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 K와 들어선 미장원 안은 만원이다.
나 같은 사람만 있으면 미장원들 문 닫을 텐데.
"염색 하시게요?"
"아뇨, 퍼머 하려고요."
"염색부터 하셔야겠는데요?"
"염색은 집에서.... 그냥 퍼머를.... "
내가 궁색을 떤다.
"염색한지 너무 오래돼서 퍼머가 잘 안 나오겠는데요?"
흰 머리는 퍼머 못하나?
아무튼 염색을 하라는 얘긴데,
집에 있는 염색약이 아까워 우물쭈물하는 사이, 어느새 염색약 갠 것을 들고 서 있다.
집에서 염색한 약 때문에 머리결이 상했다고 연상 혀를 차며 철썩철썩 발라댄다.
아이고 집에서 내가 바르면 살에 안 묻히려고 기를 쓰는데.
검정 칠을 뒤집어쓰고 앉아 있는 거울 속의 내 모양새가 가관이다.
딱 얼마 전에 돌아가신 <앙드레 킴>이다.ㅎㅎㅎ
거울 보고 앉아 있기 민망스러워 볼 것도 없는 월간지를 뒤적이는데
옆에서 퍼머하던 손님이 느닷없이 암환자 얘기를 꺼낸다.
음식 까탈부리는 사람이 암에 걸린다로 시작하더니
이기적이고 성격더러운 사람이 암에 걸린단다.
자기처럼 베풀면서 즐겁게 살면 암 같은 건 절대 안 걸린다나? 어쮸.
허긴 목소리가 쩌렁쩌렁한 걸 보니 몸이 튼튼해 보이기는 한다.
K가 안절부절하며 그건 아니라고 설명을 하자 그녀는 더 열을 올린다.
K가 안쓰러워 내가 주책없이 껴들었다가,
니가 암에 대해 뭘 아느냐는 식으로 내 말을 뚝 자르는 바람에
"아, 네."하고 만다.
그녀의 암환자 규탄 연설은 퍼머가 끝나도록 이어졌다.
그녀는 속 후련하게 떠든 값인지, 아무튼 얼마인지 미용사 주머니에 쑥 찔러주고 위풍당당하게 사라진다.
"언니, 아니 그여자 왜 그런데?"
"그러게 말야. 듣는 암환자 괴롭게스리. ㅎㅎ"
미안해서 쩔쩔매는 미용사에게 눈을 찡긋해주곤 미장원을 나서는데 K가 아부한다.
"어머, 언니 훨씬 예쁘다. 이제 집에서 염색하지마.응?"
"뭐 먹을까?"
내가 동문서답하자 싹싹한 K가 팔짱을 쏙 끼며
"언니, 돈가스 먹어도 돼?"
"좋지."
다른 거 먹자고 하면
까탈스러워 암 걸렸다고 한, 그녀의 말에 동의하는 것 같아서
오늘 나는 토달지 않고 돈까스를 먹어야했다. ㅎㅎㅎㅎㅎ
유양아!
이렇게 한해가 또 가네
이미 그대는 무엇이든 다 딛고 일어났으니
소인배들의 지껄임에 절대로 신경쓰지 마시고
오늘은 돈가스 내일은 비후가스면 어떠하리
자-------------- 입맛대로 즐기시고
신나고 건강한 맴으로 새해맞이 합세다
나두 돈 애낀다구 집에서 염색.
총 천연색이란다.
눈 나쁜 나는 그냥 검게만 보이니 ㅉㅉㅉ
암 전과자??? ㅋㅋ 말 된다.
나는99년도에 대장암 수술.
아직도 요롷게 멀쩡히 살아 있다.이기적이고 성격 더러운???
고X이 어떤 X인지 보고싶네.
모르지 나 자신이 나를 모르니 .....
암선배 순옥아, ㅎㅎ
그 목소리 큰 아줌마, 미장원에서 또 만나면 한번 째려줄까?
근데말야 순옥아, 안경 벗고 해서 얼굴을 모르는데 어쩌지?
에이 분한지고. ㅎㅎ
근데 너 미국이니 한국이니?
어디서든 건강하거라 친구야.
그리고 쪽지 글 좀 보시구려.
옥순랑 언니 소식이 궁금하던 차에 올라 온 글이라 더 반가워요.
언니의 상냥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네요.ㅎㅎㅎ
순호는 뒤에서 보면 몰라본다구요.
별로 커 보이지도 않는 바지가 헐렁헐렁 하두만요.
지난 여름이었나?
친정에 갔다가 들은 이야기 하나 쓸께요.
모처럼 주일날 엄마랑 함께 인천 제일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엄마는 노인부 예배 30분만 또 드리면 되신다고 해서 오랫만에 자유공원에 산책 갔었지요.
맡으신 직분이 있거든요.
