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사서 먹지, 이게 웬 사서 고생이람?" 결론은 그랬지만
그래도 한번은 고사리 좀 꼭 따보고 싶었어요. 마음껏!
이상하게 미국와서 그리오래 살았는데 그 흔한 고사리 밭을
한번도 제대로 가본 적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글쎄 사람들이 고사리 밭에 지들만 가고
나는 안 데리고 가 주더라고요. 섭섭하게 시리.
그런데 올해 드디어 그 한을 풀었네요. ㅎㅎㅎ
거의 삼십년도 더 넘었나? 이민 초기에 우리 엄마랑 인디아나 둔즈에 놀러 갔을 때
우연히 눈에 뜬 고사리를 정신없이 뜯다가 경찰에 걸렸던 일이 있었어요.
챙피하게스리 경찰은 우리에게 꺽은 고사리를 다시 심어 놓으라고 호통을 쳤고...
살이 통통히 찐 그 많은 고사리를 다 뺴앗긴 것이 얼마나 억울 무쌍했는지 몰라요.
다행히 아무 전과가 없고 처음이라고 해서 무사방면 되기는 했지만
그 뒤로 고사리는 보기도 싫고 따러 간다는 것은 생각도 안해 본 일이었어요.
그게 내셔날 파크안에서 땄기 때문이라서 그런 것이지
보통 야산에서 따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리고 이곳 아리조나에도 고사리가 흔하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그 고사리를 꼭 한번 따러 가고 싶어졌어요.
근데 7 년이 다 지나도록 아무도 나를 안 데리고 갔다니까요.
고사리 밭이 너무 많이 알려질까 다들 조심하는 모양이고
나는 한국 아줌마 악착정신이 부족해 보여서 낙제를 했는지, 인심을 못 얻었는지..
또 철마다 여행을 떠나버려 철을 놓치고 말았던간 아무튼 섭섭했던 제목이었죠.
고사리 제철인 지난 석주간에 여행을 다녀와서 제일 먼저 궁금했던 것은
다들 고사리를 따러 갔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어떤 권사님 말은 대번에 "벌써 다 끝났지, 너무 늦었어." 하더라구요.
올해도 또 한을 못 풀고 지나가는가 했어요.
그런데 엊그제 드디어 고사리 밭을 따라 가 볼 기회가 생겼어요.
그날 무슨 용꿈을 꾸고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아침에 사모님에게서 연락이 온 거예요.
"오늘 고사리 따러 가는데 같이 갈래?" 하고.
여행 후 할 일도 너무 많고 몸도 고달팠지만 무조건 오케이 하고 신이나서 점심을 쌌지요.
천기 누설일까만 비밀한 그곳은 우리 동네에서 두시간 북쪽으로 올라간 곳에 있었습니다.
17 번 하이웨이에서 260 번 길 동쪽으로 나가 한참을 시골길로 올라가서 87 번을 타고 더 가다가
비포장 도로로 털털대며 산으로 올라가면 양 옆으로 고사리가 가득한 산이 나오더라구요.
글쎄, 아직도 고사리가 무궁무진 하더라고요!
피닉스에서는 볼수 없는 키 큰 나무들 밑으로 작년 고사리들 시체 속에
초록색 짙게 빛나는 연한 고사리들에 얼굴을 내밀고 있었어요. 눈이 번쩍 띄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머리 숙인 얼굴을 부끄러워하며 가만히 올라 오는 놈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기온도 피닉스보다 2-30도쯤 더 시원하기도 하고
나무 그늘이 햇볕을 가려 주니 고사리 따기에 아주좋았어요.
나무그늘에서 점심을 나누어 먹는 재미는 보통이 아니고요.
위의 점심 외에 잡곡밥과 김치, 각종 나물들이 더 있었어요.
두 차로 나눈 총 열명이 배부르게 먹고 부지런히 따기 시작했는데..
두어시간 앉았다가 일어섰다가 하며 허리굽혀 고사리를 따는 일이 보통 고되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나를 위해 아직도 남아 있는 고사리 순들이 너무 예쁘고 고마워서 열심히 손을 놀렸지요.
고사리는 이렇게 아무리 따주어도 또 솓아나는 것이고 오히려 번식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 한국 아줌마들의 극성이 고사리 멸종을 가져오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힘들면 안된다고 하면서 두시간만에 그만 따고 내려 가자고 하더라구요.
우리 부부 수확은 네 봉다리!
그런데 집에 와서 그 고사리 뒷처리가 또한 굉장히 힘든 일이었어요.
