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LA 공항에서 조영선선배님을 만나

총동창회에서 보내주신 감사패와 CD 100장과 50년사 책자 두권을 잘 접수하였습니다.

 

조영선선배님이 여행트렁크와 함께 카트에 실고나오신 커다란 상자를 가리키면서 

“이거야! “ 하셨을때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나!  CD 라면서요?  왜 이렇게 보따리가 커요?”

 

나는 막연히 선배님 트렁크안 어디 한귀퉁이에 넣어가지고 오실수 있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을 했었던거지요.
그래서 물건을 담아올 헝겊가방 하나를 핸드백안에 챙겨들고 나갔던 참이었답니다.
CD 니까 작은물건이니 만만히 보고, 책두권이라니까 또 작은 수량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했던거지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박스포장을 뜯었습니다.
첩첩이 잘 포장된 박스를 열면서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이 물건들을 보내기위하여 일일이 싸고 담고 스카치테이프를 붙이고 운반했을

그 수고와 정성의 손길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궁금했던 감사패는 오히려 자그마하고 아주 검소했습니다.
그점도 맘에 들었습니다.  기부한 사람도 겸손한 마음으로 했겠지만

감사를 전함에서도 요란하지않은것같아서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먼저 책부터 열어보았습니다.  

장정도 근사하지만 그안에 내가 쓴 글도 들어있으니 당연히 그것부터 보고싶어지더군요. 
특히나 원고가 무단 생략되고  왜곡된 부분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고보니 나도

자연히 얼른 내 원고를 확인해보고싶었지요.
내 글에는 별 변동사항없이 원래 내가 쓴 그대로 올라있었습니다.

 

다음에 대강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책을 훑어보았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들이 번번이 꼭 나같고

우리반 아무개같고해서 돋보기를 대고 들여다보면서 혼자 실소를 했습니다.

 

내가 본 인일여고 50년사 편찬은 매우 훌륭한 작업이었습니다.
그 책을 편집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공이 들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아직 세밀히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첫페이지부터 끝장까지 다 넘겨는 보았지요.
한 제목 한 제목을 정할때 얼마나 여러가지 구상들이 많았을까요.
한 기사 한기사 추려가면서 또 얼마나 여러번 갈등이 많았을까요.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의 순간에서 그들의 노고가 얼마나 심각했을지 눈에 보이는듯 했습니다.

 

다음에 CD 확인차례. 
차곡차곡 25장씩 들어있는 케이스 4개가 상자를 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 CD가 50주년 기념 행사를 녹화한 CD인줄로 지레짐작을 했던 나는
컴퓨터로 열어보고는 혼자서 놀랬답니다.
이 CD는 바로 저 육중한 책 한권이 고스란히 고대로 들어있는 Book CD (이렇게 부르는게 맞는지요?) 였던겁니다
책을 펴들고 컴퓨터앞에 앉아 페이지마다 대조 확인까지 해봤지요.

 

참 좋은 세상입니다.   책 한권이 이 작은 플래스틱 접시안에 다 들어가다니요.  

몰랐던 일이야 아니지만 막상 CD책을 처음 접해본 나는 매우 감동스러웠습니다.

 

이렇게 귀하고 뜻깊은 선물을 보내주신 모교 총동창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먼 여행길에 무거운 가욋짐을 마다않고 기쁜 마음으로 들어다주신 조영선선배님 매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