나중에 만난 엄마는 놀라셔서 많이 흥분된 상태셨어요.
들어본즉!
예배 끝 무렵에 한 할아버지께서 나오셨대요.
(직분은 모르겠는데 오래 다니신 분이래요
평소에도 나서기 좋아 하시고 악기도 곧잘 하셔서 자주 나오신대요)
"여러분!
제가 한말씀 드리겠는데요.
절대루 예배에서 축도 끝나기 전에 나가시면 안되요(그런 사람은 없는데)
축도를 안받으면 복이 안들어옵니다.
나를 보세요 나를!.
난 평생 한번도 축도 빠뜨린 적이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건강하게.......... "
꽝!!!!!!!!
갑자기 뒤로 넘어지시면서 작은 강대상에 부딛히고 정신을 잃으셨대요.
얼마나 난리가 났겠어요?
더구나 65세 이상 어른들만 계신 자리쟎아요?
제일교회는 역사가 깊어서 80이상 고령의 어른들이 아주 많으셔요.
암튼 의사 집사님이 한분 계셔서(그래봤자) 119부르시고 병원으로 실려 가셨다고..................
그 와중에도 엄마는 그 분이 언제나 밉상이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연세들이 있으시니까 놀라면 다들 흥분상태가 되쟎아요?
지난 10월에 가서 그분 소식 물으니까 그 며칠 후에 세상 뜨셨다고 그러대요.
축도를 열심히 들으셔서 본인은 큰 고생 안하고 가셨는가 몰라도 여러분 심장마비 일으킬 뻔 했어요.
암튼 시끄러운 사람들은 좀 공해에요.
저도 미장원에 가서 염색하는 도중 너무나 시끄러운 손님이 떠드는 바람에
미용사가 타이머 벨소리를 못들어서 좀 더 했다니까요.
그나마 제가 미심쩍어서 "원장님 아까 벨 울렸는데 알고 계시지요?"
하고 물었더니 놀라시더라구요.
원장도 그 분소리가 못마땅해서 거기에 신경쓰느라 못들었대요.
근데 의외로 전과자들 많으시네요.
저도 그래요. ㅎㅎㅎㅎ(뭐 자랑이라고)
성격이 좀 드럽긴 해요.
명옥씨는 적절한 얘기를 참 잘도 꺼내 오네요.
오랜만에 만나니 명옥이가 질색하는 씨자가 달라붙네. ㅎㅎ
돌아가신 분 얘기 듣고 웃으면 안되는데 왜 웃음이 자꾸 나는지 몰라. ㅎㅎ
아무튼 말과 글이 똑 같은 사람 뽑으라면 명옥이가 일등일 것 같애.
명옥이 글은 상큼한 청량제 같다니까.
<성격이 좀 드럽긴 해요>
명옥이 억양이 생각나서 여기서 또 한번 푸하하하.
미장원에서 만난 그 아줌마,
아마 엄청 미운털 박힌 사람이 암에 걸렸던 거 같애.
우리는 원한살 일 하지 말자구요.
괜히 도매금에 죄 없는 암환자들 욕 먹이지 않게. ㅎㅎㅎ
정기검진은 잘 받고 있는거죠?
나도 미루고 미루다 며칠 전에 겨우 받았어.
내년엔 건강하고 행복한 일 많이 많이 있길 바래.
"오랜만에 만나니 명옥이가 질색하는 씨자가 달라붙네. ㅎㅎ"
최근 댓글 모음에는 윗부분만 보이쟎아요?
"아이고 옥순 언니 좀 못만났더니만 다시 씨를 붙이셨네.... " 하고 열어봤어요.
쪽집개도사가 따로 없네요. ㅎㅎㅎㅎ
전 아직은 3개월 마다 약 타러 가고 6개월 1년 단위로 강제검진을 받지만 약먹는 거 끝나면 어찌될른지................................
그러면서도 한번씩 의심이 가요.
사실 수술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거지 다른곳에 생긴 건 많이 진행되면 나타날까 모르는 거쟎아요?
그렇다고 연중행사로 대대적인 검사 받긴 싫걸랑요.
그냥 혈액검사 한번으로 모든 게 다 나온다면 해보겠는데....................................
그 떠들고 간 여자 같은 사람은 자기는 안 걸리는데 상대방에게 암 많이 걸리게 하는 타입이지요.
자기는 안전하다는 말은 아마 맞을 꺼에요.
언니
내년에는 우리 모두 무조건 행복해지자구요.
6개월 기다리고 또 일년지나고 3년후엔 ....하면서 이십사년 나 흘렀다오.
작가 옥순랑~ 나도 돈까스대열에 합류해도 되나요?
의외로 인간성 더러운애들 몇이 있구나
첫째번 순옥이, 순하 초현 , 옥순등등...
난 만날 집에서 염색하는데, 암시롱 안혀.
