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중 영자가 생각하는 시간은 딱 10분.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샤워 아래 멍청히 서있는 10분  바로 그 10분만이 영자가 생각하는 시간이고

나머지 23시간 50분은 그냥 생각없이 산다.

생각하는 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는 영자의 인생인데 생각하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그저 대충 살다보니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오늘 하루중 제일 중요한 10분에 번뜻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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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습이 동기들 사이에서 양치기 소년이 아닌 양치기 쌍동할매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나의 모습이 이렇게 동기들 사이에 자리잡게 된 것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따로 30분정도 필요했다.

하루 10분 따악 좋은데 갑자기 30분 연장이 되어 버리자 이제 스을슬 머리가 아파 온다.

 

친구들에게 불신을 심어주기 시작한 일들을 하나하나 들추다 보니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칠화에게 저지른 나의 경솔함이 떠오른다.

이 일로 동기 모두가 놀라고 몇 동문들이 깊은 상처를 받았던 것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또 생각나는 일이라는게 인일 홈피를 통해 올렸던 몇 개의 글이 있는데

글을 쓰다 보면 조금은 과장되는 표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없는 사실을 지어 내어 올렸던 글은 없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신년 하례식 드레스에 입었던 드레스 사이즈인데

"O"형이라 아주 오픈된 성격이라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어린 시절부터 외모와 몸매에 많은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왔던터라

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보여지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어쩔 수 없어 남앞에 서야하는 경우에는 할 수 없지만 피할 수 있는 상황이면

나 자신이 남에게 보여지는 자체에 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 이유로 친구들이 드레스를 입어보고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고 할때에도

나는 그저 나 혼자 친구들에게 나의 모습이 어찌 보여질까를 두려워하며 웃고 즐겼을 따름인데

그런 나의 행동이 간혹 친구들에게 내 뜻과는 달리 전해질 수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글들은 모두 사실에 근거한 일들을 썼지만

쓰는 과정에서 양치기 할매가 한마리의 늑대가 다가오는 상황을 3~4마리로 표현했을 경우는

있었을꺼란 생각이 든다.

 

하여간 서론이 너무 길어졌지만

이제 친구들 앞에 달라진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몇 달후 친구들과 만날 때는 진실한 친구의 모습으로 친구들에게 보여지고 싶다는 결심을 혼자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