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시름없는 곳을 한곳 알고 있는데

바로 영국 케임브리지의 켐강(River Cam)이다.

 

유학생들이 [난 뭔가 좋은 연구결과를 얻기 전까지는 절대 켐강에가서 Punt타지 않으련다]라고 단단한 각오를 하지만

너무나 안풀릴 때에 미칠것같이 자신이 불쌍하여 드뎌 어느날, 켐강에 가서 펀트를 타면.... 한번에 그치지 못하고 몇시간을

왔다갔다 한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햇빛 내리쬐는 켐강 위에는 시름이 없고,

온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펀팅(럭비공 늘인 것 같이 길쭉한 배 끝에서 사공이 긴 장대로 바닥을 꾹꾹 밀어내며 배가 전진함)을 하면서 ,

웃는 얼굴로 <Hi!> 하며 지나치면서 서로 격려하니  실험실노예같던 보잘 것없는 자신을 탈피하여...   <나도 인간이다!>

마음으로 외치며, 내게도 동일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그저 감사하고, 무언의 우주적 격려를 느끼게 되기 때문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름이 없는 곳을 드디어 찾아냈다!

 

바로  [1004의 섬이 있는 신안군] 함초코리아 (주)다사랑이 있는  智島이다.

오늘 아침에는 고사리를 따러 양사장님과 사모님, 나, 셋이서 중학교 뒤 나즈막한 언덕에 올랐다.

이 쪽의 토양은 유별나다.

우리나라 야산의 토양이 대부분 파삭파삭하고 지나치게 건조한 것이 특징인데

무안반도에서 지도에 이르는 곳의 토양은 붉은 황토가 기름져 야산인데도 썩어가는 낙엽들과 함께 푹푹 빠지면서 올라가게 된다.

게다가 해풍에 어린 고사리 순은 오동통 살져있다. 그러나

고사리 올라온 것이 아무 눈에나 보이는 것이 아니다.

 

고사리순 올라온거 하나 발견할 때마다 우리들은 <심봤다>를 외치면서 채취했는데... 봄날 햇살에 어느덧 잔등에 땀이 흐른다.

고사리 발견하고 끊는데 도사인 사모님을 필두로

식물학자인데, 내가 질소냐, 엄마고사리가 스러진 그 부근에 새끼고사리들이 있겄지....하며

자세히 살피다보면 하나,둘 찾아내게 되지만

내려오다보면 그 자리에서 더 많은 고사리순을 보게 된다. 왜 아까는 안보였던걸까.

내가 등을 돌린 순간 부쩍 자란 것일까.... 이젠 그만 내려오려고 해도 여기도 또 고사리가 보이고

저기도 보이고 하니, 고사리 때문에 바람난 아줌마되기 십상이고

어느덧 세상의 시름은 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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