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층 거실 소파에 앉아 천장까지 높이 달린 유리 문들로 내다 보이는 풍경은

유난히 높고 푸른, 구름 한점 없는 깨끗한 하늘입니다.

수채화 코발트색 원색을 헹구어 낸 것 같이 청명한 하늘.

 

그 투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수 많은 나무들, 사철 푸른 침엽수들이 죽죽 뻗어 키 자랑을 하고 있습니다.

주먹만한 솔방울이 아니라 한자씩이나 되는 커다란 것을 열매로 맺는, 키가 엄청난 파인 트리들이죠.

나무들 밑에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솔방을들이 신기해 보입니다.

이 자이안트 솔방울들을 주워 가져가면 기념되는 장식품이 될 것 같아요.

 

저 나무들 사이를 헤집고 보면 타호 호수가 언뜻언뜻 보입니다.

북서쪽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타호시티 산 꼭대기에 지어진 산장. 

침실 넷, 목욕실 셋,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는 부엌과 빨래방, 그리고 두개의 베란다와 야외 자쿠지 핫 텁을 쓸 수 있는데

하루에 500 불이랍니다...조금 비싸지만 우리 가정 어른 여덟, 아이 셋의 따로 사는 네 가족이 함께 뒹굴고

음식도 해 먹을수 있으니 성수기의 바가지를 감당할만 합니다.

 

오늘 아침 만난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많은 돈을 낭비 하느냐고 기절하려고 하였어요.

29 불이면 두 가정이 함께 캠핑할 수 있는 캠프 그라운드가 이 근방에 너무나 많다는 것이죠.

아기 셋 때문이라고 해도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첫날에 이 넓은 집에 들어오니 멀리서 운전하고 온 피로가 몰리기도 했지만

너무 쾌적하고 조용하여 어디로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기분들이 좋았습니다.

그래도 그날 저녁과 어제 아침에는 숲속의 길을 걸어 보았고

자동차를 타고 얼마 안 내려가서 파킹을 하고 호수가를 거니는 것이 새벽마다의 행복한 과제입니다.

그렇게나 깨끗하여 신비할 정도로 투명한 물을 오랜만에 본 것 같아요.

레이크 타호는 화산과 빙하가 만들어 놓은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접경에 있는 큰 호수인데

시에라 네바다 산지 높은 곳(6천200피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호수 깊이로는 두번째로 깊고(1600 피트), 물 맑기가 67 피트 물 속까지 

훤히 보이도록 깨끗하기로 유명한 곳이죠.

남북으로 22 마일, 동서로 12 마일, 둘레는 71 마일이어서 한 바퀴 돌려면 한시간 반 운전을 해야 합니다.

여름에는 캠핑, 트레킹, 하이킹, 자전거 타기, 골프, 수영과 배 타기, 래프팅,낛시등의 놀이가,

겨울에는 스키등 겨울 놀이가 많아서 사계절 사랑을 많이 받는 휴양지입니다.

1960년에 윈터 올림픽이 열린 곳이기도 하지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네시간, 새크라멘토에서 두시간, 리노에서 한시간 밖에 안 걸리는 위치이니

사람들이 오고 또 오고 해서 많이 몰리는 것 같아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우리 딸과 사위만해도 일곱번인가 왔었다고 하니까요.

 

날씨는 한 여름에도 낮에는 80 도, 밤에는 45 도까지 내려가니

에어컨 시설이 아예 없이 따뜻하고도 시원합니다.

레이크 타호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남서쪽 에머랄드 베이를 찾아 가 보았더니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넋이 나갈 정도란 이런 것일까..찬란하다고 하는 단어를 골라서 맞춰 보니 딱 맞아요.

어제 오늘 두번이나 가 보았습니다. 정말 물 빛이 에머랄드 그대로 입니다. 지형 생긴 것도 아름답지요.

물 빛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했더니 하늘이 그대로 반사되어서 그렇다며 하늘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하늘과 물과 산과 나무와 바위, 그리고 꽃과 바람과 새와 나비와 ..

자연의 평화로운 아름다움에 도취된 한나절을 보내며 더위를 씻었습니다.

 

              

                                                                                          (오늘 새벽 일찍 해뜨는 시간에 찍은 사진들)

에머럴드 베이에서 사우스 레잌 타호로 가는 길에는 양쪽이 호수 물이고 가운데로 길이 나서

마치 하늘 위로 운전하는 것 같은 곳이 있는데 아찔하고도 멋진 드라이브를 할 수가 있어요.

그곳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테일러 크릭 비지터 센터(Taylor Creek Visitor Center)와 트레일이 있는데

반 마일 정도에 구불구불 아기자기 꾸며 놓았습니다.

 

새도 마음껏 노래하며 물기로 나와 놀고 있고,

나비도 들꽃의 꿀을 따 먹으며 향기를 나르고 있고, 

또 들풀들은 지천으로 마음껏 피어 있는 오솔길을 찬탄하는 마음으로 걷노라면

아무것도 부럽지 않는 부자같아요.

 

그곳 한쪽에는 작은 수족관 하나가 나오데요.

그리 크지 않은 수족관 안에 송어들이 주로 있는데 호수로 들어오는 63 물줄기 중의 하나에 사는 놈들을

보게 해주는 모양이었습니다.

타호는 모든 물줄기를 받아들이고는 그중에 하나만 트럭키 강을 따라 피라미드 호수로 내보내고

나머지 62 개의 물줄기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큰 호수와 달리 타호는 바다와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그 옆에 연달아 역사적인 볼드윈 가정의 박물관이 호변에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엄청난 땅을 가지고 있던 갑부 볼드윈(럭키 볼드윈)이 소유했던 리조트였는데

딸에게 유산으로 넘겨 그 딸이 다 부수고 현재에 보는 것 같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통나무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1986년에 정부에서 오십 몇만불에 샀다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볼드윈씨가 한때 소유한 땅이 얼마나 넓은지 들어보실래요?.. ...그는 주식거래시장을 처음 만든 사업가였는데 

56 개의 16,000 에이커 땅을 가졌었다네요! 상상이 가나요?

지금은 다 누구 것이 되었을지...그도 관 하나 덮는 땅만 간신히 소유하고 말 없이 묻혀 있겠지요

 

그 박물관 안에 들어가니 그다지 화려하거나 크지는 않은데

(샌프란시스코 파일롤리에 비하면 아주 검소했어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 모든 구경이 다 입장료는 무료였어요. 

물론 비스타 포인트와 파크 어느 부분에서는 파킹료는 받는데도 있었지만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근방에 맨션들이 여러 곳이 있는데 이 박물관은 맨션 축에 못드는 것 같아요.

 

마침 걷기 좋아하는 남편의 무릎이 상해서 많이 구경하지 못했는데

다 나으면 언제 다시 와서 걷기로 하며 다음을 기약하고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특히 눈이 올 때 와 보면 얼마나 멋질까요?

(2010년 7월)

                                                   이렇게 이쁜새가 물먹으러 왔어요.깨끗한 물을 먹어선지 너무 예쁘더라구요.

                 



 






사진으로는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나타내지 못하겠군요.
특히 물 색갈이 에머럴드 색이 안나오고 파란 것이 마음에 안들어요.
오늘은 이만.. 레이크 타호의 서늘한 훈풍으로 인사할께요.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