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 옛길을 다녀온 것이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 아련한 꿈길인양 그립습니다.

 

옛 선비들은 동짓날이 되면 

매화를 그리려고 매화꽃잎 80여개를 그려놓고 하루에 하나씩 색을 입힌다고 들었습니다.

드디어 모진 겨울이 이겨내고 매화가 피면 그네들의 매화도 피어난다고요.

거친 나뭇가지 사이로 살포시 고개를 내민 여린 꽃.....

고통없이 피는 꽃이 어디 있으리마는

그 고통을 함께 하려는 옛 선비들의 겨울을 나는 운치가 돋보입니다.

 

 2010년 4월 18일

제고에서의 봄산행

힘든 겨울을 견디어낸 봄꽃들을 함께 즐기고싶은 마음에 총동문산우회에서 마련했지요.

백두대간의 마루능선 조령산을 품은 문경새재.....

영남에서 한양으로 과거시험 보러 가던 세갈래 길중 하나입니다.

14일이 걸리던 문경새재

15일이 걸리던 죽령

16일이 걸리던 추풍령 세갈래 길에서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험한 문경새재를  과거보러 갈 때 택한 이유는

죽령은 대나무처럼 미끄러진다고

추풍령은 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속설때문에 굳이 험한 문경새재를 넘었다고요.

이렇듯 울고 웃던, 서민의 애환이 서린

나는 새도 쉬어가는 조령산 길목에 들어섭니다.

기암괴석으로 위험한 조령산은 멀리에서만 보고 아름답고 평평한 문경새재길을 산책하듯 3시간을 걸었습니다.

 

600여명이

14대의 관광버스로

인천 주안에서 부평에서 송내에서

서울 목동에서 교대역에서

경기도 분당에서들 모였습니다.

연령은 5살 꼬마아이에서 83세 선생님까지 어우러진 산행입니다.

아빠는 소년을 무등 태우고, 제자들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스승에게 한가지 지혜라도 얻으려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가을같이 쓸쓸한

이제 막 개나리 진달래 피기 시작한 길을 인간의 따스함이 수놓고 있습니다.

바람까지 불어 꽃비가 흡사 낙엽인양 뒹굴어

힘들어 잠깐 쉬려하면 손까지 차가와 그냥 내처 걷습니다.

 

이대 수련관에서 준비된 따뜻한 점심을 먹고

고사리가 유난히 많이 난다는 이대수련관은  별칭도 고사리별관이기에 잔뜩 욕심을 내고 왔으나 추운 날씨에 고사리는 캐지도 못 하고

손톱이 새까매지도록 민들레만 잔뜩 뜯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식행사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순국선열및 먼저간 산우들에 대한 묵념에 이어

천안함 순국장병에 대한 묵념으로 숙연했습니다.

참석자 소개에 감사패 전달이 있고 김성근 산우회장님의 인사에 윤대희 총동창회장님의 축사가 이어지고

은사님의 격려사를 끝으로 교가제창을 힘차게 부르며 귀가길에 오릅니다.

행운권도 얼마나 푸짐한지요.

제주도 항공권 4장

백령도 여행권 2장

백화점 20만원 상당의 상품권등등 다들 소리를 지르며 좋아라 합니다.

 

귀가길

장애우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기약하며 돌아오는 버스 안

옛 선비들이 매화를 기다리며 하루하루 공을 들였듯이

모교를 사랑하는 힘으로

헌신적인 봉사를  마다않는 집행부의 노력을 보며  "봄산행"이 "가을산행"이 "아름다운 동행"이 더욱 더 발전해

인천 전역으로

대한민국으로 매화꽃이 피듯 향기롭게 번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