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은 참으로 가슴 벅찬 아름다운 밤이였습니다.

 

LA Dodgers 와  Arizona Diamondback의 지루한 경기 운행으로 가슴 뛰는 흥분을 느낄 수 없어

선생님과 친구 명희 그리고 아들 내외와 친구의 손자 동화에게 약간은 미안한 마음으로

가슴 한구석을 아쉬움으로 채우고 경기가 끝났습니다.

 

예매시 분명 Fan Appriciation Firework이 있을꺼란 얘기를 들었는데 웬 일인지 그런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망한 FAN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하고 field는 경기장 직원들로 채워졌습니다.

둘씩 짝지어 하나의 fence를 들고 base를 둘러 싸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져스팬들이 필드로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선생님가족과 나도 그들의 무리속에 끼어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다져스 구장 초록의 잔디를 밟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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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둘 미리 준비해 온 담요를 잔디위에 펼치고 하늘을 향해 눕기 시작합니다.

잠시후 팬들에 대한 짧은 다져스의 인사가 있었고 경기장의 불이 전부 꺼졌습니다.

그리고 경기장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우리의 머리위에 펼쳐지는 불의 쑈...쑈...쑈...

 

그제야 잠자고 있던 나의 가슴 박동소리는 터질 것 같아 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청혼을 야구장 필드에서 받았던 영화장면이 떠오르며

영자는 주위를 돌아봅니다. 나에게 청혼을 해올 만 한 남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상상으로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선생님 가족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학창시절 선생님과의 추억이 하나씩 떠오릅니다.

 

중3 학기 초

이진홍선생님께 불려 교무실에 불려간 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아마도 숙제를 안해왔었거나 영어 시험성적이 꼴찌였나... 뭐 그런 이유였을꺼라 생각됩니다.

잠깐  교무실 밖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한번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제 차례가 되어 선생님 책상옆에 다가서자 선생님 말씀하십니다.

 

"껌 뱉아라"

 

"안경 벗어라!"

 

느린 행동으로 안경을 벗는 순간 눈이 번쩍함을 느낍니다.

출석부가 사정없이 내 머리로 내려 앉았습니다.

 

그 날 이후 이진홍선생님과의 인연은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고2 담임선생님..... 이 진홍....(완전 X밟았습니다)

그 일년동안 내 짝 이 명희....

너무도 다른 학창생활을 꿈꾸던 친구인지라 일년 내 짝과 단 한번의 정겨운 대화를 나눠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저 내 기억속에 이명희는 공주같은 친구 알맹이와 껍데기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친한 김명희와 단짝...

그 정도 입니다.

 

미국으로 이민와 10년정도 지났을까 어느 날 명희와 전화통화 한 번.

 

내가 한국을 방문할때면 빼지않고 친구들과 함께 나를 반겨주고

내 손에 살포시 쥐어주던 빨간 손지갑과 누구도 주지말고 꼭 너가 사용하려며 건너준 푸른 색의 향수...

 

그리고 아들 가족과 함께 미국 나들이.

 

동기들이 모여 선생님과 점심을 먹던 날

슬그머니 선생님께 메뉴 드리며

 

 "선생님 독립하세요."

 

선생님 빨리 눈치채시고 명희귀에 속삭이신다.

 

"영자가 독립하라는데.."하시며 메뉴를 명희에게 건녀신다. 히힛..

 

영자의 평생 소원  sweet revenge는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시야가 자주 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어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영자가 미국생활 불편없이 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애석하다면.. 미국 국가를 가르쳐주시지않아 미국생활 20년이 되었지만

미국가를 불러야할때면 아직도 멀뚱멀뚱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친구야 고맙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