미용실에서 하는 거랑 별반 치이 없던데?
매출 올리는 방법도 가지가지.
조금 이기적이고 약간 성격이 더러워서 착한 암이라는
갑상선암? 6년 전에.....ㅎㅎ
그래, 모두 제 잘난 맛에 사는 게 인생이지.
영숙아, 돈도 돈이지만 <앙드레킴> 모양새로 앉아 있기 싫어서 대충 바르고 살련다.
내 머리가 염색이 잘 안되는 머리라고 하더라만 그것도 상술일지 모르지.
뭐 이 나이에 흰 머리 좀 보인들 어떠리.
그런데 뭐 성격이 약간 더러워 착한 암 걸렸다고? ㅎㅎ
그래 너 착한 거 맞고요.
착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년엔 더욱 행복이 넘치길 바래.
근디요.
요기서 보니까 절 포함해서 같은 종류의 전과자는 안계시네요
조금은 신비감을 더해서
다인모 (다양한 인간성 모임) 어떨까요? ㅎㅎㅎㅎ
4기 언니들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암도 착한암이 안 착한 암이 있었나?
그럼 우리 남편은 제일 인간성 나쁜 암인가?
돈까스가 변질되서 암 자랑하는 곳이 되버렸네.
이제부터라도 인간성 고쳐서 암에 걸리지 말자.
옥순이가 오랬만에 놀러오니 무척 반갑다.
새해 첫날부터 얘기가 좀 그렇지? ㅎㅎ
갑상선암이 좀 쉬운 암이라 착한 암이라고들 하지만, 당사자에겐 다 힘든 일이지.
희순아, 힘든 한해 잘 보냈으니
올해는 상으로 너에게 좋은 일이 마구마구 쏟아졌으면 좋겠다.
좋은 일 많이 생기면 한 턱 쏠꺼지?
돈까스 말고 칼국수로. ㅎㅎ
너희 가족 모두 마음도 몸도 건강한 신묘년이 되기를 바래.
벌써 좋은 일이 생겼어.
유아 영세받고 성당을 잘안나가던 우리아들
12월 20일경 글쎄 성당 가자드라.
나도 좀 놀랬어.
덕분에 나도 만년 냉담이었는데
성사보고 12월24일 영성체를 했다는것 아니니.
눈물 나려 하드라.
너희들이 기도해준 덕분이야.
고맙다.
?와~!
옥순이가 글 올리니 댓글이 술술 이어지네.
방 비운사이 반가우이~
이곳 방문한 여러분~!
?새해엔 더욱더 건강하고,행복 하세요.
희순아 ~ 제일 부러운걸~
품안에 자식이라는데 아직껏 품에 두는이 있는 넌 행복하느니라~
새해 너의 가족에게 별일없이 행복하기를 ..
정말이야.
나도 그생각 했었어 순하야.
너에게도 기도빨이 닿았으면......
나는 초현이가 부러운걸.
남에게 웃음을 주는 힘을 가진 초현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능력을 가진 초현
정말 부럽다.
?초현아, 그런데 품안에 자식,,, 어쩌구 하다가 누구는 디게 맞았다지 아마? ㅎㅎ
우리 희순이가 디게 좋은갑다. 에라 모르겠다.나도 따라
유옥순 선배님의 돈까스 이야기를 읽은 후
댓글까지 모두 읽으면서 ㅋㅋㅋㅎㅎㅎ이렇게 웃었습니다.
선배님들 재치는 아무도 못말립니다.
?인옥후배 반가워요.
제가 좀 푼수 같죠? ㅎㅎ
멋진 폼으로 춤추는 인옥후배의 사진을 기억하고 있지요..
제가 몸치라서 춤 잘 추는 사람이 엄청 부럽거든요.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니 감동예요.
자주 놀러와요.
올해는 인옥후배 뜻하는바 다 이루기를 바래요.
아니 어쩌다가 4동에 불이 다 꺼졌네요.
언니들이 어디로 몽땅 출타하셨을고?(혼잣말)
암튼 옥순언니 댓글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최인옥 후배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요?
활약은 늘 보고 듣고 있어요.
?명옥후배가 우리 방 불 꺼진 거 걱정하길래
주책없이 연타로 글 올리고 내려와서 인사드리오.
불 꺼지나 잘 봐요. ㅎㅎㅎ
나도 암 전과자다.
87년8월 나는 방광암 수술을 받았다.
의사의 진단을 받고 처음 든 생각은
아이들생각 ? 노우!
남편생각? 노우!
죽으면 어쩌나? 노우!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떠 올랐다.
이기적이고 성격 더러운 사람이 암에 걸린다? ㅎㅎ
그녀의 몸속 어딘가에는 이미 암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아... 이런 말 하면 안되는데...
오늘도 난 이렇게 죄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