대강 다듬어 아이스 박스에 넣고 뜨거운 물을 끓어서 붓고 뚜껑을 닫아 30분을 기다린 다음
펼쳐 널어 말려야 하는 것인데 그 작업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밤 열시가 되어야 끝이 났다니까요.
다음날은 아스피린을 먹고 끙끙 앓았답니다.
아침에 바깥에 나가보니 밤새 꼬짱꼬장 싹 말라 버렸어요.
그래도 하루 해볕을 더 쪼였는데 아리조나의 뜨거운 볕이 고사리에 최고로 좋겠더라구요.
말리지 않고 얼린 것도 너댓봉지, 그러니 당분간 아주 근사한 반찬 거리가 많이 생겨서 신이 납니다.
어제는 손님이 오셔서 첫 요리를 해서 드렸더니 아주 맛나게 드셨어요.
고모가 제발 팔라고 하지만 이거 너무 힘들게 한 것인데
선물이나 주면 모를까 돈으로 바꾸기는 허망할 것 같네요.
어떤 이는 직장 잃고 힘들때 고사리를 따다 팔아서 렌트도 몇달 해결했다고 하고
어떤 이는 극성스럽게 많이 해서 선교비로 몇천불씩 헌금을 했다는 고사리...
상당히 고급스런 한국인의 입맛에 맞고 영양도 좋아서 아주 인기가 많다고 해요.
글쎄 또 가고 싶냐고요? 아마도 일년에 한번씩은 꼭 가고 싶을 것 같아요!(2011년 6월)


인선아 !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 그늘 아래 정말 고사리가 가득하구나.
금방 꺽은 고사리가 너무 싱싱해 보인다.
햇고사리 향이 물씬 풍기는 고사리나물 얼마나 맛있었을까?
숟가락 하나 들고 쫓아 갈까나 ? ㅎㅎㅎ
와우~ 인선아~
저렇게 통통하고 싱싱한 고사리 첨본다.
정말 한없이 따고 싶을것 같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풋풋한 나무 냄새 풀냄새 맡으며 아~ 좋았겠다.
근데 아프다니~ 에구 푹쉬어라.
? 어머나 세상에나 ㅡㅡㅡ
나물 캐는 부부의 모습이 눈에 선 하네
오늘은 장대비가 줄기차게 쏟아져 내린다
어젠 종로5가 의료기 상점을 휩쓸었단다
장마철을 몹시 타는 나이가 된거야
지압봉 ,맛사지봉, 탄력 줄,자석 목걸이와 팔찌,그리고 작은 찜팩
농사를 배우며 노동력 과잉 발사로 오는 견비통은 조금이라도 나무를 더 빨리 튼실히 키우고 싶은 조급한 맘 때문야
고사리가 차곡차곡 봉지를 채워갈때 정든 나눔의 얼굴이 웅켜틀어 쥔 고사리 손이 혼을 빼앗았을 것 같아
내가 쑥을 캘때 그랬거든 지금도 그때의 그 햇살로 눈이 시리단다
태백여행 때 쑥떡 해다가 버스 안의 쑥향을 생각함 정말 신나는 거야
점점 굵어지는 빗속 데이트는 동네 헬쓰장 사인방 돼지갈비 먹는 점심 약속이야
불로장생 타잎인 너희 부부 정말 아기자기하게 사는구나
?인선아 고 괴기 맛이란게 늙을수록 최고의 맛으로 입맛 땡긴데이
쇠고기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일단 값도 만만 했는데 요즘은 쇠고기와 값이 비슷해졌어 수입 쇠고기 때문야
광우병 사태로 전멸된 소의 눈물 소의 피가 우리나라 축산인들 가슴에 한을 만들었지
인선아 와준 기회를 최대한 부부가 사랑하는 시간으로 공유하는 즐거움이 일상생활로 보인다
혼자보다 함께가 얼마나 행복한 건지 있을 땐 모른단다
요즈음은 쑥으로 전도 부치고 쌀가루 버무려 쑥버무리도 하고 절편 뽑아 우편물 받아주는 이웃에게도 주고 ........
약방엔 감초요 우리집엔 쑥이로다정례야 잘있지?
힘들지만, 재미있었겟다. 인선아.
나는 미국와서, 제대로 된 고사리를 먹어 본 적이 없는것 같애.
우리 애들 친구는, 언니들이 한국에서 오셔서 놀러갔다가
언니들은 딴 고사리를 버리고, 월숙이라는 분은 딱 한 줄기 들고 있었는데 경찰이 왔단다.
그래서 벌금 500불 물고, 다시는 어떤 풀잎 한 개도 따지 않는다고 하더라만,
그곳은 괜찮은 모양이지?
아뭏든 조심해라. 미국법이 엄한거 잘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