네. ㅎㅎ

결혼식, 상 당한 일, 감사 인사.......

 

이렇게 또 한참 한숨 쉬어가는 것도 괜찮겠지? ...... 만

그래도 좀 궁금타.

 

하긴 자식들 키워 결혼 소식 전하는 게 글로야 짧은 거지만 사실 그게 얼마나 많은 사연이 깃들인 이야기겠니?

부모님 돌아가신 일이야 더 말해 무엇하고. 

 

잘들 지내고 있는 거지?

나도 고랑고랑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

 

어제는 늦은 밤까지 어떤 샘이랑 중요한 이야기를 하느라 커피를 마셨더니 완전 날밤을 샜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고개를 돌리면 휘청하고 어지럽고 에휴......

퇴근하면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흉해서 얼른 고개를 돌렸지 뭐니.

 

그래도 점심 먹은 후에 뒷산으로 산책하는 일은 참 즐거워.20120621_082043.jpg 20120621_081809.jpg 20120621_081828.jpg 20120621_081843.jpg 20120621_081849.jpg 20120621_081854.jpg 20120621_081900.jpg 20120621_081911.jpg 20120621_081915.jpg 20120621_081922.jpg 20120621_081950.jpg 20120621_081957.jpg 20120621_082005.jpg 20120621_082017.jpg 20120621_082027.jpg

식당 옆 작은 밭에 심궈진 부추, 고추, 상추며 방울토마토며 오이 등을 보며 오른쪽으로 오르면 벚나무가 있는 계단이 있어.

그 벚나무 아래 계단에 일단 앉아 머리를 한껏 젖히고 나뭇잎 사이 하늘을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어떨 땐 살짝 누워서 한참 바라보기도 하지.

 

다시 일어나 슬슬 걸어 올라가면 굵지 않은 물푸레 나무들이 많은 길이 나오고, 지금은 많이 없어진 아기똥풀 길도 나와.

왼쪽 맹학교에서 만들어 놓은 시도 때도 없이 우는 닭장의 닭들을 보면 웃음이 픽 나오지.

넌 옛날 같으면 벌써 잡아 먹혔어 하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북악산과 북한산을 보며 꼭대기(랄 것도 없지만 ㅎㅎ) 에 오르면 커다란 정자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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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잘 만들어 놓은 정자야.

아주 넓어.

며칠 전에 갖고 가서 밑에 두고 온 돗자리를 펴고 벌렁 누워서 쉬지.

바람이 아주 좋아. 5교시가 없을 때는  살짝 잠도 들어.

 

옆 학교인 맹학교에서 가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공부를 하러 올라 와.

올라올 때는 모두 손을 잡고 한줄로 올라 오지.

저번에는 수학 시간이었는데, 선생님과 아이들이 책도 없이 말로 수학 수업을 하더라.

깜짝 놀랐어.

공식과 수식을, 계산 과정을 말로 서로 나누더라고.

 

나도 가끔 거기서 수업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만큼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 같지 않더라.

이번에 만난 우리반 아이들은 좀 지금까지 만났던 아이들과 달라 너무 점잖고 아주 매너가 좋아.

사람을 힘들게 하지도 않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잘 해.

근데 뭐랄까......  좀 뭔가를 같이 하기가 쉽지가 않아.

끝나면 휙 가버리고, 말도 잘 안 하고, 말썽도 안 부리고.

암튼 3, 4월은 좀 많이 힘들었어. 가슴이 터질 것 같기도 했고.

다들 시간 있으면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고 있고, 서로 말도 안 하고, 어려운 과제가 있어도 의논하지도 않고 혼자서들 끙끙매고

혼자서 해 내고........

5월이 되면서 조금씩 변하긴 했는데 여전히%$^&@#%#$

 

그래도 아주 성실한 아이들이야.

 

집에 오자마자 좀 자고 일어나 기말고사 시험문제 만들고,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이렇게 한자 적는다.

 

친구들아~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