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이 때도 공부하면서 일을 하던 남편은 외롭다고 찡얼대는 나 땜시 아마도 반은 정신이 나가서 살았을꺼야.

첫아이를 낳는날, 입술이 바싹 마르고 허어연 것이 진통을 겪는 나보다 더 긴장하는 것 같더라구.

아이를 낳았는데, 말도없이 사람이 없어졌어.

한참만에야 나타났는데, 수고했다며  조그마한 꾸러미를 내밀드라구.

장미꽃을 한아름 사려고 꽃집을 찿아 나섰는데 갑자기 내가 지푸라기같은 것을 좋아하는 생각이 나더란다.

그래서 그 때 몇 안되는 한인가게들을 뒤져내서 이걸 샀다네.

뚜껑은 없어진지 오래고 본체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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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둘째를 낳을 때 수시로 찿아오는 산통에 사람 죽겠는데, 간간히 병실 복도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웃음소리

세상에~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며 병실 밖으로 나간 의사선생님과 농담하고 있었다니, 말도 안돼!!!

그리고는 장미꽃 몇송이로 끝내더라. 사람이 변질(?) 됐는지...이그그

이번에는 내가 돌아다니다가 대나무로 정교하게 만든 바구니를 딸을 낳은 기념으로 거금(?)을 들여 사왔다. 

아기턱받이, baby oil, baby powder...내 화장품 등 물건을 바꿔가며 이것 저것 넣다가 지금은 병물을 넉넉히 넣어

화장대 위에 놓고 쓰고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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