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회 - 게시판담당 : 구창임
오늘
제 추억 속에는 특별히 나를 행복하게 하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맑고 고운 영혼에 아름다운 성정을 지녔던 생전의 그이는 대하는 순간마다 마주 앉은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지요.
오늘 그이의 딸아이가 결혼을 했습니다.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닮아 귀엽고 예쁜 모습의 신부아이는 결혼식 내 방긋방긋 웃으며 행복한 날을 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기연민에 한 없이 빠질 수 있는 날에 잔잔히 예쁜 미소를 보이는 스물다섯의 그 아이는 어머니 친지들에게는 오히려 가슴 저림이었습니다.
그 어머니의 마음을 떠올리기도 전에 한 곳에서 시종 눈물을 떨구고 있는 신부아이의 여동생은 천사같이 예쁜 모습의 젊은 시절 어머니와 같은 얼굴이어서 저린 내 마음은 시리기까지 했습니다.
어머니의 기원이었던지 사진 박히려는 신부와 신랑의 젊은 친구들은 가히 200 여명은 넘을 놀라운 숫자여서, 신부측 친구와 신랑측 친구로 나누어 박아야 만 했습니다.
친정어머니의 빈자리를 저 많은 친구들이 채워 주길 기대해 보는 나는 잠시 다행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지역 일간지에 나란히 실렸다던 일류 남자중학교와 여자중학교의 수석합격자, 그 신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복했던 시간도 일천한데,
열네살 어린 학생시절 부터 두사람의 신문기사를 웃저고리에 품고 좋아했다던 부인을 먼저 보내고 재혼하신 신부의 아버지도,
어여쁜 신부도,
가녀린 모습으로 울음 삼키는 여동생도,
딛는 곳곳에 마주칠 상실의 아픔이 이미 겪어 본 내 마음 마저도 지레 저리게 함에,
그 어머니의 기원이었을,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을 시련과 고통 위에 얹어진,
어머니를 여읜 상실감을 온전히 견디어 지날 수 있는 영롱한 지혜를 저들에게 허락하시기를 마음 간절히 기원하고,
또한 그들의 아픔이 다른 이의 아픔도 나누어 어루만지는 아름다운 삶이기를 기원하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열매를 맺는 삶의 평범한 이치를 들먹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누구라도 질곡의 삶을 헤치고 엮어가는 인내와 용기와 터득의 과정 뒤안 길에 깨닫게 될 저들의 회상 위에
아름다움과 평화 만이 오래 오래 남기를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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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날 가운데 가라앉지 않는 그리움에 특별히 적어 놓은 한 페이지 입니다. 7 년 전.......
생전의 유광례선배를 문득 오늘 기억 해내었습니다.
남편의 대학동기 유선배의 큰 딸 결혼식을 보고 오던 날 적은 일기였지요.
특별히 착하고 아름다웠던 유선배의 딸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오늘 몹시 궁금해집니다.
후배님~~~
우리의 친구를 기억하며 올린 글을 보며,
얼굴이 유난히도 하얗던 친구의 얼굴이 떠 올려 집니다.
착한 사람이라서, 하늘나라에서 필요해서 일찍 데려가셨나 봅니다.
아주 먼 곳이지만
기억하는 친구들의 마음 속에 있으니
그리움으로
아름다운 하늘나라에서 친구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