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밖에 나가  1시간 정도 걷고 왔지요.

그 때 토끼가 배추를 먹고 있었는데 폰으로 촬영하려 가까이 가니 도망을  가지 않더군요.

눈동자는 저를 옆으로 째려보면서 입으로는 연신 종긋대며 먹이를 먹고 있었죠.

저를 해칠지 안 그럴지 아마 속으로 긴장하고 있었을 겁니다.

 

집에 와서 부엌에 잠시 들르고 중독처럼 홈피를 여니

이런 동영상이 올라와서 그만 할말을 잊습니다.

지난 겨울 연일 구제역에 대한 뉴스가 인터넷, TV , 신문을 뒤덮었지만

솔직히 저는 걱정은 해도 일부러 외면도 했고 어찌보면 무심했던 스스로가  떠올랐습니다.

충격을 받아 그만 볼까 하다가  그래도 끝까지 부들대며 보았습니다.

 

구제역 말고도 동물학대에 대한 뉴스는 언제 보아도 가슴을 치게 합니다.

좁은 쇠창살 안에서 태어나 죽기 전까지 그 우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뒤엉켜 성장하는 개들을 보고

저런 쳐죽일 * 하고 소유자들에 대해 비난을 했지만 아무런 힘이 없는 저는 그냥 그러다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또 잊혀지곤 할 수 밖에 없음에 통탄합니다.

 

곰을 묶어 놓고 옆구리는 절개하여 쓸개즙을 얻기 위해 여닫이 문까지 만들어 동물학대로 고발된 뉴스도 있었죠

쓸개즙을 마셔서 쓸개 빠진 사람이라 할까요,

몹슬 짓을 해서 쓸개 빠진 사람이라 할까요 

그런  사람들의 뉴스를 볼 때도 흥분했지만 그저 그렇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국가도,인간도 어쩔 수 없이 행하는 것이지고

고통없는 안락사를 시키기에는 가축수량이 너무 많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살처분 돼지들을 가까이 촬영한 동영상에 보이는  

살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돼지의 눈빛에

지옥이 저러하겠지 싶고

그만 인간이 큰 죄를 지어도 너무 심하게 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 돼지도 그렇지만 그것을 시행해야 하는 공무원, 포크레인 기사, 가축 소유주들의 고통이

이렇게 절절이 다가옴에 인간이 무섭습니다.

 

그냥 이 한편의 동영상을 보세요.

동물사랑 협회 측의 촬영 편집이 계산된 의도가 포함되었다 하여도

꼭 그래서 만이 아니고

고기를 금일부로 완전히 끊겠습니다.

얼마 안가서 기억이 흐미해져 한점 두점 집어먹는 형편없는 변절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가축에 대한 속죄는 안되겠지만

인간이 참으로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