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오인숙

아지랑이 피는 봄

흙덩이 밀고 싹트는 새싹의 느낌으로

내게 와서 뿌리 내린 당신은 나의 머리카락

손톱 발톱이 되어 잘라내고

깎아내도 소리없이 자라는 그리움인걸

아무도 어쩌지 못할 무덤까지

함께 갈 천연두 자국같은

발진의 흔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