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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아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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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아들네.

 

친구들에게

 

내가 친구들에게 고백할 것이 있어 이 글을 쓴단다. 

내가 할머니가 됐어. 

어쩐지 늙어가는 것 같아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할머니인 것을 인정안할 수 없단다. 

손자를 안고 있는 내 얼굴이 할머니인 것을.

 

지난 12월에 둘째가 엘에이에서 아들을 낳아 할머니가 되었고

이번 4월에 첫째가 텍사스 어스틴에서 아들을 낳아 명실공히 확실한 할머니가 되었단다. 

내가 아들을 낳았을 땐 얼떨떨하니 엄마라는 생각도 없었고 애 젖주느라 좋은줄도 몰랐는데

내 아들 닮은 손자들은 어쩌면 그렇게 예쁘고 귀여운지 내 입이 함박만하게 벌어지고

연신 웃고 있단다. 

 

팔이 아픈데도 손자를 내려놓을줄 모르고 안고 얼굴을 보고 또 보고 빰을 비비고 있단다. 

주위에 딸 가진 친구들은 일찍 외손자 외손녀를 보기도 했지만 나보다 선배인 분들도

아직 손주가 없어 괜히 미안한 마음에 혼자 생각하고 사진보며 웃고 있단다. 

일하다 말고 보내주는 사진보고 또 보고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아직 텍사스에서 태어난 손자는 만나보지 못했는데 이제 가봐야겠다. 

사진을 보면 제 아빠를 꼭 닮았고 편안하게 오래 잠자는 모습도 똑같다. 

아는 사람 하나없는 먼곳에서 와이프 몸조리해주고 애기 닦아주는 큰아들이 대견스럽기만하다.

친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참 좋다. 

친구들아, 축하해줘. 

손주가 태어난 것도,  할머니가 된 것도..... 

 

우리 손주 둘이 할머니 친구들에게  인사드린다.

 

                                                            4월 16일 201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