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Reyes Lighthouse

(국립공원 소개 페이지에서 퍼온 사진)

 

샌프란시스코 가까이에 생굴 농장이 있어서 아주 싱싱한 굴을 실컷 먹을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지 오래 되었다.

바닷것을 좋아하는 남편이 몹시 벼르던 길이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소원을 풀게 되었다.

딸과 손자, 우리 둘, 넷이 동행이 되어서 길 떠난 것은 지난 현충일 휴가중의 하루였다.

 

101 번 도로를 타고 북으로 골든게이트를 지나서 다시 1번 도로를 타고 북으로 두시간여 올라갔다.

인터넷 엘프(www.yelp.com)에서 나온 소개글만 신용하는지, 

꼭 그 레스토랑에서 먹어야 한다는 부녀때문에 한도 없이 운전을 해서 올라갔다.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사람들이 야외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고

어디서 그 외진 곳으로 그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는지 그렇게나 줄이 긴데

기다리고 기다려서 생굴과 샌드위치, 그리고 클램차우더 국을 먹었다.

날이 좀 추워서 덜덜 떨면서 먹는데 그래서 더 추억에 남으려나?

                                      (이 지점이 그 레스토랑이 있는 바닷가였다. 자동차들이 즐비하고..)

아무리 맛있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나면 공연히 허망해지는데 

"돌아가는 길에 등대가 하나 있는데 가보고 싶으냐?"고 딸이 묻길래 얼른 가고 싶다고 했다.

등대란 의례 아름다운데 위치하고 있고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는 법이니까.

더구나 먹기만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는 이왕 나선 김에 너무 아쉬운게 아닌가!

 

그런데 조금 후회가 될 정도로 한참을 달리고 달려도 허허벌판 먼 길이었다.

그런데 한시간 이상 더 운전해서 가서 보니 정말 한번 꼭 가보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좋은 곳이어서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 등대는 포인트 레이에스(point reyes)인데 국립 해변 공원(National Seashore)에 속한 멋진 곳이다.

내가 평생 가 보았던 등대 중에 최고로 운치가 있었고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이 등대는 역사적으로 1870년에 첫 불빛을 바다에 비춘 기록이 있다.

지형적으로 너무 많이 삐죽히 태평양으로 돌출한 곳인데다가

북미 중에 두번째로 안개가 자욱한 해변이어서 항해하는 배들에게는 위험한 장소이어서

샌프란 항구를 떠나는 배들에게 경고를 해주어야 할 중요한 지점이라고.


등대로 가는 길은 멋진 태평양 해안 길을 따라 반시간쯤 걸어 올라가게 되는데 

저 멀리 안개로 하늘과 바다의 구분이 없었다.

바람이 몹시 불고 있는데 길가에 노란 야생화가 가득 피어 흔들대고 있었다.

 

언덕 끝까지 올라가서 다른 각도로 맞물리는 해안도 보고...

거기서 한참을 걸어 올라가도 등대는 보이지 않았다.
 


완전 꽃밭. 야생화의 천국같았다. 여행객들이 어찌들 알고 많이 몰려 들고 있었는데...


날이 흐리더니 비가 뿌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캘리포니아 사이프러스 숲을 지날 때 빗줄기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너무나 운치가 있으니까 아무 불평이 나오지 않았다.

이 계단은 하나하나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300 개가 넘었다. 아주 가파르고 좁았다.

이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탄성을 지르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다 내려가고 다시 올라오니 헉헉.. 탈진할 지경!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운동량이 충분할 듯하다.

비를 흠씬 맞고 이 계단을 내려가서 등대 안에 들어갔다가 다시 올라왔는데

언제나 이 계단이 끝나는가 힘이 들어서 혼 났다..

이 돌은 마치 피를 흘리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바위위에 붉은 이끼가 낀 것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이 정도 사진이라도 건져서 참 고마운 일이었다.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즐겨부르던 동요가 떠오르는 오후였다. (2011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