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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저 하늘 아래 사람들은 한 없이 많이 살고 있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아무때나 찾아갈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아기를 보는 일에 너무 힘들어할까봐 딸은 또 휴가를 주었습니다

그래 애틀란타에 사는 명은이가 생각이 나서

"며칠 노는 날이 있는데 너에게 가도 되니?" 라고 전화로 물었더니

두번 생각하지도 않고 선선히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며칠 후에는 만반의 준비를  다 마쳤으니 걱정 말고 오라고 했습니다.

(엥? 대체 무슨 준비씩이나?...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사연이 있는 일이었답니다.) 

 

인선아, 지금 꽃들이 이쁘게 피어 있는데 니가 올때까지 지지 말고 그대로 피어 있으라고

붙잡고 있다. 빨리 와~

 

친구는 여행 일정이 가까와 지자 애교가 잔뜩 있는 목소리로 그렇게 다시 전화하며 웃겼습니다.

그때 개나리랑 수선화가 잔뜩 피어 있는데, 다 지기전에 어서 와서 좀 보았으면 좋겠다고요다.10185711_7.jpg

 

미안하고 황송하게도 자기 친구들을 동원하여 함께 나를 맞이 한대나 

자기 집 보다는 친구가 가지고 있는 별장에 가서 함께 자기로 하고

매 식사는 어디서 할것인가, 어디를 데리고 갈까 까지,

또 다른 친구 집에도 가서 하루밤 함께 지낼 것까지 착착 짜 맞추고 있더라구요.

자기 집엔 잠간 들렀는데 알고보니 원 베드룸 콘도로 큰 집 팔고 이사간지 얼마 안 되었더라구요.

 

친구는 신선한 말을 제 때에 할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어서 많은 친구가 있었고

또 캐톨릭 신자로 신앙에 적극적이고 매사에 긍정적이어서 많이 환영받는 모양이었습니다.

이번에 가서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의 열정적인 삶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함께 있으면 행복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인연으로 엮어진 사람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하나님께 인도하고자 하는 모습이 감동이 되더라구요.요.10185711_4.jpg

그녀가 이야기 하기도 전에 한 친구는 자기 별장을 쓰라고 했다지요.

별장을 가지고 있는 것 보다 별장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좋은 것..

두 집을 지니고 왔다갔다 애써야 하는 모습에 그런 생각이 되더군요.

 

물론 그녀의 친구의 별장은 부러울 만한 굉장한 것이었고 너무나 아름다운 곳에 있었어요.

7 에이커나 되는 땅에 온갖 과실수를 심어놓고 꽃도 가꾸며 친구들과 함께 꿈도 키우는 곳이었으니까요.

장차 한국에서 배워다가 토담집을 짓고 농사도 손수 지으며 친구들과 쉬는 장소를 마련한다는 꿈...

부지런히 일하는 정열적인 주인을 보니 꼭 그 꿈이 이루어 지겠더라구요.

 

친구와 함께 자고 새벽에 일어나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먼동 트는 사진을 찍었어요.

봄날의 새벽이 참 좋았습니다..얼마나 공기가 맑고 깨끗한지... 

전면으로 넓은 공지를 건너서 나무 사이로 보이는 호수가 일품이었고 그 사이로 보이는 돋는 해가

기가막힌 광경을 연출하고 있을 때, 바지 단이 이슬에 젖도록 왔다갔다 했었거든요.

 

머리와 가슴에 주황색 깃털을 가진 예쁜 새 한쌍이 날아 와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꽃으로 가득한 체리 나무 속에 큰 벌들이 들락이면서 봄날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10185711_5.jpg

 

넓은 잔디밭 잡초 속에도 아주 앙징맞은 꽃들이 피어있어서 집 주인이 우리들 보라고

일부러 잔디 깍을 때 그 자리를 남겨 놓았더라고요.

