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12기 방 요즘 제목을 보니 죄다 무슨 공지사항 뿐이네. ㅎㅎ
결혼식, 상 당한 일, 감사 인사.......
이렇게 또 한참 한숨 쉬어가는 것도 괜찮겠지? ...... 만
그래도 좀 궁금타.
하긴 자식들 키워 결혼 소식 전하는 게 글로야 짧은 거지만 사실 그게 얼마나 많은 사연이 깃들인 이야기겠니?
부모님 돌아가신 일이야 더 말해 무엇하고.
잘들 지내고 있는 거지?
나도 고랑고랑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
어제는 늦은 밤까지 어떤 샘이랑 중요한 이야기를 하느라 커피를 마셨더니 완전 날밤을 샜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고개를 돌리면 휘청하고 어지럽고 에휴......
퇴근하면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흉해서 얼른 고개를 돌렸지 뭐니.
그래도 점심 먹은 후에 뒷산으로 산책하는 일은 참 즐거워.
식당 옆 작은 밭에 심궈진 부추, 고추, 상추며 방울토마토며 오이 등을 보며 오른쪽으로 오르면 벚나무가 있는 계단이 있어.
그 벚나무 아래 계단에 일단 앉아 머리를 한껏 젖히고 나뭇잎 사이 하늘을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어떨 땐 살짝 누워서 한참 바라보기도 하지.
다시 일어나 슬슬 걸어 올라가면 굵지 않은 물푸레 나무들이 많은 길이 나오고, 지금은 많이 없어진 아기똥풀 길도 나와.
왼쪽 맹학교에서 만들어 놓은 시도 때도 없이 우는 닭장의 닭들을 보면 웃음이 픽 나오지.
넌 옛날 같으면 벌써 잡아 먹혔어 하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북악산과 북한산을 보며 꼭대기(랄 것도 없지만 ㅎㅎ) 에 오르면 커다란 정자가 있어.
나무로 잘 만들어 놓은 정자야.
아주 넓어.
며칠 전에 갖고 가서 밑에 두고 온 돗자리를 펴고 벌렁 누워서 쉬지.
바람이 아주 좋아. 5교시가 없을 때는 살짝 잠도 들어.
옆 학교인 맹학교에서 가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공부를 하러 올라 와.
올라올 때는 모두 손을 잡고 한줄로 올라 오지.
저번에는 수학 시간이었는데, 선생님과 아이들이 책도 없이 말로 수학 수업을 하더라.
깜짝 놀랐어.
공식과 수식을, 계산 과정을 말로 서로 나누더라고.
나도 가끔 거기서 수업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만큼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 같지 않더라.
이번에 만난 우리반 아이들은 좀 지금까지 만났던 아이들과 달라 너무 점잖고 아주 매너가 좋아.
사람을 힘들게 하지도 않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잘 해.
근데 뭐랄까...... 좀 뭔가를 같이 하기가 쉽지가 않아.
끝나면 휙 가버리고, 말도 잘 안 하고, 말썽도 안 부리고.
암튼 3, 4월은 좀 많이 힘들었어. 가슴이 터질 것 같기도 했고.
다들 시간 있으면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고 있고, 서로 말도 안 하고, 어려운 과제가 있어도 의논하지도 않고 혼자서들 끙끙매고
혼자서 해 내고........
5월이 되면서 조금씩 변하긴 했는데 여전히%$^&@#%#$
그래도 아주 성실한 아이들이야.
집에 오자마자 좀 자고 일어나 기말고사 시험문제 만들고,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이렇게 한자 적는다.
친구들아~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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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점심식사 하고 지금 막 아이들 보내고 들어왔다.
그간 연수다 오늘 공개수업이다 아주 바빴다.
연수는 요즘 한참 관심의 대상인 폭력예방연수와 장해이애교육이다.
폭력예방연수는 받으면서
'아 우리가 이렇게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구나'를 절감했고
장해이해교육은
내가 아파보지 않고서 누구의 아픔도 함께 하기 힘들다는 생각...
난 항상 생각이 한 박자 늦는데
연수를 받는 내내 한박자 늦는 기능으로 따라가려니
계속 헉헉댈 수 밖에...
공개수업은 교장 교감 세 분이 뭔가를 빡빡하 적으며 내내 관찰한다
잘하던 아이들도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고
그래도 수업은 끝났다.
아 살 것 같다
이제야 옥규가 올린 사진들도 눈에 들어오고
나 게시판지기지 하는 반성의 마음도 들고...
친구들아, 덥지?
아무리 더워도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힘내지 힘!
참 이상하다!
텔레파시 라는 것이 있긴 있는건가?
어제 설겆이 하면서
우리반 아이 그동안 목소리 큰것 때문에 칭찬도 잘 안해 줬는데
내일가서 칭찬해 줘야겠다며 그아이에대해 이생각 저생각했는데
좀 지나 전화가 오더라.
그리고 또 네 생각도 했는데 이렇게 글이 올라오고......
전에 학교는 너희 학교처럼 그런 곳은 없었어도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돋보기도 들고 쌍안경도 들고
앞산도 바라보고, 또 화단 여기저기도 둘러보곤 했었는데
이 학교는 앞에는 아파트 화단엔 돌과 시멘트...
거기다 아이들을 비롯해 함께하는사람들은 대책이 안서고...
옆반 아이는 복도에서 '뛰지마!' 했더니 '죽여바릴꺼야!'하질 않나
2학년아이가 커터칼로 죽인다고 달려들지를 않나
그래서 오늘 2학년 전체 아이들
서로 배려하고 마음 나누기에 관한 교육하자고
자료 준비하는 중 이다.
쉬는 시간엔 다른 반과 뒤엉키니 우리반 만 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말로' 네가 그러는것 싫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라고 했더니
죽을래? 하며 막 때리더란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머리가 지끈지끈이다.
나도 다른샘들처럼 포기상태 될까 두렵다.
그래도 힘내야지? 아자!
푸른 하늘과 싱그런 초목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