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먹어서인지 요즘들어 감동받아서 눈물을 찔끔거릴 때가 많아졌어요.

우리 친구들 옛날에 여학교 때 멀리서 보고 이름과 얼굴만 알던 친구들도

만나면 왜 그리 반갑고 좋은지... 눈물이 글썽이게 되지만 주책일까봐 삼키곤 해요.

어제 우리 동창회에서도 그런 마음이었답니다.

지난 일요일 KBS 명작 스캔들에서 정지용 시에 곡을 붙여서 만든 '향수'라는 노래를 듣고

'아무렇지도 않고 어여쁘지도 않은 사철 발 벗은 아내'라는 가사가 마음을 적셨습니다.

저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필요하지만  아무 맛도 없고, 색도 없고, 냄새도 없고,  담긴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그런 존재 말이지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 못하답니다.

어릴 때 눌러 놓았던 감정들과 펼치지 못한 꿈... 그런 것들 때문에 어떤 때는 외롭고 슬프고 어떤 때는 방방 떠서 주책스럽고 어떤 때는 불같이 화가 나고... 그런게 제 모습입니다.

딸 아이가 어리다는 핑게로 요리조리 피하다가 아이가 이제 졸업하니 미안해서 회장을 맡았습니다.

모금, 행사, 여행가는 일 때문에 수고한 우리 회장님들과 부회장님들과 총무님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전임 회장단 같이  활기찬 동창모임이 되도록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돼요.

많이 조언해 주시고 개선할 점은 말씀해 주시면 서로 이야기 하면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4월 말쯤 우리의 고향 인천 걷기 행사를 하려고 합니다.  벗꽃이 장관이라네요.

제주도니 지리산이니 둘레길, 올레길 해싸면서 난리들인데 우리가 인천길을 안 걷는다는 건 예의가 아닌듯 해요.

그 때쯤 문자 보낼테니 모두 같이 걸읍시다.  맛있는 점심도 먹고요...

11월 쯤 가을 동창회를 당일 여행으로 가려고 해요. 우리 미선 총무님이 좋은 곳을 알아보고 있답니다.

어제 나오지 못한 친구들도 서로서로 연락해서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또 한가지 부탁은 홈피를 눈팅으로 보기만 하지 말고 본 사람은 몇자 글을 남겨주세요. 그리운 사람 글로라도 만납시다.

 

존댓 말로 회장 카리스마 세우려니 쑥스럽구만!!!

숫 말들과 암 말들이 잘 살다가 암 말들이 몽땅 죽었대.  숫 말이 뭐라고 했을까?

답은?                                    할 말이 없구만!!!  (ㅎㅎㅎ  그래, 나 유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