한참 피었다던 개나리와 수선화도 예년보다 더운 날씨때문에 벌써 시들어 있었지만

봄꽃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고

그 전체가 시원하고 아름다워서 별장을 전체 독차지 하고 잠시 시간을 갖는 호사가 너무나 고마웠지요.

집 주인이 까다롭지 않은 것 같아서 애쓰고 돌보는 별장에서 편한 마음으로 쉬고 오게 되었습니다.

 

마침 명은이의 친구도 되고 미씨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되어 전화도 했었던 한 친구는

이번에 꼭 자기 집에서 자고 가야만 한다고 우겨주어서 오기 전날에는 그 집으로 갔습니다.

그렇게나 깔끔하고 완벽하게 집안을 꾸미고 사는 분인데 

어지럽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틈을 내주어서 참 고마웠지요.

잘 보이려고 강아지 머리까지 깍고 기다린다고 하니 너무 사랑스러운 분이지요?

내 친구와 오랫동안 절친으로 지내고 친구의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언제든지 자기 집에 와서 자면 되니까 다시 오라고 말해 주면서 정답게 대해 주시더라구요.

정말 세심하게 여러 끼 신경을 써준 그 분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지요.

 

먹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곳은 한국 사람이 몰려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한국 간판이 많이 보이고 음식문화가 아주 한국적인 것 같았습니다.

아틀란타 한국 사람들은 어디 갈데도 별로 없고 먹는 것을 즐긴다나요...

얼마나 값싸고 푸짐한 음식들이 제공되고 있는지, 저는 그것이 참 부러웠고요.

날씨도 따뜻하고 캘리포니아처럼 물가가 비싸지 않은 것 같아 이사할때 그곳도 고려해 볼만하더군요.

아무튼 그곳에 있는 동안 하도 먹여서 몇파운드가 늘었을 것 같아요.10185711_6.jpg

위 사진은 성당 제단 장식입니다. 백합화와 함께 계란이 주제가 된 멋진 장식이었습니다.

부활주일 아침에는 그 친구들이 다니는 성당에 나가 함께 예배를 드렸거든요.

성당 안에 사람들이 가득찼고 예배 순서들이 생각보다 평신도가 활발히 참여 하는 것이 많아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국악으로 성가대를 하는 것도 처음 본 신기한 것이고, 일사 분란한 성만찬 예식도 놀라웠지요.

성당 친구들이 모인 장소에서 함께 저녁을 먹는 일도 있었는데

교회 사람들과 다른 점은 술을 마시는 것이었지만 비슷한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황창연 신부님 씨디를 극성 명은이에게 보낸 결과 그곳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신부님을 한국에서 모셔와서 큰 집회를 얼마전에 가지기도 했던 성당 식구들이어서

개신교 신자인 내가 자기들보다 먼저 신부님을 알았다는 점에서 참 재미있어 했습니다.

  

하루라도 묵고 오면 언제라도 우리집에도 오시라고 할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 같아요.

우리 집에서 묵은 사람의 집은 언제라도 갈수있고요.

친구를 통하여 만난 그분들에게 부디 아리조나에도 와서 우리집에서 묵으시라고 당부하고

잠간 사이에 오래사귄 친구처럼 헤어지기 섭섭하였습니다.

이번에 다시 느낀 것이지만 고교동창은 형제같이 참 좋은 것이더군요.

(2010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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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옆쪽으로 보이는 집은 건물 다섯개가 18 에이커의 호수와 함께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에 6백 20만불에 팔렸다네요. 어떤나라 공산당 간부였던 사람이라는데 그것도 몽땅 캐쉬로 샀다고 하니 엄청난, 아니 끔찍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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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사님이 기도원으로 쓰려고 지으셨다는데 동편을 향한 전면 윈도우로는 뜨는 해가 아주 잘 보입니다. 집 안에서 파란 하늘이 가득 보이는게 하늘 좋아하는 내게 그리도 시원할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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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 친구와 새 친구들이 함께 성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