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종이 비행기를 접어서는 힘껏 날리지도 못하고 그냥 찢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음악회가 진행되온 사정을  게시판을 통해서 알고 선.후배동문들께서 무한한 사랑과 격려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접기로 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 한 점을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 할까요?
죄송합니다.

 

맨처음엔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미국에 계신 김춘자선배님께서 불가항력의 개인사정으로 불참을 하겠다 하면서 하나 둘 문제가 터졌습니다.
그래 일을 하다보면 당연히 문제가 생기지하면서
그러면 "김춘자 선배님의 토크쇼" 대신 "유정희 선생님의 헌정 음악회"로 하기로 하자며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러나 제일 큰 문제는
맨처음 약속과는 다르게 선생님께서 개인적인 건강때문에 자신감이 없다 하시며 못 하시겠다고 연락을 주신 것입니다.
저희 생각에는 10곡쯤은 너끈히 소화하시고도 남겠다 했지만
예술가의 자존심이 대강대강 해서 무대에 오르는 것을 허락지 않으셨나봅니다.
그런 이유로 선생님이 없는 무대는 의미도 없고 동문들의 참여의식도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주제가 뚜렷해야 하는데 우리는 갑자기 주제를 잃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개인을 폄하하는  글들이 오르는 등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도 했습니다.
음악회 때문에 상처를 받는 동문들이 있다는 것이
음악회를 기획한 저로서는 너무나도 미안하고 황망했습니다.

그런저런 여러가지 일로 고민을 하다가
출연해 주기로 기꺼이 약속을 해 주신  고마운 분들께 일일이 사정을 이야기하고 허락을 받아
최종적으로 이런 부끄러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100여개의 종이 비행기를 접어서 격려를 주신 동문들께도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일년 전에도 계획만 하고 무산이 되더니
이번에도 또 무산이 되네요.
삼세번이라고 만약 세번째 기회가 오면 그 때는 하늘이 허락을 할까요?
순수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다 되겠거니 했지만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를 않음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 능력부족이겠지요?

 

이 일로 해서 마음을 다친 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2기의 최희순선배님, 5기의 유명옥선배님, 6기의 김광숙선배님, 7기의 이정수와 김희자 12기의 김혜숙후배님께 평생 빚을 졌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특히 최희순선배님께서는 엄청 마음고생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걱정하지 마, 고생이 많았다"라며

저를 먼저 걱정을 해주셔서 제가 그만 눈물을 보이고 말았답니다.
만약에  훗날 어떤 기회가 저에게 다시 찾아온다면
그 때는 고마운 분들께 빚을 갚는 심정으로 다시 뛰겠노라 약속을 다시 드려봅니다.


날지도 못하고 접기만하다 찢어버린 종이 비행기에 꿈을 실어 날릴 그런 날이 과연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